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기(陰氣)를 기르며 건조한 기운을 없애주는 것이 가을 양생의 핵심
“정기존내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이라는 말이 있는데, 바른 기운이 몸 안에 충분하면 나쁜 기운이 감히 침범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사실 감기 바이러스나 기타 모든 감염균이 우리 공기중에는 많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어떤 사람은 병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병에 걸리지 않는다. 이유인 즉 어떤 사람은 몸이 약해서 나쁜 기운이 침범을 하고 어떤 사람은 몸이 튼튼해서 나쁜 기운이 침범을 못하거나 들어와도 쉽게 이겨내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가을바람 탓에 신체의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는 요즘, 병이 감히 내안에 머물 수 없도록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가을은 습도가 낮아 건조하고, 바람이 많아 땀의 증발이 많아지므로 인체의 피부가 건조해져 갈라지며 입과 목이 건조해지기 쉽다. 또한 머리털이 빠지기 쉽고 대변이 쉽게 굳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때는 반드시 일정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적당한 수분을 섭취하며, 극렬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피하여 진액과 정기의 소모를 막아야 한다.
자연기후와 상응하는 인체 역시 가을에는 정서가 불안정해지고 감정도 메말라지며 곧 잘 슬프고 우울한 감정에 빠지기 쉽다. 그러므로 가을엔 수확하는 기쁨을 조용히 생각하며 마음을 편안하고 밝게 할 수 있도록 감정조절을 잘 해야 한다. 또한 건조한 날씨로 진액을 소비하기 쉽기 때문에 음기를 보하고 폐기를 윤택하게 해주어야 하므로 가을철에는 매운 맛을 줄여 폐기를 고르게 하고, 신맛을 늘려서 간기를 돕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폐를 윤택하게 하며 혈을 기를 수 있게 하는 검은깨, 호두, 참쌀, 꿀, 유제품, 감자 등을 섭취함으로써 진액을 보충시키고, 평상시에는 과일이나 야채즙, 우유 등을 마심으로써 호흡기관을 습윤하게 하고 변비를 예방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하여야 한다.
한편, 가을철은 하늘이 높고 기분이 상쾌하여 각종 운동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운동시에는 의복을 가볍게 하여 과도하게 땀을 내는 것을 방지하고, 찬 공기에 의한 감기를 주의해야 한다. 또한 냉수욕이나 냉온욕을 함으로써 신체의 적응력을 증강시킬 수 있다.
여름철에서 가을철로 바뀌는 시기에는 알레르기 비염, 천식, 유행성출혈열등에 걸리기 쉬우므로 가을철 발생하기 쉬운 질병에 대한 정보를 숙지하여 병에 붙들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가을, 너와 보내기엔 억울해
◈ 감기: 종잡을 수 없이 오락가락하는 가을날씨에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호흡기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다. 습도가 낮으면 건조한 공기가 호흡기를 자극하기도 하고 가래를 말라 붙게 해서 가래 배출에 지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피부를 단련시키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마른수건을 가지고 피부를 자주 문질러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피부를 단련시키는 운동으로 추운 실외에서 하는 모든 운동이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조깅이 좋은데 심폐 기능을 키워주며 적절한 땀을 흐릴 수 있어 효과적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고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가을로 접어 들기 전에 운동을 시작하는 편이 좋다. 그리고 반드시 땀은 바로 닦고 온수로 샤워를 하고 옷을 바로 갈아 입는 것도 중요하다. 반신욕이나 족욕도 좋은 방법이다. 발과 배를 따뜻하게 하면 체내의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건강해져서 감기도 잘 안 걸리게 된다. 감기에 걸렸어도 심하지 않을 때에는 반신욕을 하고 자면 그 다음날 훨씬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는 면역체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므로 감정조절을 잘해야 한다. 밝은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도 감기의 예방에 중요하다. 이렇게 하는 것은 면역체계를 증진시킴으로써 감기 바이러스의 침범을 막고, 설사 감기에 걸리더라도 자연히 치유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보다 밝고 적극적인 사람일수록 감기에 걸릴 확률이 적어지며 불행히도 감기에 걸렸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할 수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귤찜, 마늘무즙, 생강탕, 마늘 된장국 등을 먹으면 회복하는데 효과가 있다.
