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세월호 책임론' 엎치락뒤치락 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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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26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앞서 남경필(오른쪽)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가 고양터미널사고 현장 뉴스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6·4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지사 선거 판세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권 심판론이 표심의 향방을 가르는데 최대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남경필(49),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67) 두 후보 간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남 후보와 김 후보는 모두 수원 출신으로 고교 선후배이자 같은 교회 신자이기도 하다. 둘이 맞붙은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은 세월호 참사와 김 후보의 ‘보육교사 공무원화’ 공약, 남 후보의 ‘제주도 땅 투기’ 의혹, 통합진보당 백현종 후보의 사퇴 등으로 압축된다.
일찌감치 당내 경선에서 승기를 거머쥔 남 후보와 달리 치열한 경선을 통해 후보로 낙점된 김 후보는 선거 초반 ‘세월호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워 기선 제압에 나섰다.
김 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세월호 참사로 분노한 여심을 공략하기 위해 40대 ‘앵그리맘’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선거에 적극 활용했다.
공식 선거운동을 나흘 앞둔 지난달 18일 김 후보가 꺼내든 보육교사 공무원화 공약도 쟁점으로 부각됐다.
남 후보는 김 후보 공약이 ‘포퓰리즘’, ‘졸속공약’이라며 TV토론에서 공개적으로 공약 철회를 요구했고, 이에 맞선 김 후보는 '엄마 행복 정책'을 남 후보가 의도적으로 폄하한다며 맞섰다.
남 후보 측과 난타전을 이어가던 김 후보는 승기를 잡기 위해 지난달 29일 남 후보의 제주도 땅 투기 의혹을 들고 나왔다.
남 후보가 헌법과 농지법 등을 위반, 제주도 서귀포시 일대 과수원 땅을 불법 소유하고 있다는 주장인 데 지난 2010년 남 후보가 문제의 땅을 국가에 기증했다고 말한 뒤 실제론 기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은 가열됐다.
남 후보는 ‘포퓰리즘이 안 되니 네거티브를 한다’고 맞받았지만 김 후보는 ‘도덕성 검증을 네거티브라고 억지주장하며 오히려 교묘한 네거티브를 한다’며 반발했다.
TV토론에 나온 통합진보당 백현종 후보도 남 후보의 땅 투기 의혹을 집중 거론하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 때문에 그는 남 후보로부터 김 후보와의 공조 또는 연대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일 “진보당원, 목회자로서의 양심에 기초해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라며 돌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백 후보의 사퇴로 ‘남경필 대 김진표’ 양자 대결구도가 더 선명해졌지만 막판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인 백 후보 지지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는 미지수다.
백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에게 단 한 표도 줘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남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왕적 통치를 하는 데는 제1야당의 책임이 작지 않다”며 새정치민주연합도 싸잡아 비판했다.
두 후보는 사전투표(5월30~31일)까지 끝난 상황에서 백 후보 사퇴가 판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백 후보 사퇴로 인한 반사이익이 어디로 향할 지 셈법에 분주한 모양새다.
남 후보는 백 후보의 중도 사퇴를 ‘제2의 이정희 사퇴’로 비유하며 통합진보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연대를 부각하고 있고, 김 후보는 ‘철지난 색깔론’이라며 대응하고 있다.
두 후보의 ‘불꽃 접전’은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29일 지상파 방송이 발표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남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에서 앞섰지만, 열흘 전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남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온다.
SBS·MBC가 지난달 26~28일 TNS코리아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남 후보는 36.0%의 지지율을 얻어 김 후보(34.7%)를 1.3%P 차이로 따돌려 오차범위(± 3.5%P)에서 초박빙 접전을 벌였다.
반면 이보다 앞선 지난달 17~19일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가 미디어리서치 등 3개 기관에 의뢰,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35.7%의 지지율로 남 후보(34.8%)를 0.9%P 차이로 역전, 오차범위(± 3.5%P)에서 앞선 것으로 나왔다.
선거를 하루 앞둔 3일까지도 두 후보는 각각 ‘웰컴 투 동네방네 골목길(웰컴 투 동방골)’ 투어, ‘무박 3일 진심장정’이라는 이름으로 바닥 표심을 훑으며 막판 표심잡기에 전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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