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조재훈의 문학세계를 모은 '조재훈 문학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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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조재훈의 문학세계를 모은 '조재훈 문학선집'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8.11.1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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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금강 류역流域이 낳은 우리 시대의 현인, 조재훈趙載勳의 문학세계를 모은 『조재훈 문학선집』이 솔출판사에서 전 4권으로 출간되었다. 조재훈은 1974년 다형茶兄 김현승 시인의 추천을 통해 『한국문학』으로 등단하여, 충남 대전을 기반으로 최근까지 45년의 시력을 쌓아온 우리 시단의 원로이다. 그의 시는 고도로 절제된 언어와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 그리고 동시대의 현실에 대한 시적 개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국문학자로서 그의 연구는 ‘류역流域’ 문학의 소중한 사상적 미학적 뿌리를 이루고 있다. 제1권 시선Ⅰ, 제2권 시선Ⅱ, 제3권 동학가요연구, 그리고 제4권 백제가요연구로 구성된 『조재훈 문학선집』은 시뿐만 아니라 그간의 연구까지 조재훈의 문학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인간과 역사 탐색을 통해 다다른 깨끗한 시심詩心의 경지

제1권(시선Ⅰ)은 미발표 시들 가운데서 최근순으로 가려내고 이를 여섯 권 시집의 형식을 빌려 엮었다. 제2권(시선Ⅱ)은 그동안 간행된 네 권의 시집을 발간순으로 모아 그동안 조명되지 못했던 조재훈 시학의 경개와 실질을 살펴본다. 1984년부터 2010년까지 간행된 네 권의 시집 『겨울의 꿈』, 『저문 날 빈 들의 노래』, 『물로 또는 불로』, 『오두막 황제』를 모았으며,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엮은 이 책에는 원로의 반열에 이르도록 꾸준히 자신의 세계를 심화시켜온 그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지속적 자기 성찰이 담겨있다.

이 책의 해설을 집필한 한양대 국문과 유성호 교수는 “조재훈의 시는 시쓰기를 통한 자기완성의 의지, 공동체적 감각을 열어가는 언어를 통해 ‘시인’으로서의 근원을 사유해왔다. 그것이 강물에 띄우는 풀잎처럼, 유장하게 흐르는 금강처럼, 선명한 자국을 남기고 있다”라고 평하고 있다.

 

민족혼魂의 소중한 사상적 뿌리, ‘동학’ 그리고 ‘백제 문학’

3권 동학가요연구는 1부 동학가요연구, 2부 검가연구, 3부 동학 관련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그간 동학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이 정치적 측면이나 사상적 측면에서 시도되어 적지 않은 업적을 보여주고 있으나 문학 작품을 통한 문학적인 조명은 거의 없어서 처녀지에 가깝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동학가요의 문학적 접근을 통하여 엄숙한 역사의 교훈을 찾고 우리민족혼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탐색하고 있다. 제4권 백제가요연구는 1부 백제가요연구, 2부 백제 시기의 문학, 3부 굿과 그 중층적 배면으로 구성되었다. 백제의 비극적인 멸망으로 현재까지 전해 오고 있는 자료가 영성하기 짝이 없다. 그로 인한 학계의 백제문학의 연구 또한 빈약한 현실에서 그 양상을 살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산유화가」 「정읍가」 「방등산가」 「무등산가」 등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작품들을 한 편, 한 편 살펴봄으로써 그 성격을 밝히고 국문학사적 위상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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