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새정치 시대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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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새정치 시대 열까?
  • 신현희 차장
  • 승인 2014.03.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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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천 승리, 당내 분열 조기 수습이 성공적인 창당 가늠할 잣대

지난 3월26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대회를 마치고 6.4지방선거를 위한 본격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제 여야 거대 정당의 양자구도로 본격 레이스가 시작된 것. 여당을 둘러싼 견고한 지지율 벽 앞에 가로막혀 있던 민주당과 새정련 입장에서는 기사회생의 기회를 맞이한 것일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듯하다.

3월2일 오전 정치권을 뒤흔든 깜짝 발표가 있었다. 절대 야권연대가 없을 것이라던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 신당의 이름은 ‘새정치민주연합(약칭 새정치연합)’으로 확정했다.

낡은 정치에 희망 줄 새정치 표방

▲ 새정치연합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30명의 국회의원을 확보, 거대야당이 되었다.
새정치연합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안 위원장과 결별설이 나돌던 윤여준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단 의장을 비롯해 새정치연합에서 355명, 민주당에서 324명 등 모두 679명이 신당의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무소속 박주선·강동원 의원의 합류로 새정치민주연합은 130명의 국회의원을 확보하게 됐다. 거대 야당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창당발기취지문에서 “소득과 이념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만연된 격차의 악순환을 해소하고,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고 모든 국민을 통합해 강하고 매력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한다”고 밝혔다. 또 “반독재 투쟁으로 획득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인간 존엄의 기본권을 존중하며 평화통일을 위한 초석을 깔고, 삶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국민 앞에 엄중히 약속한다”라고 덧붙였다.
김한길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의 창당발기는 어제의 좌절과 패배주의를 딛고 일어나 2017년 정권교체로 향하는 대장정의 출발선언”이라고 했고, 안철수 위원장도 “새정치만이 낡은 정치에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 과감히 바꾸자. 그리고 국민의 품으로 달려가자”라고 말했다.

당내 분열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
사실 ‘새정치를 표방한다’는 것이 너무나 구태의연하다는 것이 각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들로선 코너에 몰린 마지막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민주당 측의 지속적인 정권비판과 새정련의 중도·보수 진영 영입 시도에도 불구, 과반에 가까운 새누리당 지지율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민주당은 강경파를 중심으로 김한길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었고, 새정련 역시 새정치를 대변할 인물이 없어 난항을 거듭했다. 이대로 지방선거가 치러질 경우 민주당과 새정련 모두 호남을 제외한 전 지자체 선거에서 상당한 위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정치연합의 창당은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대안이었다는 것이다. 공동신당 창당에 따른 효과에 대해서는 “기존 야권세력에 부동층 지지층이 일부 흡수되며 플러스 알파가 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전국 대부분 지역구에서 새누리당과 세력균형을 유지한 채 인물과 전략에 따른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각 당 내의 반발세력도 무시할 수 없다. 통합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내 중도·보수진영을 대표해 온 윤여준·김성식 공동위원장의 경우, “민주당이 새 정치를 한다는 데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라며 “앞으로 신당 창당 과정과 민주당의 새 정치 의지가 드러난 것을 보고 향후 거취 문제를 판단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새정치연합과 친노와의 노선충돌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이는 창당행사에 문재인과 이해찬 의원이 불참한 데서부터 불거졌다.
향후 새정치연합은 이와 같은 ‘분열’의 책동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가 관건인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 위한 공정한 후보선출과 무공천 원칙 이뤄질까
창당 발기 취지문에서는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겠다”라며 ‘우클릭’ 기조를 드러냈다. 신당이 지향점으로 내세운 민주적 시장경제, 정의로운 복지국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의 준비 등은 모두 안 의원 측의 새정치연합 발기취지문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다.
또한 새정치연합은 △민주적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민생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추구하며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추진하는 한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새정련 양측은 통합신당 창당 발표 후 통합 의미를 담은 현수막을 전국에 게첩하기도 하는 등 통합 정신 알리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수막에는 “더 큰 정치로 국민께 보답하겠습니다”라는 글귀가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마주보고 있는 사진과 함께 들어가 있다. 정치적 야합이 아니라 새정치를 위한 공정한 후보선출과 무공천 원칙을 위한 합당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민주당에서는 신당창당에 합의한 뒤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소속 의원수에서 절대적 차이가 나는 양측임에도 불구 5:5 원칙 선언을 지켜가려 노력하고 있는 것. 단 이 부분은 앞서 밝혔듯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반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과 새정련 측은 통합신당에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완전 배제됐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 밝히고 있다. 통합신당이 현 민주당 보다 큰 정당을 지향하는 만큼 특정세력 배제라는 원칙 자체가 없다는 설명이다.

무공천으로 새누리에 맞서 이기기 위한 전략 필요

▲ 김한길, 안철수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창당발기인대회를 마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세간의 이목은 중량감 있는 후보를 갖춰 나가고 있는 새누리당에 맞서 통합신당 측에서 어떤 후보들을 내놓는가 하는 부분이다. 5:5 지분 배분이란 신당 창당의 원칙에 따라 경기와 전북 등 특정 지역에 한해 후보간 경선 없이 전략공천이 이뤄질지 역시 눈길이 가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전략공천이 이뤄질 경우 통합신당 내부에서는 조직력이 탄탄한 기본 민주당 출신 후보들의 집단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김한길 대표는 5:5 공천 배분이나 전략공천 같은 추측이 단순 기우일 뿐이라 일축하고 나서기도 했다. 지난 5일 새정치연합·민주당 지도부 연석회의에 참석 “공천 지분을 놓고 줄다리기 같은 것을 하지 않겠다”며 “공천은 지분에 관계없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최적·최강의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통합신당 창당의 근거라고도 볼 수 있는 기초선거 무공천과 관련해서도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듯하다. 아무리 대선공약 이행의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무공천은 결국 당선가능성과 당의 영향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우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연합은 씩씩하게 시·도당 창당대회를 열며 힘찬 시작을 알렸다. 그들이 진정 새정치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무공천 제도가 시기 적절히 정착되어 우리나라 정치역사에 길이 남을 ‘새정치연합’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이 그동안 추진해 온 새정치가 민주당과 합당이었냐”라는 새누리당의 비아냥은 그동안의 행보로 봤을 때, 안철수 위원장이 감당해야 할 몫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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