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부터 연예지망생까지 앞 다퉈 모바일 행
얼마 전부터 모바일 섹시-누드화보가 여자 연예인들의 의무적인 통과의례로 자리 잡았다. 톱스타는 물론 가수, 모델에 이어 연예지망생, 인터넷 스타까지 너도나도 누드나 섹시 컨셉의 과감한 모바일 화보를 찍기 위해 줄을 선다. 마치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자신의 아름다움의 흔적을 남겨놓으려고 경쟁이라도 하듯 말이다.
요즘에는 공공재인 전파를 통해 과도한 성인콘텐츠를 유통한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연예인 본인이 직접 찍은 셀프 사진이나 촬영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담아 소개하는 모바일 블로그라는 새로운 서비스도 등장했다.
더구나 동남아 출신의 여배우들까지 국내 섹시-누드화보집 대열에 합류하면서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모바일 화보 공화국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놓고 많은 이들은 상업 자본과 인기와 돈을 쫓는 연예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지적한다. 우선 이같은 섹시화보는 서비스를 하는 이동통신사와 콘텐츠 제작사는 물론 소속사나 연예인에게 금전적인 큰 수익을 안겨다 준다.
현재 섹시화보의 경우 최근 A급 연예인은 1억원 미만이고 신인의 경우 3천만원에서 4천만원 정도의 개런티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
최근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톱스타 H양의 경우 섹시 화보집에 개런티로 제시된 액수가 최고 2억원을 호가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 정도도 찍겠다고 나서는 여자 연예인들이 많아 예전보다 낮춰진 실정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한 누드 화보의 경우는 천차만별이지만 A급 연예인의 경우 보통 억 단위가 넘고 소속사에서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신인에서 외국여배우들까지 가세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 번에 목돈을 거머쥘 수 있는 섹시-누드 모바일 화보에 연예인들이 몰리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모바일 화보가 인기가 시들해진 연예인의 경우 대중의 관심을 유발시키는 컴백 활동의 무대로, 신인들의 경우 연예계 등용문으로, 가수의 경우 음반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소속사나 연예인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해 이동통신사에 제공하는 콘텐츠 제작사의 경우도 수익을 창출하기는 마찬가지다. 요즘엔 이동통신사와 연줄이 닿는 일반 기업들도 돈이 된다 싶어 여전히 이러한 모바일 화보 사업에 뛰어들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국내 연예인들의 경우 거의 천편일률적인 컨셉의 섹시화보에다 공급 포화상태까지 빚으면서 인기가 시들해지자 제작사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인급으로 관심을 돌리고 급기야 누드에 관대한 외국 여배우들까지 가세시켜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 콘텐츠 제작사 한 관계자는 “요즘은 업체들이 될 만한 신인이나 인터넷 스타들의 화보집을 미리 찍어 놓고 잡아놨다가 TV 연예프로그램에 한두 번 얼굴을 드러내거나 인터넷상에서 뜨면 그때 가서 터뜨리는 게 관행”이라며 “그렇게 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모바일 화보는 최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상업 자본과 연예 산업이 결합한 ‘연예-산업 복합체’가 만들어낸 정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지적이다. 모바일 화보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화보의 원조는 인터넷 누드집이다. 2001년 정양의 누드집으로 시작한 인터넷 누드집 시장은 성현아 권민중 이혜영 등 스타들이 온 몸을 드러내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인터넷 화보집이 무너지면서 모바일 화보로 시장이 이동했고, 누드에서 섹시 화보로 노출 수위가 변했다. 2003년 고소영의 화보로 시작된 섹시 화보는 올해 초 채연과 유니의 화보까지 강하게 시장의 트렌드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성인 화보가 새롭게 나오기 시작했다. 노출 대신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어필을 하는 컨셉트다. 이지혜 한채영 김옥빈 등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동안 누드→섹시→비성인의 3단계로 시장이 변화했다는 얘기다. 모바일 화보집 제작사 드림메이커스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비성인 화보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고, 섹시 화보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월드컵을 맞아 미나 한나 등 섹시한 화보가 나오기는 하지만 대세는 비성인 화보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바일 화보는 모델을 놓고 보면 다시 세 개의 범주로 나뉜다.
채연 이지혜 등의 연예인이 등장하는 ‘스타 화보’, 레이싱걸과 비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준연예인 화보’, 대학생 직장인 등 일반인이 모델로 서는 ‘일반인 화보’다. 일반인 화보는 인터넷 쇼핑몰로 4억을 번다는 일명 ‘4억 소녀’ 김예진씨의 화보가 대표적인 경우다.
