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국물에 빠진 20년 장인의 ‘짬뽕순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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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국물에 빠진 20년 장인의 ‘짬뽕순두부’
  • 정현제 부장
  • 승인 2014.05.13 10: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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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건강식품 순두부, 짬뽕과 색다른 조화

강릉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이자 순두부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초당순부두’다. 콩을 갈아 여러 과정을 거쳐 동해안의 바닷물로 응고시켜 만든 것으로 부드럽고 맛이 고소하다. 강릉을 찾는 이들이라면 초당순두부를 반드시 맛봐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순두부와 짬뽕의 색다른 만남이 입맛을 사로잡는 ‘강릉짬뽕순두부(동화가든)’에 반드시 들러야 한다.

초당순두부마을에는 명성에 걸맞게 순두부 요리 전문점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격이 다른 요리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강릉짬뽕순두부는 오랜 연구 끝에 완성된 짬뽕에 직접 만든 순두부를 넣어 맛이 일품이다. 말로는 설명이나 상상이 불가한 강릉짬뽕순두부는 먹어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아 두 번 세 번 다시 찾게 된다.

▲ 오랜 시간 줄서서 기다린 손님들에게 최고의 맛을 선사하고 싶은 우승원 대표의 욕심이 강릉짬뽕순두부의 맛을 지켜가고 있다.

20년 초당순두부 만든 장인의 정성으로
초당순두부마을에서 20년 동안 두부를 만들었던 우승원 대표가 짬뽕과 순두부를 접목하게 된 것은 두부가 젊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설자리를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콩의 비릿한 맛이 젊은 사람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대체할 메뉴를 고민한 우 대표는 여러 음식과 두부를 접목시켜 봤지만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자신이 좋아하고 온 국민이 좋아하는 대중적인 메뉴 짬뽕이었다. 짬뽕에 순두부를 넣어 봤지만 당기는 맛이 아니었다. 20년 동안 두부만 알고 살았으니 단시간에 제대로 된 짬뽕 맛을 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 우 대표는 먼저 짬뽕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전국의 짬뽕 집을 찾아 다녔다.
“1년 동안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짬뽕 집을 찾아가 모두 맛을 봤다. 인터넷과 서적을 보며 짬뽕 맛을 연구하고 중화용 팬을 사서 팬 돌리는 연습까지 했다.”
거듭되는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우 대표만의 국물 맛을 찾았고 ‘강릉짬뽕순두부’가 탄생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메뉴가 우 대표의 손에서 완성됐지만 가게가 처음부터 문전성시를 이룬 것은 아니다.
“2년 전 이맘때, 처음 짬뽕순두부를 출시하고 하루에 4그릇을 팔았다. 하지만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6개월이 지나고 나니 손님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20년 두부 전문가가 전국 팔도를 누비며 짬뽕 전문가로 거듭난 결과다.

신선한 재료는 음식의 기본

▲ 짬뽕순두부에는 공기밥이 제공되며 된장고추절임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맛의 비법은 며느리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맛있는 음식에는 만든 사람만이 아는 비법이 있다. 우 대표는 짬뽕순두부의 비법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음식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국산이다. 고춧가루, 야채는 물론 각종 해산물도 우리 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것들을 사용한다. 동해이다 보니 생홍합이나 생바지락을 구하기 어렵지만 산지와 직접 계약을 통해 매일 싱싱한 재료를 공수해 오고 있다.”
싱싱한 재료가 첫째라면 정성과 시간은 덤이다. 강릉짬뽕순두부는 일반 짬뽕보다 조리시간이 두 세배 길다. 모든 재료가 본연의 맛을 낼 수 있도록 국물을 오래 우려내고 생홍합과 생새우, 생굴을 다져 조미료 대신 육수에 첨가해 끓이는 것이 우 대표가 귀띔해준 비법이다.

‘강릉짬뽕순두부’ 정통성 지킬 터
강릉짬뽕순두부 맛을 보려면 주말에는 한 두 시간 줄서는 것은 기본이다. 보통 1,200~1,300 그릇이 팔리는데 오후 3~4시만 되어도 재료가 모두 동나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을 잡으려는 아류작(?)들이 생기고 있다.
하나의 요리를 개발하는데 시간과 노력,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한 바, 일반 짬뽕에 순두부를 넣어도 강릉짬뽕순두부 맛을 따라올 수 없다.
다만 우 대표가 우려하는 것은 원조의 맛을 보지 못하고 다른 짬뽕순두부를 맛본 손님들이 ‘짬뽕순두부는 별로’라고 쉽게 평가하는 것이다.
“특별한 음식일수록 처음 먹어본 맛이 인상을 결정한다. 더 많은 분들에게 제대로 된 강릉짬뽕순두부 맛을 선보이고 싶다. 제대로 평가받고 제대로 대우받고 싶다”고 말하는 우 대표는 강릉짬뽕순두부를 최초로 특허 및 상표 등록해 정통성을 지켜가고 있다.
한편 강릉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짬뽕순두부를 이제 전국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다가오는 6월 신세계백화점 푸드 코트에 입점하게 된 것. 장고 끝에 결정을 내린 그는 천안신세계백화점에 직영점을 오픈한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밀려드는 창업문의를 거절했던 우 대표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본점 직원들을 직접 보내 제대로 운영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동안 고사했던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귀한 분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정성 없이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음식을 가르쳐 주고 싶지 않다”는 우 대표. 강릉짬뽕순두부를 프랜차이즈화하고 싶다는 요청 쇄도에도 불구하고 우선 직영점 오픈을 선택한 이유다. “무엇보다 사장이 음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제3자를 통해 배우려고 하거나 사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는 사람들에게는 창업해 줄 마음이 없다. 짬뽕순두부를 완벽하게 배우려면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성실하고 바른 인격을 갖춘 사람들에게만 요리를 전수해주고 있다.” 조리법을 제대로 배우고 성공에 대한 열망을 지닌 사람에게만 프랜차이즈를 허가한다는 그의 방침이 돋보인다. 강릉짬뽕순두부를 오픈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직접 강릉에 내려와 기숙사 생활을 하며 음식을 배우고 있어, 내년 초가 되면 전국 어디에서나 강릉짬뽕순두부 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00년 전통의 초당순두부

 
강릉짬뽕순두부 맛의 베이스인 두부는 20년 두부장인 우 대표 손에서 만들어 진다. 초당순두부보존회장을 맡고 있는 우 대표는 400년 역사의 초당순두부 맛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초당순두부의 맛은 간수에서 비롯된다. 바닷물로 만드는 간수는 염도가 약해 부드러운 맛을 내지만 짬뽕순두부에 넣기에는 너무 무르다. 초당순두부보다 더 찰진 순두부를 만들어 넣어야 진정한 짬뽕순두부가 만들어진다. 완벽한 순두부 제조 공정까지 익혀야 하기 때문에 강릉짬뽕순두부 한 그릇을 만드는 과정이 녹록지 않은 것이다.” 음식에 있어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우 대표는 달라지는 음식 맛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오랜 시간 줄서서 기다린 손님들에게 최고의 맛을 선사하고 싶은 그의 욕심이 강릉짬뽕순두부의 맛을 지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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