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스마트하게 소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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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스마트하게 소비하자
  • 최진희 기자
  • 승인 2014.04.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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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 증가 추세

해외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해외 직구 금액이 2013년 10억 달러를 넘어서 지난해 대비 111%가 증가했다. 의류, 건강식품 위주에서 최근에는 유아용품, 식품, 가전제품까지 확대됐고 미국, 중국, 독일 등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입의존도는 OECD 국가 중 11위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소비의 개방도는 34개 국 중 29번째에 불과하다. 수입의 대부분이 원자재에 치중되어 있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개방도가 낮다는 점이 해외직구에 대한 반응으로 연결되고 있다.
시장 개방이 미흡한 소비 품목일수록 해외 직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자동차, 가방, 의류, 신발, 이·미용품, 보건용품 등은 소비 개방도가 특히 낮게 나타나는데 자동차를 제외하면 최근 해외 직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품목들이다.
과거 일본에서 병행수입이 활성화 되면서 소비재 수입이 증가해 국내외 가격차가 줄어든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 직구를 매개로 소비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비자의 선택 다양성 확보와 가격 하락 등 후생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 확대되면서 환불 및 교환, 상품 A/S의 제약, 정품 여부 등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의 부작용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국제간 거래에서 국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련과 소비자 편익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소비로 세계 곳곳에서 쇼핑한다

 
이제는 해외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예삿일이 아니다. 직구가 널리 알려지고 해외의 할인시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해외 직구 총액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01년 1,300만 달러로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0.07%였던 해외직구 금액은 지난해 1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전체 소비재의 1.8%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는 국내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할인행사에 적극 참여해 언론이 이를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온라인쇼핑이라는 구매채널과 배송대행업체 등 유통채널이 결합하면서 외국 소비자들의 쇼핑문화가 국내 소비자의 구매행위로 변화해, 구매신청이 폭주한 것. 유명 배송대행업체는 해당 커뮤니티 게시판에 ‘배송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공지를 띄우면서 구매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고 미국의 한 물류업체는 대행업체 물류센터로의 배송물량이 폭증하자 수송을 지연시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해외직구 구입품목과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관장 신고 기준을 보면 2009년 60%를 상회하던 의류, 신발, 건강식품, 화장품 등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최근 주요 구매 품목 조사에 따르면 유아용품 및 의류가 29.3%, 가방과 지갑이 28%. 식품 14%, 전자제품 11%의 순으로 이제는 기호식품과 TV 등 전자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구매지역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는미국에서의 해외직구가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타오바오와 독일 아마존 등 다양한 국가의 온라인 쇼핑몰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의복류에 집중되는 반면 독인은 가정용기기, 커피머신 등 국가별 다양한 품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보 공유로 해외직구 증가
과거에는 해외로부터 직접 제품을 구입할 경우는 쉽게 구매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품의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구매를 해야 했고 초창기에는 구매자의 직·간접적 경험이나 브랜드의 신뢰도만을 생각하고 제품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배송 또한 수월하지 않았다. 국내로의 배송이 매우 제한적이었고 구매 절차가 긴 상황에서 파손의 위험에도 노출이 될 뿐 아니라 변심, 불량품으로 인한 환불절차에도 불편함이 컸다.
그러나 2009년 전문적인 배송대행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불확실성을 낮췄다.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몰테일(2009), 아무(2010), 맘스(2010)와 같은 배송대행업체로 구매 체인이 형성돼 보험을 통해 배송 중 파손 등에 대한 위험을 보증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된 것이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소비자들의 정보 공유도 해외직구 급증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각종 정보의 공유가 소비자들의 구매결정에 영향을 준 것이다. 커뮤니티 회원 수 가 40만 명에 달하는 몰테일의 경우 해외직구 방법, 관세율 계산, 가격 비교나 할인기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미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쌓인 물품들을 공동구매 형태로 구입함으로써 쉽게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기존 정보제공에 그치지 않고 할인시점에 맞춰 제품구매를 제안하기도 하고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기념일에는 유명 브랜드의 초콜릿 공동구매를 기획하기도 한다. 특히 배송업체의 증가로 배송료 등 비용경쟁이 확대되면서 이용료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외직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 지난해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는 국내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할인행사에 적극 참여해 언론이 이를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해외직구는 소비자들에게 제품 영역을 늘려 다양한 선호를 충족시켜 후생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기존에 상품이 존재하는 시장이라면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구매시점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있으며 쇼핑시간(구매에 걸린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보누적으로 동일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사은품 제공, 판매 유통망에 대한 신뢰도와 같은 제품가격 외의 요인도 가격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 백화점에서 구매할 경우 제품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도 판매유통망과 구매상품 질에 대한 신뢰도로 인해 구매에 나서는 소비자도 존재한다. 그러나 해외직구는 가격 정보를 해외에까지 확대해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구조적인 가격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까지 제거한다.
시장의 관점에서 해외직구는 공급자를 전세계로 확대함으로써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워졌다. 국내 내수시장의 규모와 진입장벽들이 글로벌 기업의 국내 진출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해외직구 등의 수입증가로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진출을 견인한다. 실제 기업이 국내에 진출하지 않아도 해외직구의 확대로 동일한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경쟁심화 측면에서는 유사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제품이나 독점적 지위에 있던 수입 기업의 입장에서 단기적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 기업들의 국내외 가격차별 정책으로 인한 국내 전자제품의 역수입 현상이 이슈 되고 있다. 이처럼 해외직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될 경우에는 개개인이 소비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이동하게 함으로써 기업의 가격차별 정책을 제한하고 국내 시장의 경쟁압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수입 제품의 가격 하락에만 그치지 않고 경쟁 제품의 일반 물가 수준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독과점 수입 제품은 직접적인 가격하락을 피할 수 없으며 동일 품목군의 전반적인 시장이 하락해 전반적인 물가 안정에 기여한다.
일본 화장품 시장의 사례를 보면 독점 수입업체들의 영향력이 막강해 외국 업체들의 가격차가 평균 2배에서 고가 화장품의 경우는 5배 이상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약사법 개정으로 누구나 쉽게 외국 화장품을 수입할 수 있게 되면서 병행수입이 활발해졌다. 결과적으로 수입량이 증가했고 스킨, 립스틱 등 화장품의 일본 국내외 가격차는 2007년에 들어서는 1.3배까지 줄었다.

정부의 병행수입 정책 시도로 소비시장 개방 확대

▲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소비자들의 정보 공유도 해외직구 급증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해외직구의 급증세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직구가 스스로 진화되고 있으며 국내 소비 시장의 구조적인 제약요인이 완화되지 않는 한 해외직구는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액이나 중량 측면에서 갖는 한계는 존재하지만 병행수입 확대, 가격경쟁 심화로 소비재 수입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정부는 병행수입과 관련해 수입경로 다변화, 통관인증 기준 완화, A/S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시도로 고가 정책을 유지하던 외국 의류브랜드들이 국내 판매가격을 낮추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국내 소비시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판매자와 직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어 환불 및 교환, 상품 A/S, 정품 여부 등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의 부작용은 커질 수 있다. 국제간 거래에서 국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소비자의 편익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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