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무역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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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무역마찰
  • 글_김용우 부장
  • 승인 2006.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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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싸움, 중국VS 일본 무역마찰 점입가경
SK-II 사건으로 커져… 일본, 중국산 송이에 문제제기
중국에 수출된 일본산 화장품 SK-II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이후 중국과 일본간 무역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두 나라의 무역마찰은 사실 지난 5월 일본정부가 식품에 대한 잔류농약 규제를 강화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무역 분쟁 대상은 중국산 벌꿀과 장어, 일본산 냉동낙지 꽁치 어육 소세지 등 식품에서 SK-II 화장품으로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중국산 송이도 문제가 됐다. 이 같은 무역마찰 사태에 양국 언론들도 가세해 자국 입장을 옹호하는 등 여론전을 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일본산 조준사격? 화장품·식품 검사 엄격화’라는 제목으로 SK-II 파문의 현재 상황과 그 배경을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은 소비자 안전의식 고양, 소비자 분쟁 증가 등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일본 농약규제에 대한 보복이라는 견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무엇입니까, 이 시기에”라는 나카가와 농림수산상의 지난 9월 기자회견 발언을 다시 인용하기도 했다. 또 SK-II 화장품에 대해 한국, 대만, 싱가폴, 홍콩,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당국이나 업계 단체가 안전하다고 선언했지만 유독 중국에서만 소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와 함께 “냉정하게 성의를 가지고 얘기하면 길이 열린다”는 정부 당국자의 발언과 “일본은 EU와 달리 중국과 일상적 대화통로가 없다”는 중국 기자의 언급도 소개했다.
홍콩언론들은 중국산 송이의 일본 반입 보류와 일제 검사, 판매금지 등을 9월 1일 보도했다. 9월 15일 간사이(關西) 공항 검역소에서 반입 대기 중이던 중국산 송이에서 제조체 성분이 일본 잔류농약 기준을 초과했고. 열흘 뒤인 9월 25일에도 중국산 송이에서 제초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내용이다.
중국 언론들은 SK-II 사태가 터졌을 때도 소비자 안전의식 고양, 소비자 분쟁 증가 등을 배경으로 지적했다. 중국 국제상보는 최근 켄터키후라이드치킨 등의 식품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국제기업과 소비자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외국자본은) 수출지의 법률이나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중국 입장을 옹호했다.

식품에서 화장품까지 확장추세
중국은 9월 14일 SK-II 화장품 9개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발표했고 나흘 뒤인 9월 22일에는 SK-II의 또다른 3개 제품에서 중금속이 나왔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아직까지도 SK-II의 판매가 금지된 상태며, 상하이의 고급 백화점에서는 SK-II 판매 코너를 철수시키고 있다. 중?일간 무역마찰은 지난 5월말 일본 정부가 식품 잔류농약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작됐다. 검역방식 변경 후 5월에는 중국산 벌꿀에서 항생제가 발견됐고, 7월에는 중국산 장어에서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이 파문으로 중국 농산물의 대일 수출은 6월 20% 가까이 급감했고, 중국 상무성은 “공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기도 해다.
중국도 6월부터 안전검사를 감화해 일본산 냉동낙지, 꽁치, 어육, 소세지 등 약 30품목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비소 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 와중에 9월 SK-II 사태가 터졌고 이후 일본은 중국산 송이를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중국이 한때 마늘과 김치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던 것에 이를 빗대 ‘일본판 마늘·김치 파동’으 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10월 2일 일본, 홍콩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일본 간사이 공항 검역소에서 반입 대기 중이던 중국 산 송이에서 아세토클로르 계열의 제초제 성분이 0.069ppm 검출 돼 일본의 잔류농약 기준(0.01ppm)을 5배 이상 초과했다고 밝혔 다.
9월 25일에도 중국산 송이에서 0.04ppm의 제초제 성분이 검출 되는 등 2차례에 걸쳐 안전기준치를 초과, 문제가 된 송이의 양 은 모두 126㎏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산 송이를 들여오는 일본 수입업체와 가공업체에 일제 검사령을 내렸고 시장에서도 판매금지 조치를 취했다. 앞으로 중국산 송이는 검역당국의 검사를 거쳐야 수입할 수 있다.
일본은 지난해 300여 톤의 송이를 수입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다. 지난달 말로 수확기가 끝나는 중국산 송이는 이번 일 본의 검사령으로 해외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 6월 식품 안전검사를 강화한 뒤 일본산 냉동 문어와 꽁치, 생선 소시지 등 30여개 품목에서 안전기준치 이상의 비소가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초에는 중국 저 장성, 랴오닝성, 허베이성 등 연이어 ‘일본 수입식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9월 14일에도 중국 질검총국이 ‘일본산 SK―Ⅱ 화장품 9가지 제품에서 크롬과 네오디뮴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4일 저장성은 “까르푸 등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초밥 60%가 대장균 검출 등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문제를 삼았다.


