(시사매거진248호=김길수 발행인) ROAD FC 여성부리그 세 번째 대회 XIAOMI ROAD FC 051 XX의 모든 대진 확정됐다. 메인이벤트는 세계 랭킹 1위의 ROAD FC 아톰급 챔피언 함서희(30, 팀매드)의 2차 방어전이다. 상대는 무섭게 치고 올라온 신예 ‘몬스터 울프’ 박정은(22, 팀 스트롱울프). 이들은 아톰급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대결 한다. 데뷔하기 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이수연(24, 로드짐 강남MMA)과 ‘여고생 파이터’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은 이예지(19, 팀제이)도 경기준비를 하고 있다. 총 5경기가 결정된 XIAOMI ROAD FC 051 XX에 어떤 경기들이 준비되어 있을까. [자료제공_ROAD FC]

아톰급 챔피언 함서희 VS 박정은
함서희는 아톰급 세계랭킹 1위다. 지난해 6월, XIAOMI ROAD FC 039에서 일본의 쿠로베 미나를 KO로 꺾고 ROAD FC 챔피언에 등극했다. 1차 방어전에서도 강력한 경쟁자였던 진 유 프레이를 1라운드 4분 40초 만에 KO시켜 정상의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함서희 앞에 선 파이터는 박정은이다. 삼보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젊은 선수들 중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본인도 함서희와의 대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정은은 자신의 장기를 살려 이번 경기에서 함서희와 타격 대결을 펼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 경기에서 함서희와 박정은 중 누가 이기더라도 ROAD FC 신기록이 나오게 된다. 함서희가 승리할 경우 여성 파이터 최초로 2차 방어에 성공한 챔피언이 된다. 1차 방어 기록도 함서희가 가지고 있다. 박정은이 이긴다면 ROAD FC 역대 최연소 챔피언 기록이 나온다. 현재 ROAD FC 역대 최연소 챔피언 기록은 ‘페더급 챔피언’ 이정영의 만 22세 11개월 22일이다. 박정은이 승리하면 만 22세 2개월 29일로 약 9개월을 앞당기게 된다.

이예지와 이수연, 치열한 선후배 대결
코메인 이벤트로 이예지와 이수연이 경기한다. 이예지는 2015년 7월, ROAD FC의 첫 해외진출 대회인 ROAD FC 024 IN JAPAN에 출전, 프로 선수가 됐다. 반면 이수연은 이번이 데뷔전이다. 이미 7전의 경험을 가진 이예지가 1999년생으로 나이는 어리지만, MMA계에서 이수연의 선배다.
이예지와 이수연은 그라운드가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예지는 데뷔할 때부터 그라운드에 강점을 보였고, 이수연은 주짓수 블루벨트로 그라운드가 주특기다. 그러나 이수연이 MBC <겁 없는 녀석들>에서 난타전을 보여줬고, 이윤준도 저돌적이라는 평가를 했다. 타격전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무에타이 국대’ 심유리와 킥복싱 베이스의 ‘의대생 파이터’ 스밍
심유리(24, 팀 지니어스)는 무에타이 국가대표 출신의 파이터다. 여군 입대를 준비하려고 운동을 시작해 현재의 MMA 선수까지 됐다. 타격이 주특기로 ROAD FC 경기에서 날카로운 타격 실력을 보여줘 왔다. 최근 경기에서는 그라운드 기술까지 보강해서 나오며 웰라운더로 거듭나고 있다.
스밍(24, JING WU MEN JU LE BU)은 중국 쿤밍 중의대학교에 재학 중인 ‘의대생 파이터’다. 태권도 관장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13살부터 태권도를 수련했다. 킥복싱도 거쳐 현재 MMA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ROAD FC 데뷔는 지난 8월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XIAOMI ROAD FC 049 IN PARADISE다. 일본의 하라다 시호와 대결해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요시코 이긴 김영지 VS ‘태권 파이터’ 김해인
두 번째 경기는 김영지(25, 팀 제이)와 김해인(26, 싸비MMA)의 대결이다. 김영지는 유도를 수련했던 파이터로 MMA로 전향 후 ROAD FC 센트럴리그를 거쳐 프로 선수까지 됐다. 일본 원정 시합을 뛰며 경기 경험을 쌓았고, 일본의 유명 선수 킹 레이나와 대결한 적도 있다. ROAD FC에서는 ‘세기의 반칙녀’ 요시코와 대결해 판정으로 이겼다.
김해인은 태권도 베이스의 파이터다. 태권도를 오랫동안 수련해 대회에서 입상할 정도로 두각을 드러냈다. 태권도를 그만둔 후 운동을 쉬다가 복싱을 하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복싱을 가르치던 관장의 권유로 MMA로 전향해 현재까지 MMA 선수로 활동 중이다. 김해인은 MMA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 중인데, 아직 ROAD FC에서 승은 없다. 이번 경기에서 김영지를 KO로 이긴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케이지의 악녀’ 홍윤하 VS 잠재력 있는 원석 백현주
이번 대회의 첫 경기를 담당하는 선수들은 홍윤하(29, 송탄MMA 멀티짐)와 백현주(20, 광주승리짐)다. 두 파이터는 아마추어리그 ROAD FC 센트럴리그와 신인 선수들의 발굴 무대인 ROAD FC YOUNG GUNS를 거쳤다.
