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세상 속에 존재한다.” 성복중앙교회 길성운 담임목사의 말이다. 길 목사는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지 못할 때의 아쉬움을 지적하며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교회가 교회 자체만을 위해 존재한다면 불행한 일이다. 교회 안에서 예배하고 교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교회는 성도들이 그곳에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한다.

“최근 몇 년 간 교회는 밖으로는 거대한 반기독교 세력들의 공격, 안으로는 부패로 인해 둔화를 넘어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래서인지 이곳저곳에서 교회 위기설을 논한다. 교회에 대한 공격의 핵심은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며, 성도가 성도답지 못하고, 교회의 본질인 사랑과 헌신, 희생과 봉사를 잊어버리고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다. 진정한 교회의 부흥은 교회가 교회답고 성도가 성도답기를 노력할 때 시작된다.”
성복중앙교회 길성운 담임목사는 충청도 산간벽촌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올라왔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에서 ‘겟세마네’라는 선교단체에서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만났다. 이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을 공부해 목사 안수를 받았다. 사랑의교회에서 7년 간 부목사로 사역하다가 5년 전부터 성복중앙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철저한 말씀훈련과 제자훈련
성복중앙교회는 1967년에 설립해 올해로 47주년을 맞았다. 성복중앙교회 설립자인 故 이천석 목사는 ‘성령으로 뜨겁게! 은사로 강하게! 말씀으로 새롭게!’라는 이념으로 서울시 성북구 종암동에 교회를 세웠다. 1970년대에 성령운동을 통해 한국교회 내의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치료한 이 목사는 교회뿐 아니라 한얼산 기도원 원장으로도 유명하다. 그곳에 다녀오지 않은 크리스천이 없을 정도로 역사적인 장소였다. 뿐만 아니라 차범근 감독, 양영자 선수, 배우 고은아 등이 이 목사를 통해 치유 받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기도 했다. 이제 성복중앙교회는 이전 시대의 영적 유산을 바탕으로 철저한 말씀훈련과 제자훈련으로 영적인 균형을 이뤄나가고 있다.
“과거 성복중앙교회는 한 분 목사님의 유명세 덕에 유명했다면 이제는 한 사람의 신실한 평신도 때문에 유명한 교회가 되길 꿈꾸고 있다.”
길 목사는 이전 사랑의교회 부목사 시절, 제자훈련과 성경대학 강의 및 특별새벽기도회 팀장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성복중앙교회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2년간의 체계적인 성경대학 강의를 통해서 배출된 학생들을 다시 2년 동안 작은 예수로 만들어내는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직접 인도하여 온 성도가 말씀 훈련을 받도록 하고 있다. 좋은 전통인 기도의 영성이 말씀으로 훈련되어 지난 20년간 어려움을 겪던 교회가 회복되고 활기를 되찾았다.
그는 ‘교육이 우선’이라는 목회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에 영아 때부터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사랑을 만날 수 있게 하고 있다.
“유치부 때보다 영아부 시기 때 말씀에 대한 흡수율이 높다. 이때 말씀으로 양육하면 성인이 된 후에도 하나님의 법을 따르게 된다.”
성복중앙교회는 몇 해 전 교회를 리모델링하면서 영아부 예배실을 비롯한 교육부서 시설을 새롭게 꾸몄다.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놀이기구를 구비한 것은 물론 ‘오감체험 성경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교실을 열어서 내실 있는 미래인재를 양성 중에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수년간 각부서가 3배 이상 성장을 경험했다.
매일 아침 청년들에게 아침식사 제공

교회는 ‘새벽만나사역’을 통해 매주 월~금요일 아침에 지역 내 혼자 사는 청년들에게 매일 약 100인 분 이상의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주로 고려대학교 지방유학생들과 주변의 대학생, 이른 아침 출근하는 청년들이 교회를 찾는다. 시간이 갈수록 그 수는 점점 늘고 있고 많은 경우가 비기독교인이지만 교회는 더욱 즐거워한다. 이것이 교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만나사역은 일찍부터 시작된다. 오전 7시 식사 시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새벽 4시부터 20여 명의 여권사와 여집사들이 5개조로 팀을 나눠 식사를 준비한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불평을 할만도 한데 따뜻한 끼니를 준비하는 이들은 “집 떠난 내 자식을 먹이는 것 같아 애틋하고 이런 젊은이들이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뿌듯하다”고 말한다.
“우리 교회에는 뜨거운 어른들이 계신다. 많은 고난 속에서 연단되신 분들이기 때문에 웬만한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몸으로 봉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신다.”
교회는 나눔과 기부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강북에는 독거노인들과 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길 목사는 이에 매주 1회씩 지역의 80여 가정에 반찬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카페를 열어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도 한다. 오픈하고 2년 동안은 고려대학교에 2,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이밖에도 성복중앙교회는 매년 사랑의 쌀 나누기, 이불 나누기, 비타민 나누기 등의 나눔행사를 비롯해 은평천사원 등 보호시설에 사랑나눔, 영등포역 쪽방촌 방문 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교회 주차장을 개방해 질서 있는 지역사회 만들기에도 일조하고 있다.
“차인표-신애라 부부처럼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이 교회에 관심을 갖게 해야 한다. 그들처럼 세상 속에서 빛나는 일꾼들을 배출하는 교회가 됐으면 좋겠다.”
성복중앙교회는 지난 2012년 창립 45년을 맞아 사랑의 장기기증 서약예배를 개최한 바 있다. 여기에는 435명이 동참했다. 당시 길 목사는 “창립 45주년을 맞아 장기기증 서약을 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큰 선물을 주신 것 같다”면서 “생명을 나누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장기기증 운동에 모두 동참하자”고 전했다.
길성운 담임목사의 목표는 더 많은 ‘건강한 그리스도인’을 배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지방 유학생들과 지역청년을 양육하는 것이며, 더 많은 노인들에게 반찬을 나눠주는 일이다. 무엇을 더 하려기보다 지금하고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 이것이 길성운 담임목사의 목표이자 계획이다. 그리고 그는 믿는다. 자신과 교회의 이러한 노력과 정성이 알음알음 사람들의 가슴 속에 뿌리내릴 것이라는 걸.
끝으로 길 목사는 시대에 한 마디를 던진다. “십자가를 지려는 사람이 없어서 세월호는 이렇게 큰 아픔을 남겼다. 남의 탓이 아니라 나부터 손해 보려는 십자가 정신이 우리 사회에 회복되기를 꿈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