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포츠에 열광한다. 그중에서도 국민스포츠로 각광 받으며 국민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야구. 많은 야구인들 가운데 특히나 야구에 미친(?)사람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함안군야구협회의 조현진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외골수처럼 야구만을 사랑하며 수 십년이 넘는 세월을 야구를 위해서 몸을 바친 그를 만나 야구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야구만을 사랑하고 야구판에 빠진 남자, 조현진 회장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축구경기장이 1,300여 개나 되는데 이에 비해 야구장은 다 긁어모아도 100여 개를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지자체들은‘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야구장에 투자하는 것을 벤치마킹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야구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4년 전 야구장의 필요성에 대해 제가 목소리를 높일 때는 아무도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습니다. 함안은 따듯한 기후와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고, 대도시로부터의 교통연결망도 잘 마련돼 있습니다. 즉, 캠프지로 갖추어야 할 요건은 다 갖추고 있는 셈이죠. 예전에는 운동선수들이 훈련만 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때문에 선수들의 여가를 위해 문화자산과 관광자원인프라 구축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함안은 그동안 함안 야구동호회원들을 위한 제대로 된 구장이 없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경기를 해오다 칠서면 ‘수변생태공원’ 한 켠에 야구장 부지가 마련돼 이제 그들의 바람이던 야구장 건립의 꿈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60여만 평의 광활한 생태공원 가장자리에 야구장 4면의 부지를 확보 한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경기를 하기에는 마운드 상태가 너무 나빴다. 마운드는 언 상태로 거품처럼 부풀어 올라 바닥과 격리되어 있었으며 배수시설 또한, 전무해 조금만 비가와도 며칠 동안 물이 빠지지 않아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는 열악했다. 펜스 또한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로는 연중 주말마다 열릴 사회인야구리그 대회를 치를 수가 없었다. “야구장 부지는 확보했지만 야구장다운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야구장 조성공사가 시급했습니다.” 이에 그는 사재까지 털어 야구장 조성 공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주변의 사람들이 그런 그를 보며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조현진 회장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이런 그와 함안군야구협회 회원들의 각고한 노력으로 지난 2013년 오랜 숙원사업이었던‘칠서야구장’건립을 이루어 냈다.“칠서야구장은 정식구장 2면과 다목적구장 2면의 마사토 구장으로 펜스, 덕아웃, 가로등, 파고라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사회인들뿐만 아니라 프로 선수들이 훈련을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야구장입니다. 때문에 칠서야구장은 함안 지역의 야구인들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야구인들도 이용할 수 있어 경남 야구인들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천혜의 조건을 자랑하는 칠서야구장

야구장 각 면마다 5,000평의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 칠서야구장은 평일인데도 야구를 하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칠서야구장에는 연세대와 건국대 등 서울의 7개 대학 야구부와 프로 팀인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트의 2군 선수들과 경찰청 야구팀이 동계훈련지 및 연습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과 울산, 경남 등지의 어린이들로 구성된 리틀야구단도 칠원야구장에서 공계훈련을 한 바 있다. 이처럼 칠서야구장이 전국에서 몰려들 정도로 동계훈련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조 회장의 유치 노력이 주효한 결과라는 것이 야구관계자의 평가다. 평소 칠서야구장에서 선수들 훈련 및 관리를 하고 있는 경남대학교 야구부 김용위 감독은 “칠서야구장이 지금의 면모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함안군야구협회 회원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조현진 회장이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없었다”라며 “조현진 회장이 야구에 미쳤기 때문에 가능 할 수 있었다. 중학교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는 그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라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칠서야구장에는 연간 4만 명이 넘는 야구인들이 이곳에서 연습과 더불어 본인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야구는 기다림의 스포츠입니다. 일정한 흐름을 맹렬히 쫓아가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중간중간에 빈 시간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야구를 인생과 닮았다고 합니다. 9회말 2아웃까지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더불어 야구는 혼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닌 단체경기입니다. 때문에 야구를 하면 협동심을 배울 수 있고 남을 배려하는 배려심을 키울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야구를 할 때 가족단위로 와서 구경하기 때문에 가족간의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작년 칠서야구장에서 치른 사회인 야구 리그대회는 모두 270경기를 치렀다. 칠서야구장이 건립된 첫 해(18팀 참가, 190경기)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이다. 또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매주 700여 명의 야구인들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조현진 회장은 “함안군야구협회가 다른 체육분야에 비해 열악한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칠서야구장 덕택으로 함안을 전국에 홍보하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앞으로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어 함안의 칠서야구장이 전국 야구인들의 성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라고 피력했다. 현재 조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기금 생활체육시설 설치지원 기금 3억 5,000만 원을 배정받아 현재 4개면 야구장에 추가로 펜스를 만드는 등 재정비를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야구 꿈나무들의 육성을 위해 지난 2011년에 출범된 함안리틀야구단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람을 도입해 많은 야구 꿈나무를 키우고 싶다고 했다.

“향후 전국에서 오는 야구인들이 보다 편한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야구전용 통합시설을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함안을 찾는 운동팀과 선수단이 묵을 숙박 시설과 음식점이 없고서는 큰 대회를 유치하기가 힘듭니다. 이에 함안군과 연계해 안락한 야구전용 통합시설을 만들어 많은 스포츠인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불과 2여년 전만해도 다른 지역에서 연습을 했지만 이제는 많은 야구인들이 함안으로 찾아오게 되었다는 조현진 회장. “향후 타 시군의 사회인 야구팀 초청대회를 개최하여 함안군을 홍보하고 칠서야구장을 널리 알리고 싶다”라는 그의 바람처럼 함안의 칠서야구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함안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