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색되어 가는 우리 고유의 시조에 활력을 불어 넣을 터
지리산은 한민족의 표상으로 제1호 국립공원이며 5천년 민족의 애환이 서린 모산이다. 이에 지리산문학관은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중심으로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지리산 지역 3도(경남, 전남, 전북) 11개 시군(내지리: 함양, 산청, 하동, 구례, 남원. 외지리: 진주, 사천, 광양, 순천, 곡성, 장수)에서 산생된 문학 및 지리산을 주제나 소재로 산생된 문학을 총칭하는 문학경향이며 문학활동의 총체이다. 함양 문학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9년 개관한 지리산문학관의 김윤숭 관장을 만나 함양 문학의 현 주소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리산 전역을 아우르는 종합문학관

“지리산문학관은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지리산 지역 3도 12개 시·군에서 산생된 문학과 지리산을 주제나 소재로 산생된 문학작품을 총칭하는 지리산문학의 한문학, 고전문학, 현대문학 자료를 수집, 보존, 전시하는 문학자료관인 지리산문학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리산문학을 연구하거나 교육 내지 지원, 지리산문학지도 제작, 지리산문학인 대사전 편찬, 지리산문학사 정리를 통하여 지리산문학을 체계화하고 집대성함으로써 지리산문학의 발전과 종합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문학사랑방 역할로 지리산 문학인의 교류와 상호 이바지하여 궁극적으로 지리산문학의 진흥을 통한 한국문학의 진흥과 한국 문학의 활성화와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공헌하고자 (사)인산학연구원이 지리산에 은거한 인산 김일훈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월평분교를 개조하여 문화시설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지리산문학관은 2011년 (사)인산학연구원 지리산문학관으로 확대 개편 된 후 지리산과 관련된 작품이 실린 서적, 지리산에서 태어나거나 활동했던 작가들의 서적과 김윤숭 관장이 직접 사모은 책자와 더불어 각종 단체로부터 기증잗은 책이 더해져 5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게 되었다.
우리 민족이 만든 독특한 정형시인 시조(時調)
시조는 명조 때의 명창 이세춘이 칭한 ‘시절가조(時節歌調)’의 준말로, 고려 중기에 형성되어 고려 말엽에 완성되어 현재까지 전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엄청난 수난을 겪은 시조는 고전 시가의 한 장르로 보기도 하지만 ‘혈죽가’라는 시를 계기로 해서 그 다음부터 계속 쓰이고 시조 부흥운동 등을 통해 지금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특히 시조는 형식이나 운율이 매우 안정적이고 단아하여 유학자나 사대부들이 그들의 사상과 감정을 절제하여 표현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서정 갈래였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3음보 중심이었던 고려 속요가 주도권을 상실하고, 4음보 중심의 시조가 새로운 주도적 시가 형식으로 자리 잡아 가는 우리 시가사의 변모과정은 시가의 주된 담당 계층이 서민층에서 사대부층으로 전환되었다는 사실과 맞물려 있다. 조선시대의 성리학자들에게서는 발랄하기는 하지만 사물을 깊이 있게 추구하기에 부적당한 3음보의 노래보다는 균형감과 안정감이 있는 4음보의 노래가 그들의 사고방식에 더 적합했던 것이다. 그 후 우리고유의 ‘얼’인 시조는 3장 6구 12음보로 함축하여 가곡으로도 불리고 있다.
지리산문학특별시의 한문학, 고전문학, 현대문학 자료를 수집, 전시하고, 지리산문학 연구와 지리산문학인 선양을 일삼는 전국유일의 삼위일체 종합문학관이다. 이와 더불어 지리산문학관은 매년 인산문학상과 석전 이병주 수필문학상, 시낭송 축제 등을 개최해 지역, 문인들의 만남의 장, 발전의 장을 열고 있다. 또 계간 ‘시낭송’을 발간하는 한편, 한국시조사랑 시인협회 함양산청 시조문학기행, 속두류록문학기행, 연암실학학술대회, 한국한문고전학회 학술대회, 천령삼걸의 문학세계, 한국수필가협회 함양세미나 등 각종 문학기행과 학술대회를 도맡아 하고 있다. “국내 문학관의 안타까운 현실중의 하나는 일부 지자체들이 실적을 남기기 위해 무턱대고 외관부터 화려하게 짓는 겁니다. 그리고 난 후 안에 채울 책을 찾아다니죠. 그런 식의 낭비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겉모습보다는 내실에 충실한 문학관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리산문학관을 거점으로 함양에 많은 문인들의 문학관 설립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표적으로 허영자 문학관이 설립돼 함양 문학의 교두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리산은 인문학의 보고이다. 다만 그 가치를 아직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지리산에 관한 인문학 가운데 특히 문학에 관한 다양한 자료가 지리산문학관에 전시되어 많은 사람들이 함양에 온다면 함양을 위해서라도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이를 위해서라도 하루 속히 함양군과 연계해 함양이 선비의 고장이라는 명색에 걸맞게 문학의 중심이 되는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김윤숭 관장의 행보에 주목을 해본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