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상태 어떤지, 내 몸 장단점은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김달래 원장은 아무리 열심히 진료를 해도 항상 미진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늘 환자에게 미안했다. 기대했던 것만큼의 치료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중대한 결심을 했다. 많은 환자들에게 조금 더 자세한 진료를 해줘야겠다고. 그게 바로 김 원장이 개원을 한 이유다.
“내 몸에 대해 아는 것이 먼저”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잘못된 몸의 습관, 생활을 바꿔야 한다는 게 한의학을 하는 김 원장의 변치 않는 입장이다.
“누구나 자신의 몸에 대해 모른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단 내 몸에 대해 아는 것이 먼저다. 내 몸의 상태는 어떠한지, 내 몸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상의학이다.”
사상의학은 조선 후기 한의학자였던 이제마가 창안한 이론으로 사람의 체질적 특성에 따라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누고 각각의 특성에 따라 병을 치료하는 체질의학이다. 이에 따르면 자신이 속한 사상체질에 따라 내부 장기의 기능, 마음의 욕심, 타고난 성향과 재주, 몸의 형태와 기운의 형상, 얼굴의 모양과 말하는 기운 등이 서로 다르며 생리, 병리, 약리 및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조건 역시 서로 다르다. 따라서 같은 증상을 보이더라도 각자의 체질에 맞는 치료법을 써야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운동을 자주 하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체질상 채소와 과일이 맞지 않는데 그것을 모르고 많이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보약 역시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간혹 보약을 먹고 병이 악화돼 한의원을 찾는 이들도 있다. 김 원장은 “자신의 상태에 따라 알맞게 보약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체질을 비롯해 현재 자신의 몸 중에서 가장 허약한 부분을 찾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흔히 찾는 공진당, 경옥고, 홍삼, 오가피도 특히 좋은 체질이 있다는 것이다.
“공진단은 이제마 선생께서 태음인 체질에 적합하다고 해서 당귀와 산수유를 빼고 맥문동과 오매를 넣어서 처방한 다음 공진흑원단으로 처방이름도 바뀌었을 정도로 태음인의 허약한 사람에게 좋은 처방이다. 꿀, 인삼, 복령, 생지황즙으로만 이루어진 경옥고는 소양인 체질 중에서 화(火)가 많은 사람이 먹으면 도움이 되지만 몸에 열이 많으면서 소화력이 너무 좋은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홍삼의 경우에는 소음인 체질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몸에 열이 많은 태음인과 소양인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오가피는 소화흡수기능이 약한 태양인 체질의 허약증을 치료하는 보약이다.”
체열 사진 촬영해 냉증 치료
김달래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냉증 환자다. 손발이 차거나 아랫배가 찬 사람들 상당수가 몸의 균형이 많이 깨진 상태로 김 원장을 찾는다. 이에 김 원장은 환자의 체열 사진을 촬영해 직접 보여주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생리통의 경우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 대부분이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치료를 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진통제를 먹는 것으로 넘겨버리기 일쑤다. 생리통이 있는 환자의 체열 사진을 촬영해보면 배가 많이 차다. 특히 배꼽 왼쪽이 그렇다. 그것만 치료해주면 생리통 없이 평생을 지낼 수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다.”
생리통을 단순 통증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여성들이 많지만 김 원장은 이를 간과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임신이 잘 안 될뿐더러 임신을 하더라도 유산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생리통이 있는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배꼽 왼쪽 근육이 뭉쳐서 반대편 허리랑 어깨가 많이 뭉치게 된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냉증을 치료하기에 앞서 과거 김 원장은 그 순간 생리통을 완화시켜주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치료해보니 생리통이 재발하지 않았고, 또 그것을 보면서 한방의 장점도 새삼 깨닫게 됐다. 이에 김 원장은 자연스럽게 냉증 치료에 대한 자신감도 얻게 됐다.
환자의 맥을 짚을 때 행복을 느낀다
사상체질을 전공한 그는 환자에게 체질을 진단하는 데 있어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하다고 자부한다. 정확한 체질을 알려줌으로써 환자의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려줄 수 있는 것, 이것이 김 원장의 경쟁력이다.
사상체질, 넓게는 한의학에 깊은 애정과 자부심이 있는 그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에 편하게 접근하길 바란다. 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고 한의학 디지털화, 음성분석 등 그만의 경쟁력을 만들어왔다. 또한 그는 환자들이 한의학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용어를 쉽게 설명해 이해시킨다.
“한의사 치고 기계를 많이 사용한다”는 김 원장은 ‘맥진기’라는 기계를 사용해 맥을 재고 음성분석도 한다. 음성분석은 특히 그가 직접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진료법이다.
“음성을 녹음해서 분석하면 그 사람의 특성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알아낸 특성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같은 치료법으로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김 원장은 “몸은 밖으로 나가야 하고 마음은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말로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내면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 역시 환자의 맥을 짚으면서 명상을 하고 또 그것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 진료가 그에게는 일이 아닌 일상이 주는 행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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