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내 인생을 투영하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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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은 내 인생을 투영하는 거울이다”
  • 윤경석 부장
  • 승인 2014.06.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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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박사의 설립이념 따라 국가공익을 최우선하는 기업으로 성장

“삶에는 항상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살아온 인생의 지혜 혹은 경험이 이를 반증한다. 어둠을 지나면 새벽이 오듯, 역경을 이겨내면 좋은 날은 반드시 온다. 이는 기업도 개인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드러난 것뿐 아니라 행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세월과 경험이 녹아 있는 유한양행 연만희 고문과의 인터뷰는 경영 구루(guru)로서의 아낌없는 조언과 함께 시작되었다.

▲ “유일한 창업주를 만나고 유한양행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라는 유한양행 연만희 고문.

그는 1961년 유한양행에 입사, 올해로 54년째 이곳에 몸담고 있다.
사실 이 한 줄의 소개가 연만희 고문의 삶 전체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뛰어난 소신과 추진력으로 일찍이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눈에 띄었던 그는 평사원부터 최고경영자까지, 그것도 모자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현재 유한양행 고문과 보건장학회 이사장을 맡으며 유한양행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국민건강에 일조하고 있다.
이렇듯 오늘날 ‘연만희’가 있기까지 가장 큰 길잡이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유일한 박사이다.그를 만났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고, 이를 위해 개개인이 해야 할 역할과 책임에 대해 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기업의 성장과 궤를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보람도 컸다. 유한양행의 역사를 함께 만든 연 고문이기에, 오늘도 변함없이 창업주의 정신이 이어져 유한양행이 공익증진과 경제발전의 중심에 있기를 기도한다.

유일한 박사의 창업이념 계승·발전

▲ 유한양행 연만희 고문이 한국경영인협회가 주관한 ‘2012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유한양행에 취업, 입사 1년 8개월 만에 총무과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후 8년 7개월 만에 상무가 된 그는 유일한 박사의 가장 지근거리에서 그의 경영철학을 배울 수 있었다. 연 고문은 유일한 박사를 회상하며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늘이 더 큰 그늘을 가진 분”이라고 했다. 유 박사가 서거한 지 4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한양행이 한국 경제발전과 국민건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 또한 설립자의 크나큰 그늘의 힘이라 생각한다. 비록 설립자라는 큰 등대는 잃었지만, 그가 남긴 정신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으니 뱃머리가 틀어질 리 없다.
연 고문은 “유일한 박사의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나의 첫 번째 경영이념”이라며 “ 책임감과 윤리관을 바탕으로 한 경영이념, 철저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한 도전적인 경영, 기업의 생명은 신용이라는 믿음, 내일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오늘 미리 예방하는 자세인 유비무한 정신…이 모든 것의 실천이 바로 유일한 박사의 가르침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국가 안에 기업이 있고, 기업 안에 내 삶이 있음을 깨달은 순간부터 애사심과 애국심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유한양행이 소리없이 강하게 국가경제를 견인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공익적 이윤배분으로 사회환원의 선순환 실천
유한양행의 사회공헌사업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유일한 박사의 설립이념 아래 제약회사의 특성에 맞는 후원뿐 아니라 임직원들이 발로 뛰는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특히, 유한양행의 최대주주인 유한재단, 유한학원 등 공익적인 이윤배분이 가능한 지분구조를 가지고 있고 여기에 가장 높은 비율로 기업이윤이 배당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사회환원의 선순환을 실천하고 있다.
연만희 고문은 “유한양행을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장기적인 플랜을 세웠고 나는 이를 이어주는 한 번의 가교에 불과했다. 하지만 창업주의 경영이념이 끊기지 않기 위해서 온 힘을 기울였고, 이는 나를 비롯해 다음 경영자, 그 다음 경영자에게로 원만하게 바통터치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진리(眞理), 진실(眞實), 진심(眞心)을 실천하는 삶

▲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박사
유일한 박사가 연 고문을 눈여겨 본 것은 아마도 그의 진정성 때문인 듯하다. 창업주 앞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피력할 수 있는 자신감, 그리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정직함 등의 올곧은 모습이 유 박사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여겨진다.
연 고문은 “내 삶의 철학은 진리(眞理), 진실(眞實), 진심(眞心)을 실천의 덕목으로 삼아 행동한다는 뜻의 삼진주의(三眞主義)이다. 진리란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것이다. 나는 진리를 깨닫기 위해 양서와 선현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읽는 습관이 있어,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에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독서를 한다. 또한 기독교인으로 성서를 통해 진리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진실은 성정이 바르고 참된 것, 헛되지 않은 참 마음, 거짓 없는 사실을 표현한다. 성공한 기업의 비결은 고도의 경영전략보다 경영의 실상을 사실대로 공개하여 내외의 이해를 얻은 데서 비롯되었다는 평범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진심은 참되고 올바른 마음이라는 뜻. 진심의 마음이 없이 남을 설득한다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과 다름없다. 나와 가족을 대하듯 상대방의 처지를 가식 없이 대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것이 자신의 삶의 철학이자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국가는 사건사고의 수렁에 빠져있고, 기업은 경쟁과 불안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요즘, 유일한 박사의 경영철학이 참으로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분명 유한양행에는 그의 정신이 이어져 오고 있다.
연 고문은 “유일한 창업주를 만나고 유한양행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라며 “창업주의 믿음을 지키고자 더욱 열심히 일했고 그것이 한 회사에서 53년을 지내게 한 힘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행복한 사람’, 이 한마디 속에 깊은 여운이 있었다.
연만희 고문에게 유한양행은 자신의 삶을 오롯이 품은 곳이고, 그의 인생을 투영하는 거울이었다. 자신의 연륜과 노하우가 지속적으로 유한양행에 밀알같은 도움이 되기를 기도한다는 연 고문. 꿈이 있어 더욱 행복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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