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4년 상반기 사건, 사고들로 주춤했던 주류업계에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더위와 브라질 월드컵의 개막으로 큰 활력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와 함께 모든 경기가 이른 시간인 점을 고려해 얼큰하게 취하는 소주나 위스키 등 보다 시원하고 부담 없이 깔끔하게 마실 수 있는 맥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 맥주 시장은 이에 날개를 달아 월드컵과 날씨를 엎고 승승장구 중이다. 맥주 시장이라고 모든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대표 맥주인 하이트, 오비보다 FTA로 수입맥주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대형할인마트, 편의점 등에 자리매김 해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국내시장은 대표적인 맥주로 OB와 HITE로 양분돼 경쟁 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미 맥주시장에 뛰어 든 롯데와 맥주사업을 검토 중인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들이 맥주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국내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이는 맥주시장에 대한 확대 가능성을 보고 대기업들의 참여가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에 대기업들이 맥주시장에 집중하고 경쟁에 열을 올리면서 이번 브라질 월드컵과 여름에 대비해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를 하고 있다. 스타마케팅부터 SNS홍보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내 맥주시장은 아직까지 주춤하는 추세. 이유는 FTA로 관세가 낮아지면서 수입맥주가 거품이 빠진 합리적인 금액으로 한국시장의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공급돼 과거에 수입맥주를 구입하려면 수입코너에서 비싼 가격으로 구입했던 수고를 덜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고객들의 입맛에도 변화가 생겨 다양한 맛과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를 즐기려는 소비층도 확대되는 등 인식이 점차 변화하는 추세 속에 국내 맥주시장은 긴장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최근 수입맥주가 한국시장에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 맥주 시장이 주춤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자주 찾았던 대표 수입맥주뿐 아니라 산지에서만 접할 수 있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독특한 맛을 내는 특이한 맥주들도 다량으로 수입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는 큰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수입맥주의 흐름으로 국내맥주시장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다. 국내맥주시장은 다만 잠시 주춤하는 것 뿐 하락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맥주시장은 월드컵보다 날씨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라며 “작년 대비 눈에 확 띄는 성장률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더위로 인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월드컵 시간대가 다소 이른 점을 고려해 맥주보다는 무알콜맥주나 음료 부분의 마케팅에 더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국산 맥주 업체별 매출 신장률을 보면 오비맥주 제품 매출이 5.1% 줄었다. 오비맥주는 월드컵 공식 파트너인 AB인베브에 인수되면서 ‘카스후레쉬’가 월드컵 공식 맥주로 지정됐지만 매출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제품 매출은 2.6% 늘었다. 업체별 매출 비중을 보면 오비맥주 59.6%, 하이트진로 37.6%였다.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새로 진입한 롯데주류 점유율은 2.8%다.
국내 맥주 회사들은 월드컵 기간과 맞물려 여름대비 마케팅에 총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HITE 진로는 기존 HITE에 체코 홉을 더한 체코 사츠(SAAZ)를 선보였고 빅뱅에 권지용을 모델로 하면서 스타마케팅에 집중하며, 계절을 타깃으로 여름 캠핑족들을 위한 ‘아빠 여기가’라는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또 지난 4월부터 월드컵 응원문화를 위해 무알콜 맥주 ‘하이트제로 0.00 2014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며 판촉활동에 주력했다. OB는 백스, 라페, 버드와이저 아이스 등 전 세계 각국 약 5종의 맥주를 수입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고 있다.
또한 롯데, 신세계 등도 맥주 시장에 뛰어들어 심심치 않은 홍보로 기존의 두 맥주 회사들도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롯데 주류의 경우 올해 4월 클라우드 브랜드를 론칭하며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만 200억~300억 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브라질 월드컵 마케팅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유통업계관계자는 “최근 롯데 주류의 경우 첫 생산량이 5만kg로 매우 협소해 대형마트나 전국 소매점에도 들어가기 힘들다. 아직 맥주사업 관련 체계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론칭을 서둘렀다는 것은 월드컵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브라질 월드컵이 기존 국내 맥주회사에 다가갈 수 있는 찬스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