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위기 증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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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위기 증권시장
  • 글_이현지 기자
  • 승인 2006.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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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불안감 눈치 보기, 증시는 살얼음판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크게 휘청거렸다. 주식시장은 여러 요인에 의해 좌우되지만 이번 북한 핵실험과 같은 경제 외적인 사태는 분석하기 가장 어려운 변수 중 하나다. 북한 핵실험은 무엇보다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켜 주가의 방향과 반전 시점을 종잡을 수 없게 만든다. 이런 시기 증권투자가들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고 증권시장은 어떤 흐름을 타게 될지 한번 짚어보도록 한다.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우려의 불씨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다시 국내증시를 뒤덮고 있다. 그러나 10월 20일 현재 코스피 증시는 모처럼 해외증시의 강세에 순응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의 최고치 경신, 동유럽 및 인도 증시의 최고치 경신에도 뒤처지던 지수가 1,360을 회복하면서 ‘동조화’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18포인트(0.75%) 상승한 1357.24로 마감했다. 거래대금은 2조1,010억원을 기록, 5일 만에 3조원을 웃돌았다. 프로그램과 개인의 제한적인 '사자'가 주가 상승에 무게를 실은 반면 외국인은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그간 주가 흐름이 충분히 지지부진했으므로, 해외증시와 격차 좁히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북핵우려도 수그러들면서 투자심리도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전망은 그 불투명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경제 수장인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직접 '사실상 불황'이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다. 특히 내년초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나아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바꿀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정부의 이 같은 진단은 정부의 인위적 '경기부양'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불황은 증시에 악재일까? 아니면 정부의 부양책 시도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까. 북한 핵실험은 악재이기만 한 것일까?

북핵 위기 증권시장을 보는 법
경제 외적 리스크에 의해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을 때는 원론적 관점에서 펀더멘털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인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동력을 펀더멘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단연 수출이다. 미국의 경기 불안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의 안정적 성장이 반영돼 수출은 호조세를 유지해 왔다.
북한의 핵실험은 과거 9·11테러 당시 미국의 소비악화 요인으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나 이라크전쟁 당시 유가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과는 달리 국내 수출 환경에 거의 중립적이다. 물론 북한 핵실험 국면이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국 중심의 강한 경제제재로 인해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나 투자심리가 위축될 소지는 있다.
또한 소비심리의 악화에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지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때마침 10월 첫째주에 9월의 소비자기대지수가 8개월 만에 반등하며 소비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것은 북한의 핵실험 충격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한 증권전문가는 “10월의 소비심리는 북한 핵실험 영향으로 다소 하락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소비심리의 악화 우려가 실제 소비감소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기대지수의 세부항목에서 소비지출 항목이 계속 100을 상회하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9·11테러 당시의 사례에서 이 같은 결론을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9·11테러 당시 상황을 반추해 보아도 후속 테러 위험으로 인해 미국의 소비자기대심리는 극도로 악화됐지만 항상적 소득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 실제 소비지출은 별 다른 타격 없이 오히려 호조세를 유지했다. 소비심리 악화도 단기간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번 북한 핵실험도 심리지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것이 실제 소비지출 및 투자감소로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처럼 펀더멘털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다면 과거 북한 관련 리스크의 돌출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냉각될 때의 주가 반응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이 같은 북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원상복구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2002년 말에 북한의 핵개발 문제가 국제사회에 공론화되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절대주가의 하락률도 컸을 뿐만 아니라 미국증시 대비 할인율도 커졌다. 미국증시 대비 한국증시의 상대적 열세는 2003년 3월에 터진 SK글로벌 사태로 인해 6월까지 유지됐다.


추가 핵실험 등 불확실성 존재
북한의 핵실험이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상황에서 과거 및 해외 사례는 분명 주가가 원상 복구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시장에서 충분히 포지션 조정을 한데다 국내투자자들은 2004년 이후 적립식으로 무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 코스닥시장이 10% 넘는 하락을 보인 데 비해 거래소시장의 하락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도 외국인과 적립식펀드의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영향은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국내증시의 적정한 PER(주가수익비율)를 11.5배로 추정하고 있는데, 만약 북한 핵실험 이후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게 되면 적정한 PER도 하향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군사적 대립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실제 소비지출이 크게 악화되지 않을뿐더러 수출여건은 건재하다는 점, 과거 및 해외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경우 이번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주가급락은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아직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남아 있고 미국의 최종 카드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실제 소비지출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인지 체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최종 카드가 극한 대립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실제 소비지출이 받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주가는 반발력을 강하게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강세를 보이는 해외시장을 따라잡기 위한 강세 국면을 남겨놓은 셈이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실적 턴어라운드라는 재료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복원력을 지지하는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한 증권 전문가는 “아직 북한의 핵실험이 종결된 것이 아니지만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1차 핵실험 충격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주가의 저점을 1,280~1,300 정도로 설정하고 북한 핵실험 이후 무차별적으로 동반 하락했던 펀더멘털 우량주를 선별 매수해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 증시, 미국 동반 상승세 탈까
글로벌 증시의 방향키를 쥔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간밤에는 다우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인 1만2,000선을 돌파하며 새 지수대에 올라섰다.
우리 증시도 잔치에 초대받을 것인가.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북핵으로 위축됐던 주식시장 주변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국내 증시도 미국 시장과의 키 맞추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뉴욕증시의 호조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 간밤 뉴욕증시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날 보다 19.05포인트(0.16%) 오른 1만2011.73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3.79포인트(0.16%) 상승한 2340.94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0.94포인트(0.07%) 오른 1366.90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증시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20일 당일 코스피 지수는 0.71% 오른 1363.67을 기록하며 모처럼 136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1%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 증권회사 연구위원은 "국내증시가 미국 증시의 강세를 계속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뉴욕증시 따라잡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리스크의 해소에 따른 안도랠리의 성격과 함께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안정이 다우지수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경기 연착륙 기대와 부동산 지표의 안정도 지수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현재 미국 경기에 대한 판단이 제공되고, 부동산지표의 추가 안정이 확인된다면 다우지수는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대우증권 관계자 역시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만2,000선 마저 넘어섰다"면서 "최근 미국 증시 흐름은 과거 90년대 대세상승 초기국면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주가에 아주 긍정적인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고 봤다. 이어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2차 북한 핵실험의 징후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국내 증시도 조만간 미국 증시와의 역차별화를 해소, 동반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다소 조심스럽다.
이 센터장은 "아직까지는 미국 증시의 강세가 뚜렷하게 영향을 발휘하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포스코-신일본제철 ‘전략적 제휴’ 강화
세계 3위의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2위인 신일본제철은 상대방 회사의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고, 각 사가 고로(용광로)를 수리할 때는 서로의 생산공백을 메꿔주기 위해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를 교환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사회를 열어 지난 2000년8월 상호 지분 매입 등을 포함한 첫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제휴 확대방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각종 협력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먼저 상호 지분 매입에 합의,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주식 2%를 추가로 매입하고, 포스코는 같은 금액의 신일본제철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
첫 전략적 제휴를 통해 포스코는 현재 신일본제철 지분 2.17%를,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지분 3.3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분 매입 방식에 대해서는 양측이 내년 3월말까지 증권시장에서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오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양사에서 고로를 수리할 때,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생산차질을 메꾸기 위해 상대방 회사로부터 슬래브를 지원받기로 했다.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이 2011년까지 수리가 필요한 고로는 총 6기이며, 우선 2008년3월까지 각각 20만톤을 서로에게 공급하기로 했고, 그 후 물량은 추가로 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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