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은 고용창출 효과와 운수, 숙박, 요식업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보이지 않는 무역’,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외화 획득과 국제 친선, 문화 교류에도 기여한다. 과거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던 북한도 2000년 이후 활발한 관광 산업을 통해 해외관광객을 유치에 힘쓰고 있다.

북한의 관광산업은 국가관광총국이 산하기구를 통해 직접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와 합작합영회사를 설립해 해외여행사에 의뢰하는 방식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직접 판매하는 경우는 북한의 최초 여행사인 조선국제여행사와 조선국제청년여행사에 의해 이루어진다. 기존에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던 북한이 관광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관광객의 관심도 급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북한의 관광산업은 1956년경 시작됐다. 일부 사회주의 국가들을 대상으로 체제 홍보차원의 관광 사업을 시작해 1980년대까지만 해도 부정적이고 폐쇄적이었다. 그 후 외화 획득 목적으로 아시아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관광을 허용했고 2000년 이후에는 적극적인 국가산업 정책으로 서양 국가에까지 관광정책을 펼치고 있다.
김정은 정권 3년차에 접어들자 뚜렷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종합적인 인민봉사기지로 홍보되고 있는 해당화관, 류경원, 해맞이 식당 및 창전거리 등 종합리조트성격을 갖는 창조물 건립을 비롯해 테마파크, 워터파크, 승마장, 사격연습장, 롤러스케이트장, 아이스링크, 스키장 등이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또한 북한은 나진-선봉지구의 개발에 주력하고 4대관광지구와 신규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일 뿐 아니라 외국인 전용 관광구역을 설정해 호텔, 외식업, 유흥오락 등에 대한 투자에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관련법들을 개정하고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며 레저 관광산업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북한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국내선 정기 항공 이용을 외국인 관광객, 북한 고위 관리, 북한 출장 여행객에게까지 허용했다. 기존에는 북한 관광 시 도시간 이동을 할 때 기차나 차량으로 이틀이 넘게 걸리거나 낡은 소련 시대 전세기를 이용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에게 고려항공의 국내선을 이용을 허용해 관광이 편해졌다.
개발되지 않은 자연경관과 자원, 풍부한 역사와 문화유적, 깨끗하게 관리된 관광지 등 북한은 외국인에게 심비감을 주기에 충분한 관광지다. 기존에 문제가 됐던 제한적 국제접근성과 관광지 연계, 열악한 관광 인프라와 상품의 단순성 등 관광 환경이 미흡했던 점까지 개선되면서 북한 관광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변화했고 중국과 러시아 등 거대 관광 잠재 시장에 인접해있다는 장점을 가진 북한의 관광 산업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연간 5~6만 명이 북한을 찾는다. 그러나 제3차 핵실험 이후 줄어든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북한이 새로운 관광 상품을 소개했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세칭은 베이징을 출발해 북한의 골프 관광을 하는 5일 프로그램을 1만 2,200 위안(한화 2백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에서 출발해 북한에서 골프와 관광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선양에서 출발하는 개인관광 상품은 163만원,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상품은 73만 원에서 449만 원까지 다양하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북한이 최근 자가용 북한관광과 관련해 북측과 원칙적으로 합의해 기존의 제한된 지역을 관광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북한 관광 상품인 지린성 훈춘-북한 나선시 코스와는 달리 더 많은 관광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상품으로 최초로 공개되는 지역도 포함됐다. 지린성 창바이시-북한 양강도 혜산시-삼지연군-백두산 동파 코스와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안투시-양강도 삼지연군-백두산 동파 코스다.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객 중 대부분이 중국의 노년층임을 고려해 북한 내 숙소를 중국의 4성급 호텔에 해당하는 특급 호텔로 업그레이드한 고급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중국 지린성 투먼시에서 북한 자전거 관광을 개시했다. 35명의 중국 관광객이 투먼에서 함경북도 남양시까지 첫 자전거 여행을 나서 3시간가량 북한에 머물렀다. 이 상품은 저렴하고 간단한 절차만으로 관광이 가능해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6일부터는 중국 상하이와 북한 평양 간에 9월까지 1주일에 2편씩 전세기를 운항하는 등 중국인 유치에 힘쓰고 있으며. 기존에 정기 항공노선이 있던 도시 외에도 옌지, 창춘, 상하이, 충칭, 광저우, 선전, 칭다오 등 8개 도시에서 전세기가 운항된다. 중국인의 북한관광은 과거 4일 전 관광객 명단을 제출해야 가능했던 것에서 이틀 전으로 변경하면서 북한 관광이 훨씬 편리해졌고 입국 수속도 간소화했다.
