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공감각을 자극하는 공간심리학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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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공감각을 자극하는 공간심리학의 마법사
  • 문쥬니 기자
  • 승인 2014.03.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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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와 저희 모두의 만족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행복의 건축’ 에서 “공간이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의 희망과 일치했을 때 그곳을 집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2006년 국제신경학회에서 유명 건축가이자 하버드대학 교수인 프랭크 게리(Frank Gehry)는 “인간의 뇌가 모양, 색깔, 질감과 같은 건축 요소들에 대해서 왜, 그리고 어떻게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건축가들이 더 나은 건축과 공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공간’은 사람에게 더 이상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다양한 의미로서 사람의 총체적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스튜디오 엠의 문대욱 대표는 공간과 건축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건축공간을 창조하고자 노력하는 이 시대의 젊은 아티스트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

▲ STUDIO.M 문대욱 대표
어릴 적 건축가 양진석의 ‘러브하우스’ 방송을 보며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는 문대욱 대표. 그는 부산을 비롯한 울산, 김해, 진해 등 각 지역에서 갤러리와 카페, 스튜디오, 헤어샵을 비롯한 의류매장 등 다양한 상업공간의 인테리어 맡아왔다. ‘공간’에 대한 남다른 생각으로 공간을 디자인하는 그는 여러 클라이언트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사람이 사는 공간을 꾸미고 디자인을 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는 문 대표. 대학도 실내건축학 및 건축을 전공하며 묵묵히 아티스트의 길을 걸어왔다. 대학시절 실내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인테리어디자인이 실내라는 어느 정도의 한정된 영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건축 활동이라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고, 건축물의 외부 즉, 자연환경과 대지 그 주변 맥락 등에 대해서도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다. 크고 작은 공간들이 모여 하나의 건축물이 되고, 그 건축물이 모여 도시를 형성하고 있기에 전체적인 맥락에 대한 호기심에 건축학과로 편입을 결심하게 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실내건축과 건축을 함께 배울 수 있었기에 남들보다 좀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건축과 실내건축은 디자인을 행한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이 보면 거의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다른 디자인학문이다. 크고 작다 라는 스케일의 차이를 벗어나 분야의 차이인 것 같다. 인간의 몸에 비유한다면 건축이 몸의 뼈대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면, 인테리어는 그 뼈대 위에 옷을 입히는 작업을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대학을 졸업 후 서울에 있는 설계사무소에서 3, 4년간 건축설계경력을 쌓았다. 부산에 내려와서는 인테리어 회사를 5군데나 옮겨 다니며, 건축 뿐 아니라 인테리어를 비롯한 다방면의 디자인 경력들을 쌓으며 사업 준비를 시작해왔다. 그러다 지난 2010년, STUDIO.M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조금 이를 수도 있지만 32살 나이에 경험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경험해 왔다. 설계사무소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도 그냥 회사의 직원의 마인드로만 일을 했다면, 좀 더 몸이 편할 수도 있었겠지만, 빨리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굳은 일들도 마다하지 않고 스스로 자처해서 이것저것 시키지 않는 일도 다 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다보니 말 못할 힘든 점도 참 많았을 그.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힘든 점이 많았다. 집에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렇다보니 회사 운영 자체가 힘들 때도 있었고, 그럴 때면 나 스스로의 한계가 여기까지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좌절하기도 했었다”며 힘들었던 시간을 털어 놓기도 했다. “이 쪽 일이 참 힘든 일이다. 정말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로 오래 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힘들 때마다 나를 잡아 준 건, 그 누구도 아닌 일에 대한 열정과 애착”이라고 했다. “사업을 시작한 뒤 단 한 번도 이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이 없는 걸 보면 나와 정말 잘 맞는 직업인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공간에 대한 끝없는 사유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건축공간이 아닌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영역까지도 자극 할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는 문 대표. “실내공간은 사람의 행위와 쓰임새에 적합한 구조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사람의 심리적 감정적 측면의 무의식을 포함한, 공감각적 구조가 더해져야만 진정 살아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는 공간은 죽은 공간이나 다름이 없다. 사람이 어떠한 공간 안에서 두 가지 이상의 감각의 흐름을 느끼며 공간과 완전한 소통을 하게 될 때에 디자이너로서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이 참 힘든 작업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가시적인 것보다는 비가시적인 것을, 시각적인 공간보다는 공감각적인 공간을 추구하며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문학적 소양까지 겸비한 디자이너였다.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기본요소만 잘 활용을 해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간과하고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는 편”이라고 했다. 또한 설계사무소에서도 오랜 시간 근무했기 때문에 실내디자이너들이 잘 풀지 못하는 건축법규에 관한 검토, 행정업무에 관련된 일들을 두루 섭렵할 수 있어 전반적인 디자인 계획에 참여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그 능력을 어필했다.

▲ STUDIO.M에서 디자인한 의류숍, 헤어숍을 비롯한 상업공간.

마감재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테리어의 마감은 사람으로 치면 겉옷인 만큼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가를 결정짓게 되는 중요한 자재이다. 그래서 자재선정은 인테리어 디자인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친환경 마감재, 습도조절 타일, 마그네슘보드, 황토 아트월 등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엄청나게 많은 마감 재료들이 존재하고 있고 끝없이 개발되고 있지만, 유럽이든 아시아든 마감재 사용은 다 똑같다. 마감재로 공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건 사실 이제 한계에 오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라고 말하며 “마감재에 의존하는 인테리어가 아닌 앞으로는 무언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마감재 그 이상의 것을 찾아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빠른 시일 내에 IT와 건축, 인테리어를 융합한 신기술을 개발하여 세상에 선보일 예정이라는 문 대표. 지금은 부산 화명동과 서면에 헤어숍 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또한 경주에 위치한 실버타운(841세대)과 아파트 모델하우스 디자인계획안을 추진 중에 있어 앞으로의 그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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