‘스타 화보’는 노출이 사실상 없거나 많이 줄어든 데 반해, 준연예인과 일반인으로 갈수록 노출 수위는 세진다. CP사(콘텐츠 제공업체)인 엠크로스의 한 관계자는 “‘스타 화보’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노출이 거의 없는 반면, ‘준연예인’과 ‘일반인 화보’는 란제리룩과 수영복을 기본으로 한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모바일 화보, 수익은 얼마나 되나
옥주현·현영·채연·한채영·배슬기·아유미·김옥빈·허영란·이윤지·이지혜 심지어 미성년자인 김디에나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모바일 화보를 냈고 지금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50억원 시장 규모였으며 올해는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130억원 규모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누드 화보나 여느 모바일 관련 프로그램에 비해 위험 부담과 제작비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우후죽순 쏟아졌던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보다 안정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섹시화보의 경우 A급 연예인은 1억원 안팎이고 신인의 경우 미니멈 2천만원에서부터 시작한다. 평균 개런티는 5천만원 선. 모바일 제작사 M사의 관계자는 “‘스타 화보’의 경우 모델료가 대개 3천만∼5천만원에 형성되는 게 보통이다. 노출 수위가 강하고 네임 밸류가 높은 경우만 1억원 정도를 받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예전 누드집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 또 준 연예인 화보(레이싱 걸·떨녀 등)의 경우 제작비가 스타 화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일반인 화보(4억 소녀 등)는 더욱 떨어진다.
그렇다면 모바일 섹시 화보 시장을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스타는 누구인가?
먼저 지난해 가장 히트를 친 배슬기를 빼 놓고 얘기 할 수 없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완전 신인이었던 배슬기는 2천만원을 받고 화보를 찍었다. 그러나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명 ‘배슬기 복고댄스’가 히트치면서 일약 톱스타 대열에 합류, 6억원의 순이익을 봤다.
현재 가장 높은 모델료를 받고 섹시 화보 서비스를 준비중인 스타는 가수와 배우를 겸하고 있는 30대의 U양. 30대이지만 여전히 탄탄하고 아름다운 몸매와 외모를 가진 U양은 1990년대 후반 섹시 컨셉트의 여가수로 드물게 최고 인기를 누렸으며 최근에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U양이 컴백과 동시에 내는 모바일 섹시화보의 개런티는 1억5천만원으로 최고가다.
물론 최근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톱스타 H양의 경우 섹시 화보집에 개런티로 제시된 액수가 최고 2억원을 호가하고 있다고는 하나 실제 계약된 건이 아니므로 U양이 현재로서는 최고다.
물론 U양과 H양 정도의 톱스타들은 소속사에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몸값이 뛰었지만 업계의 룰이 있기 때문에 맥시멈 1억원 안팎인 것. 하지만 단순히 개런티의 액면가로 이 시장을 평가할 수 없는 것. 앞서 언급한 배슬기의 경우 2천만원에 계약, 6억원의 수익을 남겼으니 단순 액면가로 치면 밀리나 수익률 면에서는 매우 높다. 또 평소 귀엽거나 순수한 이미지였던 스타가 섹시 화보를 찍었을 경우 개런티는 다소 낮더라도 매출이 2~3배 이상 뛰기 때문에 제작사에서 선호한다.
슈가의 아유미의 경우 지난해 슈가 단체로 찍었던 화보의 반응이 좋자 다시금 단독 섹시 화보집을 계약, 개런티 평균치보다 1천만원 높은 액수를 받았다. 이는 당시 슈가 멤버 중 가장 다운 로드 횟수가 많았던 아유미의 시장 가능성을 본 것. 예상대로 아유미의 화보는 공개 하루 만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 상위에 진입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화보 관계자는 “모바일 화보집 공개 여부를 놓고 논란을 일으킨 비하인드 사진과 개인 소장용으로 찍었던 비키니 모음집이 큰 반응을 일으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화보 제작비의 경우 개런티를 제외하고 촬영비·진행비를 포함해 2천만∼4천만원 정도가 든다. 국내 촬영의 경우 2천만원, 해외 촬영의 경우 3500만원 정도 소요된다.
2005년에는 해외 촬영 러시가 일면서 너도나도 해외 촬영을 시도했으나, 시장 규모가 다소 낮아진 올해는 제작비용 절감 차원에서 국내 촬영이 대세다. 총 투자비 평균 5천만∼7천만원으로 추정할 경우 이익은 톱스타의 경우 4∼5배며, 부진한 경우라도 2배 정도 수익은 가능하다.
수익금은 제작사와 이동통신업체가 나누는데 정보 이용료의 10∼20%와 통화료는 이동통신사의 몫이고 나머지 수익을 제작사가 챙기는 구조다. 연예인들의 경우 모델 개런티를 한꺼번에 받는 경우가 대다수고 러닝 개런티는 섹시 화보 시장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 제작사의 연 매출은 50억∼60억원 수준이며, 다소 시장이 주춤한 올해는 30억원에서 40억원 선이 될 전망이다. 다날·아이윅스·m5425가 모바일 화보 시장의 빅뱅이다.