유행(?)이라고 다 따라가면 안돼요
◈ 유행성출혈열: 유행성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에 의한 발열, 출혈, 신기능장애 등을 특징으로 하는 급성 전염성 질환이다. 한타바이러스 중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서 신증후출혈열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10∼11월과 5∼6월에 발생하고, 농부나 군인에게 많이 발생한다. 원인 바이러스가 포함되어 있는 들쥐의 배설물을 사람이 흡입함으로써 감염되는데, 사람끼리의 전염은 일어나지 않으며, 평균 잠복기는 2∼3주이다. 이 질환은 발열기, 저혈압기, 핍뇨기(소변양 감소), 이뇨기(소변양 증가), 회복기 등 다섯 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발열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얼굴과 목의 발적(염증이 생겼을 때 그 부분이 빨갛게 부어 오르는 상태), 결막 충혈, 인두 발적, 입천장이나 겨드랑이의 점상 출혈 등이 생긴다.
유행성 출혈열이 발병하면, 되도록 빠른 시기에 입원하여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 방법으로는 질병유행지역의 산이나 들에 가는 것을 피하고, 야외에 갈 때는 긴 옷을 입고, 풀밭에 눕는 것을 금하며, 귀가 시에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몸을 씻는 것이 좋다.
훌쩍훌쩍, 우는거 아니예요
◈ 알레르기성 비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재채기와 콧물이 특징인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가는 추세이다. 감기증상과 비슷하면서도 심하며 축농증, 결막염, 피부염까지 동반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봄이나 가을과 같은 특정 계절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계절성과 1년 내내 증상을 보이는 통년성 두 가지로 나뉜다. 계절성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창문과 문을 닫아 실내에 꽃가루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야외 활동 후에는 환자 뿐 아니라 가족들도 옷, 모자 등을 털고 샤워나 목욕으로 머리, 피부등에 있을 수 있는 꽃가루를 없애 실내 오염을 막아야 한다.
꽃가루 선물, 이건 아니잖아~
◈ 알레르기성 천식: 천식이 심해질 수 있는 요인으로는 꽃가루 알레르기. 감기. 곰팡이균. 집먼지 진드기. 대기오염 등을 들 수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봄보다 오히려 가을이 더욱 심하다. 가을에 날리는 꽃가루는 쑥 꽃가루. 풍매화 꽃가루. 돼지풀 꽃가루 등인데 1년 중 8월말과 9월이 가장 많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경우는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어 치료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 집먼지 진드기 또한 가을철이면 천식환자를 많이 유발시키므로 소파나 카페트에 끼기 쉬운 집안 먼지를 말끔히 털어내고 통풍을 자주 시켜주는게 좋다. 원인이 쉽게 규명되지 않는 천식을 막으려면 약물이나 방부제, 색소 등이 있는 음식물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화장실에서 본 까만색은 위험경보
◈ 상부위장관 출혈: 상부위장관 출혈은 식도, 위 그리고 상부 십이지장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말하는데, 피를 토하는 토혈이나 새까만 변을 보는 흑변의 형태로 나타나고 약 1000cc이상의 상부 위장관 출혈이 있으면 혈변이 나오게 된다.
병원에 오게 되면 혈액검사, 대변 잠혈 검사, 비위관 삽입등으로 출혈 여부를 확인하고 출혈이 의심되면 내시경을 통하여 조기에 출혈 원인과 부위를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상부위장관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주, 카페인 함유 음료, 강한 향신료를 삼가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두부, 무, 호박, 당근, 양배추 등 녹황색 야채, 생선의 흰 살코기 등이 좋으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식사는 되도록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건조한 인생은 싫어
◈ 피부건조증: 공기 중에 수분이 적어지고. 싸늘해지면 피부염이나 이와 관련된 질환도 속출한다. 피부관리의 원칙은 추위에 노출을 피하고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선 잦은 목욕과 비누칠을 피해야 한다. 피로회복 차원에서 뜨거운 온탕목욕이나 사우나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이것은 피부보호막을 손상시켜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하는 지름길이다. 샤워횟수는 일주일에 2~3회가 적당하고, 가습기를 이용해 공기 중에 수분을 촉촉히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샤워후에는 기름기가 있는 로션이나 오일을 몸에 바르는 것이 좋고 손발바닥이 갈라지는 증상에는 연고나 영양크림을 발라 준다. 하지만 피부가 건조하다고 해서 무조건 유분이 많은 크림을 바르는 것은 옳지 않다. 피지선과 땀구멍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피부건조증을 막기 위해선 물이나 따뜻한 차를 많이 마시고,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운동, 그리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