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의 부족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근처 나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매달아 놓고 “먼저 도착한 사람이 그것을 먹을 수 있다”며 “시작”을 외쳤다. 그러자 아이들은 모두 함께 손을 잡고 달려가 음식을 나눠 먹었다. 의아해하며 “혼자서 먼저 가면 다 차지할 수 있는데 왜 함께 뛰어갔지?”라고 묻는 인류학자에게 아이들은 “UBUNT”라고 외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떻게 혼자 행복해질 수 있나요”라고 대답했다.

‘UBUNT’는 반투족말로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라는 뜻으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자주 강조해 세상에 알려진 말이다. 아프리카 아이들이 세상에 준 깨달음을 실천하고 있는 (사)사회공헌 다사랑월드는 소년소녀 가장, 탈북자,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이웃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공헌 다사랑월드를 이끌고 있는 이영하 이사장은 1974년 공군 소위로 임관한 후 전투 조종사로서 34년 2,300시간 이상을 하늘에서 보냈다. 공군본부 항공사업부 사업관리처, 참모총장 정책보좌실, 작전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 공중작전과 등에서 근무하며 항공전략전술 전문가로 역량을 쌓은 이 이사장은 ‘88서울올림픽’의 축하 비행과 오륜기 비행을 위한 계획통제장교로 임명되어 역사적인 개막식에서 정교한 축하 비행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였으며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전역과 함께 “앞으로 여생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한 그는 사회공헌 다사랑월드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우리 사회의 지킴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소통’의 바탕은 ‘경청’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로 ‘소통 불능’을 꼽는 이 이사장은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간결하고 핵심적인 메시지, 긍정적인 피드백, 칭찬과 격려의 말이 소통의 3가지 요소입니다”라며 “소통의 시작은 경청입니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소통의 대가로 꼽히지만 그녀는 1시간 짜리 토크쇼에서 10분 정도만 말한다고 합니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말을 잘하는 것보다 잘 듣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이 총재가 ‘소통’을 화두로 던지는 것은 전투조종사 시절부터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전투조종사들은 자신의 비행기를 사랑하는 기계를 ‘애기(愛機)’라고 부릅니다. 애기에 탑승하기 전 애기와 무언의 대화를 나누거나 다정하게 쓰다듬어주며 소통하죠.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서 비행통제실과의 소통이 중요하고, 동료들과의 소통은 훌륭한 전투조종사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전투조종사들이 단기로 하는 임무는 거의 없습니다. 전투기는 모든 임무가 편대로 이뤄져 블랙이글 같은 경우 8대가 편대를 구성합니다. 편대원 간의 원활한 소통이야 말로 임무 완수 성공의 필수 요건입니다.”
이 이사장은 사령관 시절에도 ‘사령관의 영상 편지, 동기 부여, 안전제언’ 등을 만들어 예하 부대 전 장병에게 전파했다. 지금도 생활 속에서 소통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최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 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레바논 국민과 소통해 왔다.
한국-레바논 교류협력 증진
이 이사장이 레바논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년 6개월 동안 주 레바논 특명전권대사로 활동하면서 부터다. 이 이사장은 한국과 레바논의 양국관계 발전과 교류협력 증진에 힘써 왔으며 특히 한국과 레바논 국민의 상호인식을 제고하고 양국의 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기반을 조성했다. 그 일환으로 재임기간 동안 우리나라 언론과의 인터뷰 및 기고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레바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레바논 남부에 파견된 우리 부대의 주둔도 안정화 시켰다. 2007년 레바논에 파병된 동명부대는 레바논 남부 지역의 평화유지를 위한 유엔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평화 유지 업무 외에 의료기기 전달, 도로 포장 공사, 태권도 및 컴퓨터 교실 운영 등 다양한 주민 숙원 사업을 이뤄냈다. 동명부대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으로 봉사활동과 지원활동을 펼쳐 대통령, 총리, 국회의장, 외교장관 등 각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금까지도 레바논과의 소중한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레바논 국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고 있다. 이렇게 시대와 기술 변화에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며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소통해 온 그는 지난 2005년 남부전투사령관 재직 당시 군대의 조직문화에 디지털 시대에 맞는 획기적인 ‘지휘 관리법’을 도입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새로 조직된 사령부 장병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임무수행을 위한 동기부여를 갖도록 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군 교육사령관 복무 시절에는 자율과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한편 임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부대 핵심가치를 설정하고 ‘부대 정체성 확립’을 위한 문화 육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개선 프로그램을 전군 최초로 도입해 부대 지휘관리 효율을 높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고객만족도 관점의 교육 훈련체계 정착을 위해 33개 프로젝트를 선정해 개선을 추진했으며 참모총장 재직 시에는 공군본부 부·실·단이 상호 협조해 공군이 추구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 외에도 신뢰받는 공군상 정립을 위해 자원봉사를 비롯해 대국민 홍보활동을 활성화하고 블랙 이글스의 기종 변경도 추진했다.
이 이사장은 군인 출신으로 문단에 등단한 특별한 이력도 갖고 있다. 레바논 대사 시절 고국이 그리울 때마다 적어 내려간 글들이 한 편의 시가 되어 ‘문예춘추’ 제 26회 신인문학상 수필 부문에 당선되어 문인으로 등단한 것이다. ‘그리움의 창가에 서서’라는 시는 보령시에 소재한 ‘시와 숲길’ 공원에 시비로 만들어져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전투기 조종사로서 수차례 죽을 고비도 있었지만 파일럿의 자부심을 지키고 34년간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 이사장은 “하늘을 날며 지상을 볼 때면 세상을 온 통 껴안은 느낌”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시정이 좋은 날 고고도 비행을 하다보면 동해와 서해가 한 눈에 보일 정도로 한반도가 그리 넓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하늘이 아닌 땅 위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넓은 품으로 안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