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강창호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강은경)은 2019년 시즌 올해의 음악가(Artist-in- Residence) 로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Christian Tetzlaff, 55)를 선정했다.
서울시향은 2018년 ‘올해의 음악가(Artist-in-Residence)’ 제도를 처음 도입하여 매해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그 음악세계를 다각도로 조망하고 있다. 2018년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첫 테이프를 끊은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는 바흐, 말러, 브리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음악적 경험을 안겨준 바 있다.

이안 보스트리지에 이어 서울시향의 두 번째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된 크리스티안 테츨라프는 2019년 1월과 9월 두 차례 내한해 오케스트라 협연과 실내악 총 6번의 공연을 갖는다. 1월에는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와 호흡을 맞춰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하며, 실내악 무대에서는 그의 주특기인 바흐 무반주 파르티타 2번(샤콘느가 포함된)과 소나타 3번 외에 드보르자크 현악 5중주를 서울시향 단원들과 함께 한다. 9월에는 피츠버그 심포니의 음악감독인 만프레트 호네크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며, 실내악 무대를 통해 프랑크 소나타 외에 수크의 피아노 5중주를 연주한다. 바로크와 고전, 낭만과 모던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테츨라프는 깊고 넓은 음악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차원이 다른 해석, 작품의 본질을 파헤치는 이지적인 연주
아네 조피 무터, 프랑크 페터 치머만과 함께 독일 바이올리니스트의 명맥을 잇는 크리스티안 테츨라프는 비르투오시티의 과시를 지양하고 작품의 본질을 파헤치는 연주로 오랜 기간 동안 음악 애호가들의 두터운 사랑을 받고 있다. 196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6살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시작한 테츨라프는 14세에 정식 데뷔무대를 가진 뒤 뤼벡 음대에서 우베 마르틴 하이베르크를, 미국의 신시내티 음악원에서 월터 레빈을 사사했다. 1988년 만 22세의 나이에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의 데뷔 무대에서 쇤베르크 협주곡을 협연해 “나머지 프로그램이 빛을 잃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바로크부터 현대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레퍼토리의 소유자!
그 이후 테츨라프는 바흐 무반주 작품부터 베토벤, 브람스, 버르토크, 시마노프스키, 쇼스타코비치, 외르크 비트만까지, 바로크부터 현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레퍼토리와 음악적 유행이나 경향을 초월하는 해석으로 애호가와 비평가들의 찬사를 얻고 있다.전 세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리사이틀 등 매년 약 100회의 공연을 펼치고 있는 그는 빈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런던 주요 교향악단과 정기적으로 협연하고 있다. 뉴욕 카네기홀의 퍼스펙티브 아티스트, 베를린 필하모닉의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한 바 있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여러 시즌에 걸쳐 콘서트를 함께하는 등 절정기를 구가중이다. 2018/19 시즌에는 보스턴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런던 심포니, 뮌헨 필하모닉,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등과 협연한다.

그는 솔로 활동만큼이나 실내악 활동에도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피아니스트 라르스 포그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비올리스트 타베아 치머만 등 뛰어난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주해왔으며, 1994년 자신의 누이인 타냐 테츨라프 등과 함께 ‘테츨라프 4중주단’을 결성해 꾸준히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테츨라프는 광범위한 레퍼토리에 기반한 수많은 음반을 녹음했으며, 디아파송 황금상과 미뎀 클래식 어워드, 에코 클래식 상, 에디슨 상, 독일비평가상 등 주요 음반상을 받았다. 최근 음반으로는 2017년 온딘에서 발매한 바흐 소나타와 파르티타, 한누 린투의 지휘로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와 함께한 버르토크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이 있다. 버르토크 음반은 최근 그라모폰상 협주곡 부문에서 수상했다. 평론가 롭 코원은 리뷰를 통해 “그는 버르토크 협주곡 1번을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음악적 성취로 올려놓았다. 모든 라이벌 연주들 앞에 이 뛰어난 음반을 두고 싶어진다. 정말 좋다!”라고 평하였다.
테츨라프는 스트라디바리나 과르네리 등 오래된 명기가 아닌 동시대에 제작된 악기를 사용하는 드문 연주자로, 독일의 악기 제작자인 페터 그라이너가 만든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연주가 여전히 주류를 차지하고 있기에 테츨라프의 이지적이며 작품 자체에 충실한 연주는 더욱 소중하다. 세계적인 명성과 음악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광범위한 레퍼토리의 소유자인 만큼,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을 향상시키고, 레퍼토리를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