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법조인은 신망을 받는 직업이었다. 물론 법조인 자체는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법조계의 상황이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법률시장 개방, 로스쿨제 도입 등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아 법조인이 그야말로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외국계 로펌의 가세까지…. 법조계는 지금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법조계의 변화 요구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주목받는 분야도 달라졌다. 기업들이 새제품은 물론 개인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까지, 지적재산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관련 분쟁이 잇따르고 있는 것. 이에 관련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 수요가 나날이 늘고 있다. 특허 및 행정소송은 특히 더 그렇다.
개성공단 관세환급 수월해졌다

하지만 지난 4월 대법원은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북한에서 제조, 가공 공정을 거쳐 남한으로 다시 반입되는 경우는 우리나라 안에서 임가공을 위탁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이 소송에서 T회사 측 변론을 담당한 윤주만 변호사(윤주만 법률사무소)는 남한과 북한의 거래는 민족 내부의 거래라는 점에 중점을 두고 전략을 세웠다. 윤 변호사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2조를 보면 ‘남한과 북한 간의 거래는 국가 간의 거래가 아닌 민족내부 거래’라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또 시행령 41조4항은 불출품이 북한에서 제조, 가공을 거쳐 남한으로 재반입되는 경우는 수출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져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한 것이다. 그리고 이 판결로 인해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한 기업들은 관세를 환급받기가 더욱 수월해졌다.
특허 및 행정소송은 결과가 정직하다

특허 및 행정소송은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깊이 있는 전문지식과 분석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높은 긴장감이 따르는 민감한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데 하필 왜 이 복잡하고 예민한 분야를 선택하게 된 것일까. 이 같은 궁금증이 드는 순간 윤 변호사는 “다른 소송보다 정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일반소송은 증인들이 법정에서 거짓증언, 즉 위증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특허소송의 경우에는 증인신문이 거의 필요 없다. 전문지식을 토대로 기술을 분석한 후 이를 법률에 적용시키는 영역이다 보니 정직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공학이나 기술을 전공하지 않은 윤 변호사가 특허소송을 진행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그는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이 힘든 만큼 성취감과 보람은 배가 된다고 말한다. 증거 또는 쟁점을 찾기 위해 밤잠을 설치는 일이 허다하지만 그는 의뢰인에게 최상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법조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미를 다할 수만 있다면 이런 것쯤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변호사가 된 영주 출신 시골소년
경상북도 영주에서 나고 자란 그는 글쓰기와 문학을 좋아하던 시골소년이었다. 그러던 그가 고교 재학 시절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사상 연구 모임인 ‘흥사단 아카데미’에서 활동하며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처음부터 법조인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학문에 정진하며 후학을 기르는 교수가 꿈이었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모두 내 뜻대로만 이뤄지던가. 교수가 꿈이었던 그에게 강단에 설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결국 방향을 틀었다.
그의 관심에 다시 들어온 것이 바로 ‘법’이었다. 이내 논리적이고 깊이 있는 법학의 매력에 빠졌고 처음 공부의 재미에 빠졌던 것처럼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학문을 닦았다. 그렇게 교수를 꿈꾸던 그는 법조인이 됐다. “지금까지 변호사가 된 것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윤 변호사는 여전히 투철한 책임의식을 갖고 늘 의뢰인 입장에서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
“원만히 해결되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판결까지 이어져 어쩔 수 없이 승부를 봐야하는 상황을 겪기도 한다. 그런 긴장감 역시 변호사이기에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힘들다가도 또 보람을 느낀다.”

윤 변호사는 “법조인에게는 냉철한 두뇌와 따뜻한 가슴이 모두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건에는 냉철한 두뇌로, 의뢰인에게는 따뜻한 가슴으로 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의뢰인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다.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 변호의 첫걸음”이라는 그는 의뢰인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 방안을 찾는다. 때때로 그는 ‘의뢰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윤 변호사는 무료법률상담을 통한 봉사활동에서 그 돌파구와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무료상담을 하고 있는가 하면 혜원여자중학교의 지도 변호사로 활동하는 등 자신의 능력이 소중하게 쓰일 수 있는 필요한 곳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손길이 닿을 수 있는 곳 어디에서든 법조인 또는 이웃의 한 사람으로서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