최근 북한은 중국에만 의존했던 관광 수요에서 러시아와 서양으로도 눈을 돌렸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의 김영일 선전국장은 “러시아 여행객의 해외여행 동향을 분석하고 러시아 여행사와 협력하는 등 러시아인을 위한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초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관광 사무소를 열었고 평양-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모스크바를 잇는 관광열차 개통도 추진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서양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에 발맞춰 ‘관광용 앱’도 출시됐다. 이 앱은 안드로이드와 애플 모두에서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여행가이드 앱으로 북한의 식당, 바, 김일성 기념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북한을 관광하려는 관광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영국과 러시아 소재 업체들이 개발한 이 앱은 북한의 역사와 문화, 윤리를 설명하고 있으며 투어가이드, 관광이 허용된 모든 북한 관광지 350여 곳을 소개한다. 북한 여행 앱의 프로젝트 매니저 채드 오캐럴은 CNN 인터뷰에서 “이 앱은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관해 호기심을 갖고 방문하도록 자극하며 실제 여행을 하지 않고도 안내서나 동영상으로 해외 관광을 즐기는 사람과 북한 방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일성 생일 시즌인 4월과 9월의 아리랑 축제공연과 금강산 등 북한명소를 관광하는 미국의 북한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규모 매스게임 관람과 유명 관광지 연결패키지뿐 아니라 북한을 여러 번 방문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절경만을 따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코스가 새롭게 추가되고 있다. 또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농장이나 과수원에서 농민과 함께 모내기, 김매기 등을 체험하는 관광 상품인 ‘노동체험관광’을 소개했다. 독일, 영국, 미국 등에서 온 관광객은 금강산을 9박 10일간 등산하는 등산관광을 진행했으며 스위스인들은 묘향산에서 2박3일의 등산관광과 더불어 호텔에서 숙박을 계획했던 것을 변경해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기기도 했다. 맥주를 테마로 하는 여행상품으로 미국 여행객들이 북한 맥주 양조장을 관광하기도 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로이터 통신은 북한의 대표적 맥주인 대동강 맥주를 최고 품질의 맥주 중 하나라는 평가를 한다. 이로 인해 ‘맥주 마시러 북한으로’가는 외국인이 늘어날 정도다.
백두산, 구월산, 묘향산에 이어 칠보산까지 북한의 명소들이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록되어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 백두산, 산세가 기묘하고 향기를 긴다는 묘향산, 귀신의 솜씨로 돌의 형세가 깎였다는 칠보산 등 북한에 위치한 명산은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민속촌을 운영하는 등 끊임없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황해남도 해주시 사미동에 위치한 사미정(보존급 제213호)도 관광명소 중 한곳이다. 19세기 후반의 유적으로 광석천이 이룬 여러 명소 가운데 하나인 가마못이 굽어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서 있는 이 정자는 ‘이곳에 오르면 사방이 모두 아름답게 보인다’라고 해 사미정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현대식 레저시설도 호평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물놀이 공원과 유원지 등 오락시설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AP통신의 前평양지국장이 지난해 12월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에 참관해 도로개발이 되어있지 않은 북한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현대식 스키장 시설과 고급스러운 리조트를 칭찬하기도 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과 데니스 로드먼 전 NBA 선수의 방북으로 외국인의 북한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김정은의 화려함을 추구하는 통지스타일과 북한식 전시행정이 낳은 결과로 관광산업, 레저시설의 개발이 북한을 찾는 관광객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화려한 조명과 축포야회 등 이벤트는 김정은 정권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인민생활 향상과 세계적 추세의 성과 달성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