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을 실천
상태바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을 실천
  • 김태인 차장
  • 승인 2014.05.12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도는 하심(下心) 하는 과정, 그 속에서 ‘참 나’ 발견

종교가 흔히 절대적인 권능을 가진 창조주나 신을 상징하고 그를 믿고 의지하며 그 신에게 빌어 자신의 행복을 구하고자 하는 점에서 볼 때 불교는 어쩌면 종교가 아니라 그냥 살아가는 방식이나 사고방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에 대한 믿음뿐 아니라 법(法)에 대한 믿음과 구원이나 진리, 마음의 평화를 얻는 종교의 목적에서 같다는 점에서 불교도 종교임에 틀림없다. 이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며 지역민들을 위해 보시를 하고 있는 이가 있다. 경남 남해에 위치한 법흥사의 해문스님이 바로 그다.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을 실천하고자

▲ 해문스님 남해군사암연합회장/법흥사 주지
불교에서 수행하는 이들은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 자정기의(自淨其意), 시제불교(是諸佛敎)-그 어떤 나쁜 짓도 하지 말며, 착한 일은 받들어 행하고, 스스로 그 마음을 맑히는 것, 이 모든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의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가기 위해 힘든 수행을 하고 있다. 해문스님 역시 그 중 한명이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은 중생들에게 설파하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적입니다. 신과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고 또한 모든 사람들을 스승으로 알고 살아갈 수 있게 합니다. 개개인이 부처이기에 모든 사람들을 스승으로 알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거죠. 즉, 모든 사람들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일반인들에게 ‘무소유(無所有)’를 실천하라는 것은 무리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조차도 ‘무소유’의 실천에는 고행이 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인간에게는 소유욕만큼 억제하기 힘든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공유(共有)’의 개념을 개입시키면 소유욕도 억제시키지 못하란 법도 없다. 곧 남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보시’가 그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스님 역시 남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보시를 통해 중생 구제에 여념이 없었다.

걸어서 가는 도심속의 포교당-법흥사
법흥사(法興寺)는 1900여 년 초에 남해 용문사와 화방사가 합동으로 지금의 남해읍 사무소 자리에 중건하여 남해지역 포교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당시 포교당의 보광전과 남해 군수의 객사 건물이 같이 있었는데, 1917년 현재의 위치로 보광전과 객사 건물을 그대로 옮겨 세웠다. 현재 보광전은 다시 대웅전으로, 객사 건물은 설법전으로 새로 중건되어 있다. 남해 불교의 산실이며, 지역 불교 활성화를 위한 일임을 담당하고 있는 법흥사는 남해의 중심에 있어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망라하는 전방위 포교를 펼치고 있다.
“기복신앙의 영향으로 단지 절에 와서 부처님께 삼배만 올리고 기도를 드린다고 해서 복을 받는 것은 아니며 평상심을 가지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선한 마음으로 생활하며 탐(貪)진(瞋)치(痴)를 버릴 때 비로소 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에 방해가 되는 탐욕과 진에, 우치를 삼독이라 합니다. 이는 부처님을 믿는 신도들이 굳이 절에 오지 않더라도 스스로 마음을 다스린다면, 그것이 곧 수행이자 깨우침입니다.” 또한 스님은 불교에서의 완벽한 삶을 ‘하심(下心)’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마음을 낮춰 작은 것으로도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때, 또 그것을 위해 진실된 노력을 할 때 비로소 완벽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특히, 법흥사에서 운영하는 연꽃어린이집은 어린이들에게 일찍이 불교와 친해질 기회를 줄 뿐 아니라 유아교육의 마당으로서도 큰 보탬이 된다. 지난 1996년, 해문스님이 남해포교당의 현황을 파악하고 가장 먼저 한 것이 바로 어린이들이 부처님과 친해질 수 있게 자비심과 불심을 심어주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남해군으로부터 보육단체로 선정 받아 1998년 보육시설을 갖추고 어린이들에게 불심과 더불어 좋은 인성을 가르쳐 앞으로 나라의 기둥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 법흥사 대웅전 / 법흥사 불교회관

불심과 더불어 올바른 인성교육을 확립하는
연꽃어린이집

▲ 연꽃어린이집 강대주 원장
과거 스님이 길을 지나가는데 똘똘하게 생긴 어떤 어린아이가 있어 머리를 쓰다듬자 그 아이가 스님을 향해 ‘마귀가 자기 몸에 손을 댔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 때 스님은 어릴 때 잘못된 교육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닫고 법흥사에 와서 제일 처음으로 유아교육 기관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1998년에 입학식을 시작으로 현재 15회에 걸쳐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연꽃어린이집은 대한불교 조계종 법흥사(남해포교당)에서 운영하는 종교법인 유아기관으로 전인교육이 진실로 필요한 유아기를 본질적인 접근으로 신념과 지식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중심교육의 교육, 유아가 최적의 발달을 할 수 있는 환경 마련, 유아의 안정감에 대한 관심 우선, 유아의 행복을 염두에 두는 교육, 유아교육을 위해 충분한 시간 활용, 유아에게 최적의 환경 제공을 목표로 인간발달의 성격상 유아기의 경험과 교육은 한 인간의 발달에 의해 결정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기위해 전 교사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연꽃어린이집의 아이들은 불교라는 종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성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 절에서는 아이들이 가장 어른입니다. 법회를 할 때 아이들이 떠들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떠든다고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연꽃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시스템으로 올바른 교육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스님은 “어린이집은 단순히 불교 시설이 아니라 지역 어린이들이 자연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어야 합니다. 이에 지역관계자와 주민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 속에 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 아이들이 훌륭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연꽃어린이집은 사회봉사를 통해 복지 분야에 힘을 쏟아야 하겠다는 해문스님의 일념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남해 어린이 교육의 중심이 되고 있다.
▲ 법흥사에서 운영하는 연꽃어린이집
남해군사암연합회의 회장으로 있으면서 회원들과 남해 지역의 전통사찰 계승과 더불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처님의 뜻을 전하는 소임을 다하고 있는 해문스님. “대도무문(大道無門).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어떤 특정한 길이 따로 닦여 있는 것이 아니라 가는 자가 닦으면서 가는 길’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참답게 수행하면서 걸어간다면 수행자가 가는 길이 곧 부처의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즉, 깨달음이란 바로 스스로의 ‘열림’입니다”고 전하는 그의 바람처럼 해문스님과 지역신도들이 힘을 모아 이룩한 불사를 뛰어넘어 앞으로도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더욱 많은 사람에게 비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그를 통해 법흥사가 남해 지역의 대표적인 포교당이 될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