이목집중 시키는 연예가 등용문
스타의 모바일 섹시 화보가 관심을 끌면서 연예계 지망생을 비롯한 신인들의 연예계 등용문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단숨에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모델료도 챙길 수 있으니 소속사나 신인들의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또한 스타가 아니더라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떨녀, 4억 소녀 등은 천편일률적인 섹시화보에서 벗어나 신선하다는 평을 받으며 모바일 섹시화보 시장에 또 다른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SKT에서 서비스 중인 모바일 ‘그라비아 화보’를 통해 신예 스타들이 모바일 시장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SKT의 한 관계자는 “스타가 되고자 하는 신인들이나 예비 스타 같은 경우 공중파나 케이블보다 휴대폰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젊은 층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모바일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고 밝혔다.
KTF는 예비스타 섹시화보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영화·CF·뮤직비디오 등에 출연하면서 연예활동을 시작한 신인 연예인들을 모바일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그 첫 예비스타로 치어리더 출신 신인탤런트 김미란(24)의 모바일 섹시화보는 오픈 하루 만에 다운로드가 폭주하는 현상이 일기도 했다.
섹시 모바일 화보, 앞으로의 전망
업계에서는 모바일 화보 서비스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모바일 화보 시장은 기존 섹시화보 일색에서 깜찍한 스타일의 비성인 화보 시장으로 바뀐 상황. 여기에 스타들의 ‘신변잡기’를 엿 볼 수 있는 모바일 미니홈피 개념의 진화된 화보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일지 않겠냐는 것이다.
최근 모바일 업체 다날이 제작, SKT를 통해 서비스되는 ‘모바일 스타블로그’는 이런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날은 현재 이 서비스 ‘1탄’으로 여성 3인조 가수 씨야의 미공개 사진 2천장을 서비스 하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 스타블로그’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타의 사생활을 담은 미공개 사진을 엿보거나, 앨범 DVD 등 콘텐츠 발매 이전의 맛뵈기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서비스 수요층도 30∼40대에 집중된 섹시 화보와 달리 10∼20대 등 젊은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날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살인미소’ 김재원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스타블로그는 스타와 팬과의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도 하고 있어 시장성이 기대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또한 지난해 섹시화보를 서비스하던 이동통신사들이 검찰조사 등의 철퇴를 맞은 것을 계기로 관련 서비스가 주춤한 탓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벗으면 돈이 된다’는 시각이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노골적인 섹시화보가 검찰조사 등으로 문제가 된 데다, 시장이 주춤하면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방송작가는 ‘빈익빈 부익부’ 직업?
방송작가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드라마 작가의 경우 원고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저임금에 시달리는 일부 구성작가들은 떼인 돈이나마 제대로 받겠다며 노동조합을 결성할 태세다.
한국방송작가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공중파 3사를 비롯 케이블 TV와 외주제작업체 프로덕션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방송작가는 1900여명.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작가들까지 포함하면 2000명을 넘는다. 방송작가는 7대 3정도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원로작가를 빼면 이 비율은 더 높아진다.
방송작가가 받는 원고료는 매년 공중파 3사와 협회간의 협상을 토대로 결정된다. 그러나 2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이 기준은 원고료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실제로는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고 작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실제로 방송 작가들이 받는 원고료는 어느 정도일까? 방송계에서 특A급으로 분류되는 S씨, L씨, K씨 같은 드라마 작가의 경우 최근 원고료가 편당 2000만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50∼60회 짜리 대하극을 집필한다면 원고료가 10억이 넘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처럼 천문학적 액수를 받는 방송 작가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구성작가의 경우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메인작가와 한 코너만을 전담하는 서브작가(꼭지작가),이들을 돕는 보조 작가에 따라 원고료에 차이가 난다. 편당 원고료를 받는 메인작가와는 달리 월급제인 보조 작가의 고료는 외주제작업체의 경우 70∼80만원, 공중파는 100여만 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코너작가나 메인작가는 편당 200∼400만 원 정도를 받지만 50분짜리 다큐멘터리 한편 제작하는데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많은 액수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방송계에 보편화 돼 있는 불평등한 계약 관계다. 작가와 프로덕션, 작가와 방송국간 계약은 대부분 구두로 이뤄진다. 협회가 표준계약서 양식을 만들었지만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원고료는 100% 사후 지급이다. 이 때문에 군소 프로덕션에서는 프로그램을 다 제작해 놓고도 방송이 안 된다는 이유로 원고료를 미루거나 심지어 떼먹는 일까지 발생한다. 계약서가 없는 탓에 작가들은 불이익을 받아도 하소연할 데조차 없다는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