무역마찰 배경은 '검역기준 강화'
중국의 이러한 ‘일본 제품 때리기’배경은 지난 5월말 일본이 수입 농산물 검역기준을 대폭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잔류농약 금지 리스트’를 제시하고 이 기준만 통과하면 수입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검역기준을 적용해 왔으나 5월말부터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했다. ‘허용농약 기준치 리스트’를 제시한 뒤 기타물질이 검출되면 수입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농산물 검역기준이 대폭 강화한 것. 농산물 수출량 중 30% 이상을 일본에 수출하는 중국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중국의 8월중 대일본 농산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무성은 이와 관련 “공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중국과 일본은 지난 2001년에도 이와 유사한 무역전쟁을 벌였다. 일본이 중국산 파 등 3개 품목에 대해 긴급 수입제한조치를 취하자 중국은 이에 반발, 일본산 자동차 등에 대해 보복관세를 물린 바 있다.

중국산 수산물 말라카이트그린 검출
한편, 발암물질로 의심되고 있는 '말라카이트 그린' 파동이 지난해 있은 이후에도 중국산을 비롯한 수입 수산물에서 이 물질이 계속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수입 수산물은 작년부터 강화된 검역 절차에 따라 전량 반송 또는 폐기되고 있으나 잠시도 주의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월 8일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2005∼2006년 수입수산물 인체유해물질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말라카이트 그린 검출로 반송 또는 폐기된 수입 수산물 규모는 모두 17건, 82t에 이른다. 이 가운데 태국산 3건을 제외한 14건, 76t은 모두 중국산이었으며 돌가자미, 가물치, 자라 등에서 주로 발견됐다. 중국산의 적발 건수는 작년 전체 건수인 11건, 83t을 이미 넘어섰다.
해양부 산하 수산물품질검사원은 작년 8월 파동 이후 적발 전력이 있는 중국과 태국 등 8개국산 수산물과 돌가자미 등에 대해 수입 건마다 말라카이트 그린 정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정밀 검사는 수입 수산물의 냄새나 색깔, 포장상태 등을 육안으로 살피는 관능검사와 달리 일정 비율로 표본 시료를 채취해 물리?화학?미생물학적 방법으로 유해물질 함유 여부를 살피는 것. 올해 들어 6월까지 정밀 검사를 통해 유해물질을 확인, 반송?폐기한 수입 수산물은 모두 112건, 435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162건 765t과 비교해 건수로는 69%, 중량으로는 5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수산물품질검사원 관계자는 "부적합 수산물 수입이 올해 들어 갑자기 늘었다기 보다 말라카이트 그린이나 표백제 성분인 이산화황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검사가 강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검출 성분별로는 ▲말라카이트 그린 17건 82t ▲수은 32건 58t ▲이산화황 4건 33t ▲일산화탄소 17건 146t ▲납 6건 7t ▲대장균군 4건 5t ▲복어독 7건 3t ▲ 황색포도상구균 21건 83t 등이었다.
수입국적 기준으로는 전체 112건 가운데 ▲일본산 35건 ▲대만산 26건 ▲중국산 20건 등의 순으로 적발 건수가 많았다. 일본산은 주로 수은과 복어독 함량 초과로 국내 반입이 차단됐다. 활먹장어, 냉장황돔 등 일본산 수산물에서 수은 함유량이 기준치 0.5ppm을 넘는 경우가 28건이나 보고됐다. 수산물품질검사원측은 수은과 복어독은 처리 과정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산 어류에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산은 냉동 틸라피아(이스라엘잉어) 등의 진공 포장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기준치를 초과해 폐기되는 사례가 많았다. 중국산 마른새우와 냉동게에서는 말라카이트 그린 뿐 아니라 표백제 성분인 이산화황도 검출됐다. 해양부와 수산물품질검사원은 국회에 제출한 수입 수산물 종합안전대책에서 현재 10% 중반 수준인 정밀 검사 비율(건수 기준)을 20%까지 높이고 적발 사례가 많은 품목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 모든 수입 건마다 무작위 표본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산물 위생약정 체결 대상국을 러시아, 호주 등으로 확대하고 중국으로부터 입항하는 보따리상 반입 수산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SK-II 국내시장서도 피해
중국 보건당국이 중금속물질인 크롬과 네오디뮴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논란에 휩싸였던 일본산 화장품 SK-Ⅱ가 한국 내 유통분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중에 유통중인 에센스, 클렌징 오일, 팬 케이크, 파운데이션, 트리트먼트 등 8개 SK-Ⅱ 화장품들을 수거해 성분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7개 제품에서 크롬 0.2~3.2ppm이, 2개 제품에서는 네오디뮴 0.22~1.18ppm이 각각 검출됐으나 워낙 양이 적어건강상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식약청에 따르면 크롬의 경우 ▲페이셜 트리트먼트 클렌징 오일 0.28ppm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0.20ppm ▲어드밴스드 프로텍트 에센스 유브이 0.25ppm ▲더블유 소스 브라이트 팬 케이크 3.20ppm ▲더블유 소스 브라이트 리퀴드 파운데이션 2.02ppm ▲파워 싸인즈 트리트먼트 파운데이션 1.52ppm ▲어드밴스드 싸인즈 트리트먼트 0.21ppm이 검출됐다. 네오디뮴은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0.22ppm ▲더블유 소스 브라이트 팬케이크 1.18ppm이 나왔다.
한편 SK-II 화장품 판매사인 한국P&G는 “언론 보도 이후 이번 공식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검사 결과를 통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SK-II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식약청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P&G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탁월한 미백 효과를 앞세워 그동안 국내 고급 화장품 시장에서 쌓아온 고급 이미지가 상당부분 훼손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미지 손상은 백화점 판매추이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파문 이후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반품 요구도 적지 않았다”고 그동안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P&G 측도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기는 꺼려했지만 중국발 중금속 파문 이후 ‘SK-’' 판매가 감소했음은 부인하지 않았다.
문제는 식약청의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런 판매 부진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지가 생명인 화장품의 특성상 한 번 돌아선 소비자 마음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슷한 가격과 효능, 이미지의 브랜드가 많고 고객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화장품 시장의 특성상 크롬과 네오디뮴이라는 꼬리표가 앞으로 ‘SK-II’ 국내 판매에 계속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도 “그동안 'SK-II'를 꾸준히 구매했던 고객 중에서도 중금속 파문 이후 재구매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에서는 한국P&G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측의 크롬과 네오디뮴 검출 발표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내에 R&D센터나 연구소 하나 없이 판매망 구축에만 신경 쓴 결과다. 한국P&G 관계자는 “P&G의 연구 시설은 일본에 집중돼있다”며 “자체 조사 결과는 국내 식약청에 제출했지만 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사태가 확산되기 시작한 한달 전과 같은 대답이다.

