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들꽃 같은 사랑 '표정없는 남자'
상태바
가을날의 들꽃 같은 사랑 '표정없는 남자'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8.10.22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언제나 내게 환하게 웃어주던 그 남자, 표정과 함께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2006년 《훈민정음 암살사건》으로 등단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김재희는 이후 《경성 탐정 이상》 연작과 역사추리소설 《색, 샤라쿠》, 정통 경찰추리물 《섬, 짓하다》와 《이웃이 같은 사람들》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장편 미스터리를 꾸준히 발표하며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김재희가 2016년 발표한 서정스릴러 《봄날의 바다》의 연장선에 있는 《표정없는 남자》의 부제는 ‘가을날의 들꽃 같은 사랑’이다. 연인 사이의 애정과 갈등, 아픔과 극복이 작품 전면에 드러나 있지만, 그 배경에 자리한 사회적 문제들을 넓고 깊게 파 들어가는 《표정없는 남자》는 또한 본격적인 감건호 프로파일러 시리즈의 출범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연인 사이에서조차 발생하는, 어쩌면 연인이기 때문에 빚어지는 감정적 혼란과 일탈행위들. 그 뿌리에 있는 어두운 사건을 파고들어 가면서, 성장 배경에 따른 대인관계와 소통의 어려움, 범죄행위와 환경과의 연관성,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피상적인 소통 문화, 각종 사회문제들의 사회적인 해법과 안전장치 마련 등 독자로 하여금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생각해 보게 하는 《표정없는 남자》는 또한 감건호 프로파일러 연작의 본격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독특한 캐릭터로 독자를 매료하는 생계형 프로파일러 감건호는 그 특유의 악착같은 생명력으로 살아남아, 후속작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여 독자들을 찾아갈 것이다.

경찰에서 밀려난 뒤 종편채널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때로 패널로 동분서주 사생결단 활약하는 생계형 민간 프로파일러 감건호, 그가 《봄날의 바다》 이후 2년 만에 다시 독자를 찾아왔다. 프로그램마다 조기종영을 맞자 감건호는 10년 전 실종된 성범죄 전과자와 그 아들 윤준기의 미스터리를 자신의 방송에 활용할 생각으로 청년이 되었을 윤준기를 추적하며 시청률 확보에 승부를 건다.

출판사 편집자 김유진은 우연히 8살 연하의 윤준기를 만나 그의 적극적인 대시를 받는다. 좀처럼 치유되지 않는 가족사의 아픔으로 대인관계의 문을 닫고 지내던 유진은 비슷한 상처를 지닌 준기에게 서서히 열려 가고, 준기는 유진에게 완전한 교감과 소통의 관계와 장밋빛 내일의 꿈들을 이야기하며 극진한 정성을 쏟는다.

관계가 진전되자 준기는 유진의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생활을 통제하려 하며, 거부반응을 보이면 유진에게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행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곧바로 사과하고 자책하며 과거의 아픔을 고백하는 준기에게, 유진은 어찌할 바를 모르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면서 관계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 와중에 서로의 내면 깊은 곳에 감춰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숨겨온 비밀이 한꺼풀씩 드러나고, 끝을 모르고 폭주하던 준기는 막다른 곳에 이르러 돌이킬 수 없는 일을 행하는데...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