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9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문병길 중앙선관위 대변인이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결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세계 각국 헌법재판기관의 회의체인 베니스위원회(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가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결정문을 제출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구두 요청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내려진 정당해산심판 결정이 국제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헌재는 우선 결정문을 번역한 뒤 향후 공식요청이 있을 경우 절차에 따라 이를 베니스위원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베니스위원회는 결정문이 완성되는 대로 신속히 제출할 것을 헌재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위원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강일원 헌법재판관이 독일 위원으로부터 이 같은 취지의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헌재 관계자는 "베니스위원회로부터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바는 없다"면서도 "강일원 재판관이 개인적으로 구두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헌재는 결정문 전문에 대한 번역 작업을 시작했다. 347쪽에 달하는 결정문을 영어로 번역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베니스위원회는 1990년 동유럽에 민주주의를 확산하기 위해 설립된 이래 유럽 헌법 전통의 기준에 맞는 헌법 채택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연합 47개국이 주축이고 한국도 정식 회원국이다.
강 재판관은 지난 13일 베니스위원회 산하 헌법재판공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역시 소장으로 임명되기 전 위원회의 정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베니스위원회는 지난 19일 헌재의 정당해산심판 결정이 내려지기 전부터 정당해산심판 사건의 진행 상황을 주시해 왔다.
지난 2009년에는 '정당 제도에 관한 실천 규약' 등을 발간하고 정당해산심판 제도가 극히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에서는 "국가기관의 압력에 맞서 오직 헌법에 의한 결정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서울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