홍윤하는 주짓수 퍼플벨트로 그라운드 기술에 강점을 보이는 파이터다. 근성이 뛰어나 ‘케이지의 악녀’로 불린다. 그라운드가 주특기지만, 타격에서 화끈하게 달려들며 경기의 재미를 보장하는 선수다. ROAD FC에서 연패를 하다가 지난해 심유리와의 대결에서 꿈에 그리던 첫 승을 거뒀다. 이번 경기에서 ROAD FC 2연승을 노리고 있다.
백현주는 타격을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다. ROAD FC 프로 선수가 된 후에도 경험을 쌓기 위해 아마추어리그에 가서 시합을 뛰는 등 열정적인 선수다. 일본 원정도 다녀오며 여러 선수들과 경기했다. 아직 원석에 가까운 선수지만, 노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고, 발전 가능성도 높아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다.
‘여성 파이터들의 꿈’ 여성부리그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이유
지난해 3월, ROAD FC는 여성부리그인 ROAD FC XX(더블엑스)를 런칭했다. 온전히 여성 파이터들의 경기로 대회를 꾸린 건 국내 MMA 단체에서 ROAD FC가 처음이었다.
ROAD FC의 여성부리그 런칭 소식이 전해지자 획기적인 시도에 많은 팬들과 격투기 관계자, 파이터들은 환호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여성 파이터들의 기회가 많아지는 장점이 있는 반면,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때 여성부리그는 대회사에 입장에서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 파이터들의 경기는 남성 파이터들의 경기와 다른 매력이 있지만, 박진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흥행에 악영향이 있다. 흥행이 되지 않는 건 돈으로 움직이는 프로 스포츠에서 계속 진행할 명분이 사라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단체들이 여성파이터의 경기를 추가할 뿐 여성부리그를 따로 만들지 않는 이유다.
그럼에도 ROAD FC는 여성부리그를 런칭했다. 출범 후부터 계속해서 노력해온 종합격투기 대중화를 위해 여성부리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성부리그는 여성들이 종합격투기를 수련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종합격투기는 모든 투기 종목들이 섞인 실전 종목이자 정해진 룰 안에서 심판과 의료진의 보호 아래 실시하는 안전한 스포츠다. 여성들에게 필요한 호신술과 함께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여성들은 종합격투기를 수련하며 건강해지고, 자기 보호도 하게 돼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여성부리그로 대중들이 종합격투기를 좀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다. 실제로 ROAD FC 여성부리그 런칭 후 여러 매체를 통해 여성들의 종합격투기 수련에 대한 뉴스가 보도, 종합격투기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 조명되기도 했다.
ROAD FC 김대환 대표는 “출범 후부터 종합격투기 대중화를 위해 많이 힘써왔고, 현재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ROAD FC 여성부리그로 대중들이 종합격투기를 편안하게 접근하도록 돕고 있다. 여성부리그를 계속 개최하면서 대중들이 종합격투기를 많이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만강을 건너온 ‘탈북 파이터’ 장정혁, 15일 ROAD FC 데뷔
새로운 파이터가 ROAD FC(로드FC)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두만강을 건너온 ‘탈북 파이터’ 장정혁(21, 김대환MMA)이다.
오는 15일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열리는 XIAOMI ROAD FC 051에 출전하는 장정혁은 맥스 핸다나기치(22, JUNIOR MMA NYMBURK)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장정혁은 아마추어 대회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다. 언뜻 투박해 보이지만 타격과 그라운드 모두 준수한 실력을 지녔다. 특히 좋은 힘을 바탕으로 강력한 한 방을 선보인다.
장정혁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를 통해 ROAD FC에 데뷔하는 맥스 핸다나기치는 긴 리치를 활용한 거리 싸움에 능하다. 난타전을 즐기는 두 파이터가 만나 데뷔전을 치르는 만큼 더욱 치열하고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탈북 파이터’라는 조금 눈에 띄는 별명을 지닌 장정혁은 13살까지 북한에서 자랐다. 고된 삶을 피해 어머니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향했고, 마침내 대한민국에 정착했다.
데뷔전을 치르기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정혁은 “너무 무서웠다. 넘어오는 내내 제발 잡히지 않기를 기도했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넘어왔다. 북한에 가족들이 많았는데, 한 명이라도 입을 덜어주는 게 돕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와 둘이 목숨을 걸고 넘어오게 됐습니다”라며 북한을 떠나 중국으로 향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찾은 중국이었지만, 그곳에서의 삶도 녹록지 않았다. 탈북민이란 이유로 얻어맞기 일쑤였고, 사람이 아닌 물건 취급을 받았다. 장정혁은 “중국에서는 북한에서 넘어온 자들을 북송시켜버리기 때문에, 잠을 자다가도 마당에 있는 개가 짖으면 뒷문으로 도망가며 매일 긴장 속에 살았습니다. 북한에서의 삶보다 중국에서의 4년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남한으로 넘어오게 됐습니다”라며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대한민국에 정착한 장정혁은 이곳에서 새로운 꿈을 찾았다. 바로 종합격투기다. 장정혁은 “분노를 이길 수 없어서 운동을 시작했었는데, 대한민국에서 MMA를 접하고 꿈이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힘든 일이 많아서 운동을 그만두려 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김대환 대표님을 알게 됐습니다. 너무나 좋은 분을 만난 덕분에 다시 MMA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라며 자신의 사연을 말했다.
장정혁이 힘들었던 지난 삶을 회상하며, 프로 파이터로서의 포부를 밝힌 인터뷰 영상은 ROAD FC(로드FC) 공식 YOUTUBE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