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대구,경북=구웅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종섭 의원(자유한국당, 대구 동구 갑)이 남북 군사분야합의서 북측 원본을 열람한 결과, 북한은 북방한계선이 아닌 《북방한계선》으로 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쌍꺾쇠는 북한에서 ‘소위’, ‘이른바’ 등의 의미로 사용해 ‘북한이 합의서에 북방한계선(NLL)을 명시해 NLL을 인정했다’는 대통령과 정부의 주장은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북한어문규정’ 문장부호법 제11항 인용표(《》)에는 “3) 《이른바》라는 뜻을 가지고 따온 일반적인 말마디나 부정적인 표현의 앞뒤에 쓴다」고 명시되어 있고, 예시로 ”미제는 《원조》를 미끼로 남의 나라를 침략한다”는 문장을 들었다.
실제로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내 나라’ 등 성명에도 《자유한국당》, 《5.24조치》등에는 반드시 쌍꺽쇠를 사용해오고 있다. 익명의 북한전문가는 “《북방한계선》 표현은 북한이 NLL을 인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쌍꺾쇠 사용이 ‘강조의 의미’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으나, 북한에서 강조의 의미로 쌍꺽쇠를 사용하는 것은 《김일정 저작집》, 혁명소설 《백두산 기슭》과 같이 북한 정권의 업적, 치적 칭송 시에 사용한다.
지난 12일 진행된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정종섭 의원의 “북한이 늘 주장해오던 그들의 기준선(경비계선)을 포기했느냐”는 질의에 박한기 합참의장은 “북한이 경비계선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을 한 바 있다.
또한 국방부는 지난 21일에 정종섭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답변에도 “북측은 소위 해상 경비계선을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이를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고 명시했다.
정종섭 의원은 “북한이 NLL을 '소위'를 뜻하는 기호로 별도 표기한 정황을 볼 때 NLL을 수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는 우리 장병들이 피로 지켜온 NLL을 남북관계 개선 성과의 도구로 활용해선 안될 것”이라 강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