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핵심 정책브레인으로서 강원도의 떠오르는 인물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속초ㆍ고성ㆍ양양 지역구 출신의 초선의원으로 17대 국회 전반기동안에는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활발한 의정활동과 전문가다운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 이미 당에서는 외교·안보통으로서 공히 인정받아 왔다. 최근에는 한나라당의 통일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제2정조위원장의 중책을 맡아 여의도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분단국가에 살면서도 분단 고장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강원도 고성은 휴전선으로 둘로 나뉘어져 남북한에 똑같은 행정명이 그대로 남아있는 분단 지역이다. 그만큼 고성, 속초, 양양지역은 분단의 의미가 어느 지역보다 특별한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 지역출신의 정문헌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탈냉전기 남북관계와 미국의 역할’을 주제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고, 고려대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는 한나라당내에서 손꼽히는 통일안보통으로 자리 잡았다.
내년 대선 앞두고 야당 통일외교 안보정책의 고위책임자로 밝탁
정의원은 지난해 3월까지는 원내부대표를 맡아 한나라당 지도부와 여당과의 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지난달에는 한나라당의 중앙정책 중에서도 통일ㆍ외교ㆍ국방 정책을 총괄하는 제2정조 위원장에 발탁되었다. 이제 막 17대 국회가 반환점을 통과한 시간적으로 그리 길지 않은 점과 초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가에서는 비교적 요직을 두루 거치는 쾌속 순항을 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이런 평가에는 그동안 정 의원의 부지런한 의정활동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해 본회의 98%, 상임위 84%의 높은 출석률을 보이며, 국회남북관계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국회 쌀협상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및 한나라당 농어촌 살리기 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농어촌 출신 의원답게 농어촌 발전에 주력해 왔다.
뿐만 아니라 정문헌 의원은 조선시대 사관(史官)제도처럼 대통령의 기록물을 관리ㆍ보존하는 내용을 담은 ‘예문춘추관법’을 지난해 말 발의했다. 정 의원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기록문화의 전통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일제가 춘추관을 없애는 등일제 시대 때 이 전통이 끊어졌죠. 게다가 우리 대통령들도 퇴임하면서 기록들을 없애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록의 중요성과 법적인 제도로 기록을 보존해야 함을 주장했다. 예를 들면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을까 등 국민들이 궁금해 할 법한 기록들을 법적으로 영구히 남기자는 취지라 한다. 이로 인해 올해 정부도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을 입법예고하게 되었고 앞으로 정부의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과 정문헌 의원의 예문춘추관법이 국회 행자위에서 병합 심리돼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게 될 예정이다.
이러한 다방면에서의 종횡무진한 활약으로 정 의원은 일찌감치 한나라당 내에서는 당의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문제를 풀어가는 게임메이커로 낙점 받았다. 이에 한나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정 의원을 제2정책조정위원장으로 발탁, 통일외교안보 정책입안과 이슈선점 등을 관장하는 정책 지휘봉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 지도부와 협의를 토대로 한나라당 전문위원을 비롯, 여의도 연구소의 연구진, 그리고 보좌진을 총동원, 함께 머리를 맞대어 국민을 위한 좋은 정책과 아이디어를 내는데 역점을 둘 방침”임을 밝혔다.
정부 잘못된 정책에 날카로운 비판
작통권 환수는 안보불안 조장 행위
최근 정문헌 의원은 언론을 통해 거의 당의 정책대변인 역할을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 계속되는 라디오, TV 토론이나, 세미나 등으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보통 1회의 토론, 세미나를 준비하는데 적어도 나흘은 꼬박 소요되는데 토론 전 준비하고 읽어야 하는 자료가 몇 백 페이지에 달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라 한다.
지난해에는 대북지원 문제와 북핵문제 등 주로 북한에 한정된 주제와 관련 방송출연이 많았다면, 올해에는 독도문제, 북한미사일 발사문제, 한미동맹과 작전통제권 문제 등 북한뿐만 아니라 국제관계와 안보와 관련한 토론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그만큼 한반도 문제가 점점 커져서 국제화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는 어떻게 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함께 통일안보 문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실타래가 더 얽혀가는 느낌을 주고 있어요”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나아가 “뭔가 사태는 더 심각해지고 악화되어 가고 있는데, 안보불감증의 정부는 일방적인 대북지원만 생각하고 있고, 미국의 실패만을 운운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고향의 어려움을 생각하며 강원 영북지방 발전에 온힘을 기울일 터
설악산과 동해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 강원도의 속의 진주(珍珠)로 불리는 속초, 고성, 양양. 하지만, 빼어난 자연환경만큼, 자연재해도 잦은 곳이다. 02년의 태풍 루사, 03년의 태풍 매미에 이어, 작년의 고성산불과 양양산불로 인해 낙산사 등 소중한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주민들까지 많은 피해를 입었다.
