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우연의 연속이라 했던가. 어느 순간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우리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인생이 전개되기도 한다. 삼성화재 강희영 수석팀장도 그랬다. 보험설계에 대한 관심이 0.1%도 없었던 그녀가 보험업계에 입문해 수석팀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아주 우연한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주 작은 순간은 그녀의 운명까지도 바꿔놓았다.

강희영 수석팀장은 10년가량 문구점을 운영하다가 이후 수학학원을 운영한 학원장이었다. 그러다가 허리가 아파서 학원을 쉬던 중, 담당하던 RC가 그녀에게 ‘보험설계사로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했다. 새로운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긴 했지만 그녀는 RC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영업현장에서 뛸만한 활동적인 성격도 아니었다. “밝고 명랑하긴 하지만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하고 활동적이지도 않았다”던 그녀는 그 제안을 흘려들었다. 하지만 담당 RC는 재차 그녀에게 권유를 했고,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던 그녀는 ‘교육이나 한번 들어볼까’하는 생각으로 삼성화재에 찾아갔다. 그런데 웬걸. 그녀는 교육을 받으면서 점점 보험설계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뭔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생겨나 기분까지 좋아졌다. 미처 몰랐던 보험에 대해 알게 되고, RC의 비전을 알면 알수록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녀 머릿속에 가득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하고도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던가. 그녀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새로운 운명을 개척할 준비가 그녀는 다 돼 있었다.
그렇게 보험을 시작한 게 2006년 10월. 처음 2년은 모든 게 새로웠다. 동료들과의 교류도 즐거웠다. 실제로 그 시절 그녀는 일보다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게 훨씬 좋았다. 그런데 2년쯤 지났을까. 고객들을 자꾸 만나다보니 고객들이 RC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니, 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고 있다는 게 맞았다. 담당 RC가 언제 그만둘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그녀의 목표는 바뀌었다. 동료들과 즐겁고, 사람 만나는 게 좋아 일을 할 것이 아니라 ‘나를 보고 보험을 들어준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말자’는 것으로 말이다. “그럴 거면 최소 5년은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그녀. 그것이 고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 그녀는 그때의 다짐을 지켜 지금에 이르렀다.
“나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그녀는 “나만 옳다고 하는 순간 관계는 끝이 난다”는 말로 고객관리의 노하우를 전한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원리원칙을 지키는 성실함과 믿음이 있어야만 고객에게 진심이 전달된다고 말하는 그녀가 강조하는 성공의 제1원칙은 ‘기본’이다.
“몇 년 전에 고객 중 한 분이 사망하셨다. 간질환 말기환자였다. 생전 그 고객은 생명보험, 종신보험에는 가입돼 있었지만 실손보험은 없었다. 그래서 생명보험사 보험은 해지하고 그 금액만큼 사망보험과 실손보험을 함께 넣고 가족통합형으로 자녀 둘과 아빠가 가입을 했다.”
보험을 가입한 지 2년 후에 고객이 사망했다. 사망보험과 실손보험 덕에 간질환 치료비 혜택부터 사망보험금까지 지급받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강 수석팀장은 “내 일이 그냥 보통직업은 아니구나. 나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책임감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 전까지만 해도 보험에 들지 않겠다는 고객이 있으면 포기하곤 했다. 그런데 그 고객을 보면서 포기하려는 고객이 있으면 한 번 더 권유하는 등 조금 더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게 됐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더 먹어보라고 권하듯 좋은 보험상품이 나오면 주위 사람들에게 권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적극적으로 뛰다보니 소득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득이 오르면 오를수록 일의 재미도 커졌고, 고객에 대한 책임감도 더욱 깊어졌다.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다
강 수석팀장은 입사 시절, 성공한 선배들을 보면서 목표를 세웠다. ‘저 선배처럼 되리라’ 꿈꿨던 그녀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그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섰다. 회사에서 추구하는 방향을 같이 바라보며 긍정적으로 임하다보면 성공으로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입사 3년차쯤 됐을 때는 ‘연봉 1억’이라는 목표를 적어내는 선배를 보며 막연히 부러워했다. ‘역시 꿈은 크게 갖는 게 좋은 것인가’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그 선배가 1억 원을 달성하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란 그녀는 어느 날엔가 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얼떨결에 ‘연봉 1억’이라고 말해버렸다. 뒤돌아 나오며 ‘무슨 배짱으로 그런 얘길 했을까’하며 스스로에게 놀라기도 했지만 선배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도 1년 후 그 목표를 달성했다. “적극적으로 꿈을 말하고, 표현하고, 구체화하면 한걸음 더 가까워진다”는 게 그녀의 노하우 아닌 노하우다.
그런데 참 우스운 사실 하나.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명분과 목적의식을 잃는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연봉 1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허무했다. 그리고 그녀는 슬럼프에 빠졌다. “간절히 원했던 것을 이루고 나니 아마도 허무했던 것 같다. 나태하고 무기력해진 사람에게 슬럼프가 오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도 다행히 새로 부임해 오신 지점장님의 긍정과 열정, 똘똘 뭉친 리더십 덕분에 잃었던 불꽃을 다시 피울 수 있었다.” 지금 그녀는 다시 피어난 불꽃으로 후배들에게 꿈을 가지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있다. 비록 오랜 시간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지만 한편으로 그런 자신을 묵묵히 응원해주는 가족들이 고맙기도 하다. 두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항상 노력할 것이라는 그녀. 가족의 응원을 원동력 삼아 그녀는 또 다시 옷깃을 여미고 매서운 바람 속으로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