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 열매 부산물, 환경·발전 두 마리 토끼 잡다

국내 발전회사들이 RPS에 대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주)BC21(이하 BC21/유창훈 대표)이 팜 열매 부산물(EFB;Empty Fruit Bunch)로 만든 고형연료를 수입해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창훈 대표는 “지난 1월21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확정, 공포되면서 팜 열매 껍질이 폐기물에서 제외돼 연료용으로 수입이 가능해졌다”라며 “EFB는 발전회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우드펠릿을 대체하는 연료로서 가격은 3분의 2 가량으로 저렴하고, 열량은 1톤당 4,00kcal 이상으로 저 연료 유연탄과 맞먹는 수준이다”라고 소개했다.
EFB는 팜 열매에서 오일을 짜고 남은 껍데기를 분쇄해 만든 것으로, 팜 열매 씨앗을 원료로 만드는 PKS는 섬유질 성분이 강해 분쇄가 힘들어 일반 화석발전소 연료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팜 열매 부산물로 만든 고형 연료를 들여오고 있다.
우드펠릿을 EFB로 대체할 경우 1,200억 원이 넘는 외화를 절약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올해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발전 5사가 구매 예정인 우드펠릿은 약 144만 톤으로서 수입액이 3,700억 원에 달한다”라며 “한전 전력 연구원, 남동발전 지원으로 석탄 화력발전소 혼소 시험을 마쳐 국내 수요만 보장된다면 연말까지 월 4만 톤 생산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BC21은 국내 도입을 위해 지난해에 말레이시아 현지 업체인 아투란과 조인트 벤처인 HTT를 설립한 바 있다. 아투란은 말레이시아 팜 오일 생산 공기업인 리스다(RISDA)와 EFB 연료 공장을 건설 중으로 리스다의 팜 오일 생산 공장 후단에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혁신위원회로부터 원료 수급 지원 약속도 받았다. 유 대표는 “개인사업자가 공장을 운영하는 우드펠릿과 달리 말레이시아 정부가 공급 지원을 보장해 국내 기업들의 안정적인 RPS 의무이행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친환경적 ‘바이오매스’ 이용 필연적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EFB와 같은 바이오매스의 이용은 필연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바이오매스는 식물, 미생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해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물체를 뜻하는데, 특히 지난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이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되는 팜 바이오매스 에너지인 EFB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발전용 연료 확보 및 사용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2대 팜 오일 생산국인 만큼 팜 산업과 관련한 바이오매스가 다량 배출되고 있다. 팜 산업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는 나뭇잎과 나무 몸통, 열매 껍데기, 껍질, 섬유질 등을 포함하는데 현지 업계에 따르면 연간 8,000만 톤의 바이오매스가 팜 나무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2020년까지 1억1,0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 대표는 “우드펠릿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수요량에 비해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가격 및 수급에 문제를 겪고 있다. 장기적으로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림훼손의 우려가 있어,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BC21이 EFB를 통해 산림을 파괴하거나 식량 공급에 지장을 주지 않고 안정적으로 연료를 수급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볼트캡 최초 개발한 강소기업
BC21은 볼트캡을 최초로 개발한 강소기업으로 끊임없는 R&D 투자를 통해 각종 인증서와 기술력을 갖춰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현재 볼트캡 및 바이오매스 팜을 판매하고 있으며 각종 시설물의 녹 방지 및 교통안전 시설 분야에 있어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발전설비 및 교량 등 각종 기계, 설비 장치의 부식방지 및 수명연장을 통해 유지 보수비용을 줄이는 경제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업계 선도 기업이다.
국내 볼트캡 기준을 말레이시아 현지에 그대로 반영했으며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 기업인 페트로나스 공장에도 볼트캡을 납품한 바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두바이, 카타르 등지의 도로 시설물이나 산업설비용으로 수출을 진행 중이다.
플랜트 설비를 체결하는 볼트에 씌우는 캡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미 업계의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한 BC21이 EFB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년 전, 이 대표가 발전회사의 지원으로 해외시장개척단에 참가해 말레이시아에 방문하면서 부터다.
1년 후 시장개척단으로 다시 말레이시아를 찾은 유 대표는 EFB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은 설치비용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설치 장소도 마땅하지 않아 발전회사가 RPS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수요처인 발전회사가 지원하고 말레이시아 현지 공기업이 참여의사를 밝힌 만큼 확신을 갖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마다 주위에서는 안정적인 길을 놔두고 왜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 걱정하기도 하지만, 전에 없던 볼트캡을 개발했던 것처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은 언제나 설렌다. 특히 EFB는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최근 대두되고 있는 발전소 환경 문제와 맞물려 시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팜 열매 농장을 운영해 팜 오일의 생산부터 연료 재활용까지 수직계열화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BC21은 한전 발전회사와 EFB 펠릿 성상 분석, 연소시험 등을 실시했으며, 한국남동발전에서 말레이시아 현지를 방문해 원료수급, 펠릿 생산 공장, 물류계획 실사 및 정부 혁신위원회로부터 물량공급에 관한 공문서를 확인받은 바 있어,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지난 9월29일 롯데호텔에서 말레이시아 산업통상부 무스타파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주)BC21과 아투란 사는 EFB 펠릿의 공급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