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의료기기 시장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세계 1위 규모인 미국은 세계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며 2006∼2012년 연평균 약 3%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2012년 대비 약 3.5% 상승하며 1,01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고령화에 힘입어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출 확대와 동시에 신흥시장 개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성장세다. 2012년 국내 의료기기 시장규모가 4조 5,923억 원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6.6%나 성장한 것이었다. 스텐트, 소프트콘택트렌즈, 자기공명전산화단층촬영장치 등 고가장비는 여전히 수입의존도가 높지만 중국, 싱가포르 등 그동안 수출이 이뤄지지 않았던 곳에 의료용 영상처리용 장치, 소프트웨어, 치과용 임플란트 등의 수출이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국민보건 향상과 의학술 발전 및 의료, 병원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30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14)’가 열렸다. 이 전시회에는 510개사의 국내 제조업체를 비롯해 38개국에서 1,095개사의 업체가 참가해 첨단의료기기, 병원설비, 의료정보시스템, 헬스케어·재활기기, 의료관련용품 등 3만 여 점을 전시, 소개했다.
올해 ‘KIMES 2014’에서는 각종 의료 서비스와 진단용·검사용·한방기기, 의료정보시스템, 물리치료기, 제약관련기기, 수술 및 응급장비, 동물용 의료장비 등 의료 산업 관련 제품들이 소개됐다. 천장가동통합공급장치를 최초로 국산화한 한독메디칼도 전시회에 참가해 천장가동통합공급장치와 박테리아·바이러스 필터를 소개했다.
한독메디칼의 천장가동통합공급장치는 동양인과 서양인, 남녀의 신체적 차이점을 고려하고 사용 부서의 특징과 용도에 따라서 안전성과 편리성, 효율성 등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제작된 제품이며 박테리아·바이러스 필터는 인공호흡기, 전신마취기, 암부백, 폐기능검사 등 호흡기의 2차적 교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필터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 최초로 국산화 성공

한독메디칼은 국내에 몇 안 되는 의료기기 제조회사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수년간 탄탄하게 다져온 내실을 바탕으로 여느 중견기업과 견줘도 절대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천장가동통합공급장치(Ceiling Pendant System)는 한독메디칼이 가진 기술 경쟁력의 집약체다. 이를 국내 의료기기 업체로는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우리가 천장가동통합공급장치를 개발·생산하기 전까지만 해도 100% 수입제품에 의존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만든 제품을 기술 선진국인 독일에도 수출을 하게 됐다. 국내 생산 자체가 남 일처럼 여겨지던 게 사실이었는데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의료기기로 해외에서 인정받게 된 것이다.”
한독메디칼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게 된 데에는 이평환 대표의 고집스러운 외길 인생이 뒷받침 됐다.
이 대표는 1983년 한독메디칼 기술부에 입사해 한 우물만 파왔다. 30여 년 동안 의료기기 설계만 해온 셈이다. 내로라하는 곳의 스카우트 손길도 거절하며 오로지 한독메디칼과 의리를 지켜왔다. 회사 경영진도 이 대표의 이러한 노고를 인정해 본사로부터 부산지사를 분리, 창업도 가능하게 했다. 그게 벌써 16년 전의 일이다.
창업 후 그는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에 아낌없이 투자해왔다. 링거홀더, 자동시력측정기, 인공호흡기호스 등을 개발했으며 특히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금형과 각종 부품 구입에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러다 2005년 즈음, 천정가동통합공급장치를 접하게 됐다.
“그전부터 천정가동통합공급장치에 대해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워낙에 고가였던 탓에 국내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도전의식 또는 틈새시장 겨냥이랄까. 순수 우리 기술로 천정가동통합공급장치를 생산해보고 싶었다.”
그때부터 끊임없는 연구가 시작됐다. 그렇게 3년쯤 흘렀을까. 이 대표는 2008년에 국내 기술로 만든 ‘스페이스윙’이라는 시제품을 만들게 됐고 이를 KIMES에 출품했다. 선진국 제품에서 보기 힘든 높낮이 전동 작동, 냄새배출장치, 초음파충격방지장치, 이중구조베어링 등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었다.
환자와 의료인 모두를 위한 의료기기

천정가동통합공급장치는 병원 수술실, 중환자실, 응급실 등의 천정에 설치해 의료공간의 안전성과 편리성,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미래첨단형 의료기기다. 한독메디칼은 여기에 해당되는 발명 특허도 6건 등록했다.
“천정가동통합공급장치는 사용 부서와 목적에 따라 설치 위치와 높이 등을 조절할 수 있고 또 그렇게 설치되어야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필요에 따라 공간이동도 용이하도록 제작하고 있다.”
기존의 기기들은 전기동력, 의료가스, 컴퓨터통신, 전화, 스피커, 컴퓨터테이블 등 모든 부분을 천정과 벽면, 바닥에 설치해야 했다. 이렇다보니 전선 및 각종 센서선, 호스 등의 혼선으로 부담을 가지고 기기를 조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독메디칼의 천정가동통합공급장치는 천정에 설치해 간결하고 안전하며 편리하다. 신속 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기기의 모든 관절은 340도 회전하고 브레이크도 내장돼 있다. 수직기둥 기울기는 초정밀 센서와 기계장치,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교정된다.”
하지만 천정가동통합공급장치가 가장 특별한 이유는 환자와 의료인 양측 모두를 위한 의료기기라는 점 때문이다. 수많은 연구와 분석을 통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하고 제작돼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특별주문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한독메디칼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한독메디칼은 박테리아 필터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필터는 국내와 미국 공인 기관의 검증을 받은 것으로 선진국의 최고 수준 제품과 비교해도 월등히 뛰어난 세균정화 성능을 자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