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조길형 구청장은 현장중심ㆍ소통중심의 행정을 구정운영의 기본철학으로 삼고 지역을 구석구석 누빈다. 자그마치 지구 두 바퀴도 넘는 8만㎞를 뛰었다. 그 결과 다양한 부문에서 구민서비스가 향상되고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3년 반 동안 203개 분야 수상실적과 107억여 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도 획득했다. ‘명품 복지도시’ 도약을 위한 구정활동으로 바쁜 조길형 구청장의 집무실을 찾아 구의 경쟁력과 미래비전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초심과 뚝심으로 공약이행ㆍ청렴도 1위 등 수상 휩쓸어
▲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서울 서남권 중심도시 영등포구 조길형 구청장은 현장에 직접 나가 주민과의 소통을 통한 구정운영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1980년부터 34년 넘게 영등포에 자리잡고 살아왔고, 두 번의 의장을 포함한 4선의 구의원 경험을 거쳐 구청장 자리까지 올라온 그다. ‘현장에 문제가 있고, 바로 그 현장에 답도 있다’는 그의 현장중심·소통중심의 행정으로 구민의 신뢰도가 증가했음은 물론이다. 취임초기에 빈번했던 집단민원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소통’은 이렇게 주로 현장에서 이루어진다고 그는 믿고 있다. 우직하고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같은 인상을 풍기는 그가 지난 3년여 동안 현장을 누비며 운행한 차량거리가 자그마치 8만㎞, 지구 두바퀴가 넘는다.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생각과 특유의 뚝심으로 얻은 성과가 2013 서울시 인센티브 사업평가 자치구1위, 공약 이행 전국 ‘최우수구’, 권익위원회 ‘청렴도 1등구’ 등의 각종 타이틀이다. 이번에는 ‘공약’으로 화제를 돌렸다. ‘공약’이란 주민들과의 약속이다. 구민들은 그 약속을 믿고 구청장을 선출한다. 조 구청장은 “교육·복지·사람 중심의 새로운 영등포를 만들기 위해 제시한 31개의 공약 가운데 현재 25개의 사업을 완료했고, 나머지 6개도 순조로이 추진 중”이라며 “이 가운데 노인복지타운·신길재정비촉진지구 개발과 구민의 의견을 반영해 추진하는 영등포뉴타운 사업은 임기 내 완료 예정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현재까지 풀지 못한 숙제가 바로 재개발 재건축 지역, 뉴타운 문제다. 그는 “제 마음 같아서는 다 해드리고 싶은데 여건이 그렇지가 못해 참 가슴이 아프다”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은 100% 해줘야 하고,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사업은 빨리 해제를 해서 지역 특성에 맞는 쪽으로 돌려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역시 구민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가 소통해 가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서남권 문화중심도시, 강남 못지않은 교육명품도시 만들기에 역점을 두는 한편, 사회적 약자계층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정과 나눔이 있는 ‘행복도시’를 목표로 보육과 복지 분야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 매니페스토 경진대회 최우수상 및 권익위 청렴도 1위를 수상한 조길형 구청장.
장애인·노인·여성 등 취약계층 복지정책 정부가 ‘벤치마킹’ 지난해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는 227개 기초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민선 5기 3년간 얼마나 공약을 잘 이행했는지를 평가했다. 조 구청장은 “우리 영등포구가 유일하게 평가항목 5개 전부 SA 최고등급을 받았다”며 “지난해 7월 매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는 일자리 부문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로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공약이행도 평가와 청렴도, 그리고 노인복지 분야에서 큰 상을 받게 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특히 ‘홀몸노인 함께 살이’와 ‘노인상담사 케어링사업’ 등 어르신들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애썼다고 대한노인회로부터 노인복지대상을 받았을 때가 가장 뿌듯했다고 한다. 조 구청장은 매니페스토 실천 공약이행평가 1등을 비롯해 재직기간 받은 상이 무려 203개 분야에 인센티브는 107억여 원에 이른다. 보건복지부가 따라할 만큼 남다른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 조길형 구청장은 키가 180㎝를 훌쩍 넘는 거구이지만 여성보다도 더 섬세한 행정가다. 굵직한 개발 현안이나 화려한 성과를 늘어놓는 다른 자치단체장과는 달리 그는 인터뷰 내내 장애인과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나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나 지원에 대해 강조했다. 영등포구가 맞춤형 정책으로 만든 ‘홀몸노인 함께 살이 사업’은 지난해 대한노인회에서 복지대상을 수상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이 제도의 우수성을 인정, 전국 지자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행복한 복지도시’를 꿈꾸는 영등포구는 올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중·장애인 연금 지급금액·대상확대 등을 역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서남권에 부족했던 어린이 문화콘텐츠를 위해 타임스퀘어 지하2층에 3,000㎡ 규모의 어린이 직업 테마파크 키즈앤키즈(Kids&Keys)를 조성했다. 키즈앤키즈는 국내 최초로 지방 자치단체에서 전개하는 ‘아동·청소년 직업 체험공간’으로 수익금 일부는 사회공헌활동에 쓰인다. 1만 명이 넘는 독거노인을 위한 돌보미공동체를 구성했고, 노인상담센터를 세워 말벗이 돼 주는 것부터 법률·금융·교육 상담까지 병행해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했다. 노숙인 지원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노숙인으로 구성한 봉사단체는 안전행정부로부터 최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노숙인이 학원교사로 활동하며 취업알선에도 적극 나서 지난해 8월 노숙인 지원행정 모범사례로 감사원장 표창까지 받았다.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일자리가 최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는 조 구청장은 “시간제 계약제로 발달장애인 다섯분을 채용했는데 정말 열심히 잘하고 계신다”며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풍물놀이를 가르쳤는데 25개구 주민자치 프로그램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3대 도심’ 선정과 준공업지역 개발로 도약 ‘예약’
영등포구는 요즘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얼마 전 발표된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안에서 영등포 및 여의도가 강남과 더불어 ‘3대 도심’으로 선정돼 서남권 중심지의 면모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국회 방송사 증권가 등 주요 시설이 밀집한 여의도는 향후 국제금융중심지로 서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심 승격에 따라 지역 균형발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는 한강 이남의 중심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준공업지역이 구 면적의 37%를 차지하고 있어 도시의 균형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서울시 전체 27.65㎢중에 9.10㎢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준공업지역 비율이 가장 높다. 영등포구는 지역주민의 오랜 숙원이기도 한 준공업지역 발전계획 수립을 서울시에 요청했으며, 올해 안에 준공업지역의 미래상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후지역인 양평동2가 29-6번지 일대에는 마을공원이 들어섰고 지상 25층 규모의 공동주택과 지상 10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 등이 완공될 예정이다. 낙후됐던 양평동이 주거와 산업 기능을 갖춘 현대적 복합단지로 변모하고 침체된 양평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구청장은 “영등포역 인근 재정비와 재건축 사업을 통해 영등포구의 지형도 변화할 예정”이라며 “신길동과 영등포동도 재정비, 재개발이 이뤄지면 주거산업환경이 어우러진 계획적인 도시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의미의 ‘경천애인(敬天愛人)’을 평소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는 조길형 구청장은 “요즘 지역 어르신들께서 ‘덩치값’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앞으로도 1,300명의 직원들과 일치단결해 사람 냄새나는 행복과 나눔의 도시, 도심 승격에 따른 글로벌 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