올해에도 강원지역의 집중호우로 인해 양양지역이 침수피해를 입자, 정 의원은 한명숙 총리를 만나 양양군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하고, 시급한 재해복구를 위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정 의원은 “가뜩이나 동해바다에 고기가 잡히지 않는데, 자연재해까지 겹쳐 정말 지역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요. 고향 분들 생각하면 제대로 잠도 이룰 수 없죠”라며 깊은 한숨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침체된 지역경제와 설악의 관광경기의 진작을 위해 보다 체계적인 설악발전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각종 규제완화, 조세감면 등의 세제혜택과 외국 자본의 투자활성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통일관광특구법안’을 추진에 온힘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한나라당에서는 설악-금강을 연결하는 통일관광특구법의 추진을 당론으로 정한 상태. 정 의원은 지난 6월 ‘통일관광특구법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국회에서 개최하는 등, 올 가을 국회 회기에 상정하기 위해 마무리 손질을 하고 있다. 그는 “강원 영북지방의 중요한 앞날이 걸린 법안이라 생각한다”며 국회의원 뿐 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통일관광특구법의 제정에 힘을 합쳐야 하며, 국내외 자본 유치를 적극추진 하는 등의 행정과 병행되어야 가속화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정치와 노동운동의 명가(名家)노동계 대부 故 전진한 선생이 외조부
정문헌 의원은 지금은 정계에서 은퇴한 4선 의원이자 정무장관을 역임했던 정재철(鄭在哲) 의원과 故 전금주(錢金周: 前 숙명여대 총동창회장) 여사의 장남이다. 또한 대한민국 건국과 함께 초대 사회부 장관을 역임했던 우촌(牛村) 전진한(錢鎭漢) 선생이 바로 정 의원의 외할아버지이다. 부친인 정재철 前 의원은 정무장관 재직시절인 1985년, 학생 시위를 근원 차단하겠다는 취지의 ‘학원안정법’ 추진을 사직을 무릅쓰고 막아낸 일화로 유명하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학원안정법 반대의 소신을 직접 건의, 학생들에 대한 강경진압을 철회토록 한 바 있다. 또한 1982년 국회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에는 헌정사상 최초로 여야 만장일치로 예산안을 통과시킬 정도로 여야를 초월한 원만한 성품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전진한 선생은 일제 때 협동조합운동으로 항일운동을 펼쳤고, 해방 후에는 노총을 창설하는 등 한국 노동운동사의 선구자라 불리는 역사적인 인물이다. 전진한 선생에 대한 인간적이고 감동적인 일화는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첫 국무회의가 열렸을 때, 전진한 선생은 지각을 하게 되었다. 그 때 동료장관이 그 이유를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남의 양복을 빌어 빨았는데 미처 마르지 않아서”였다는 일화를 남겼다. 우촌 선생이 얼마나 청빈한 삶을 살았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1972년 4월 사회장으로 치러진 우촌 선생의 영결식에는 전국 3천5백여 업체 50만 근로자들이 노동현장에서 1분간 타종이 울리는 가운데 추도 묵념을 했을 정도로 노동자들의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사진은 정문헌의원의 외조부인 전진한 선생이 별세했을 당시의 언론보도(조선일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그의 청빈한 삶과 강직했던 성품은 아직도 한국 노동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정문헌 의원은 존경하는 인물로 주저 없이 외할아버지이신 전진한 선생을 꼽았다. 정 의원은 “외할아버지의 유언이 「통일을 보지 못해 섭섭하다. 노동자로 살다 노동자로 간다」였어요. 그래서였을까요? 아니면, 고향이 분단지역이어서인지, 아예 우연인지. 고교시절부터 우리나라 통일문제에 대해 뭔가 끌리게 되었지요.”라며, 김구 선생과 함께 전진한 선생을 존경하고, 특히 외조부에 대해서는 나름의 자부심도 갖고 있다고 한다.
정문헌 의원은 “우리 역사에서 훌륭하신 분들의 공통된 뜻은 政은 正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나라의 정치가 바로 서고, 올바르게 가야지, 모든게 잘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취재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약력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
국회 FTA 포럼 책임연구자(현)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현)
한나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