"돈 벌려면 코 자극하라" 미국 ‘향기 마케팅’ 확산

유명 가전업체 소니의 미국 매장은 지난해 여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센트에어(Scentair)에 향기 컨설팅을 의뢰했다. 센트에어는 1500가지 아로마 오일을 조사해 소니와 가장 잘 어울리는 혼합향 5가지를 개발했다. 개발된 향은 현재 미국 내 37개 소니 매장에서 사용 중이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판에서 소비자 후각에 호소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빌보딩(Billboarding)’이라 불리는 이 전략은 상품이나 매장에 어울리는 향을 개발, 소비자들이 향과 상품을 자연스레 연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빌보딩 전략은 여러 영역에서 각광받고 있다. 미국 뉴욕의 유명 백화점 블루밍데일은 유아의류 코너에 베이비 파우더 향, 속옷 매장에 라일락 향, 수영복 매장에 코코넛 향이 나도록 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모델 하우스마다 쿠키향이 나도록 해 방문객들이 마치 자신의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의 한 박물관은 어린이들을 위해 공룡 냄새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향기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심하고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향기로 촉발되는 감성이 제각각일 뿐 아니라 지역에 따라 같은 향에서도 다른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시트러스 노트 향은 활동적이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반면 멜론 향은 친근함을 준다. 미국인들은 바닐라 향에서 편안함을, 프랑스인들은 우아함을 느끼는 반면 몇몇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를 끈적끈적한 느낌으로 여긴다. 인도에서는 재스민 향이 인기가 높지만 미국에서는 별 매력이 없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회사 이미지를 대표하는 향을 개발하기 위해 5,000달러에서 2만5,000달러의 개발비와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향기 컨설팅을 받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마케팅 전문가 마틴 린드스톰은 “대부분 광고들이 소비자 시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은 후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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