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적 사고’로 태양광에너지 발전의 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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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적 사고’로 태양광에너지 발전의 진일보
  • 송재호 이사
  • 승인 2013.12.3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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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한 인류 에너지 문제, 태양에서 답을 찾다

급변하는 과학기술의 시대는 다양한 산업재료와 첨단재료의 개발이 요원하다. 이러한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학문이 신소재공학이다. 신소재공학 분야의 많은 연구진이 과학과 공학의 융합을 통해 전자·에너지·환경·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산업재료와 첨단과학재료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 중 아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서형탁 교수 연구팀이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 서형탁 교수는 “무궁한 에너지를 지닌 태양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차세대 에너지 발전의 답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1세기 과학기술의 화두는 단연 친환경에너지다. 특히 태양광에너지는 전통적인 에너지 공급원과 여타의 친환경 에너지 공급원에 비해 점점 더 경쟁력을 얻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태양광에너지를 통해 생산되는 전기는 지난 10년 동안 4배 이상 증가했으며 가격은 5년 동안 80% 가량 하락했다. 학자들은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광에너지의 0.01%만 전환해서 사용하면 현재 인류가 직면한 모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공언한다. 태양광에너지가 차세대 에너지 중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다만 ‘효율성 제고’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가운데 서형탁 교수 연구팀이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태양광 흡수율이 기존보다 400% 높은 나노입자를 개발한 것이다.
나노구조 산화물은 합성이 용이하고 가격이 저렴한데다 표면적의 극대화가 가능해 에너지 소자나 전자 소자의 재료로 사용된다. 특히 TiO2(이산화티타늄)로 대표되는 광기능성 산화물은 반도체적 특성을 지녀 저가형 고효율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광촉매, LED, 투명광센서 등 차세대 에너지 소자로 적용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소자로서 산화물의 광기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가시광의 흡수와 방출이다. 하지만 이산화티타늄을 비롯한 대부분의 상용 산화물은 자외선 영역을 벗어나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고, 가시광 영역에 대한 흡수, 방출이 미미해 에너지 소자에는 적절하지 못해 이를 극복하는 것이 연구자들의 공통적인 관심사항이었다.
기존에는 연구자들이 나노산화물의 가시광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저농도의 불순물을 임의로 넣어주는 화학적 도핑을 통해 나노 구조 산화물의 전자구조를 원하는 대로 개선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도핑과정이 복잡하고 획기적인 가시광 흡수율 개선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복잡한 구조물에서 균일한 농도의 화학적 도핑이 이뤄져야 하는 기술적 난점이 존재했다.

가시광 흡수율 350% 높인 나노 튜브 개발

▲ 태양광에너지의 ‘효율성 제고’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가운데 서형탁 교수 연구팀이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태양광 흡수율이 기존보다 400% 높은 나노입자를 개발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형탁 교수 연구팀은 나노튜브 내외벽의 표면하부 2mm 내에 균일하게 탄소를 주입해 나노튜브의 구조 변형 없이 자외선 이외의 가시광 흡수율을 350% 가량 높인 이산화티타늄 나노튜브를 합성하는 데 성공,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정도 흡수율 증대는 지금까지 보고된 산화물 주입 효과 중 최고 수준으로 태양광 흡수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에너지 소자 즉, 태양전지와 태양광촉매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 교수의 연구는 영국의 재료화학분야 유력지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와 물리화학분야 권위지인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C> 온라인 판에 게재되어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태양 전기 효율성 제고에 도전하다
서 교수의 연구 성과는 그동안 수행해 온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수여한 그는 당시 반도체를 보다 집적화하는 분야를 연구했다. 이어 박사 과정 후 미국 에너지부 산하연구소인 로렌스버클리 연구소에서 태양광에너지에서 전기에너지와 수소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태양광 촉매’에 대해 연구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태양광에너지 흡수율을 높인 금속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서 교수는 “루테늄(Ru)을 산화시켜(RuO2) 이를 20나노미터(nm)로 작게 만들었더니 그 나노 입자의 태양광 흡수율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레이저를 물체에 쏴서 고유의 발광을 측정하는 방식인 빛 발광을 적용해, 밝기가 2.5배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이 태양전지와 함께 차세대 조명으로 각광받고 있는 LED의 광도 개선에도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임을 증명한 것이다.
서 교수는 현재의 연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태양전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의 다음연구는 ‘태양광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된 후 열에너지로 빠져나가는 것을 얼마나 빨리 막아내느냐’에 대한 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연구를 확장한 광화학적 센서 개발 과 개발된 탄소 표면 도핑기법을 여타 산화물 나노 구조체에 적용해 가시광 효과를 얻는 연구도 전개할 예정이다.

‘융합’ 통한 신소재공학 발전, 신 성장 동력될 것

▲ 서형탁 교수 연구팀은 나노튜브 내외벽의 표면하부 2mm 내에 균일하게 탄소를 주입해, 자외선 이외의 가시광 흡수율을 350% 가량 높인 이산화티타늄 나노튜브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신소재공학은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거나 생성하는 것을 넘어서 그 물질이 적용되어 창출할 시장과 이윤까지 포함한다. 더욱이 우리나라도 소재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 발전의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만큼 신소재공학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의 연구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물질을 만들어주고 기존 물질의 특성을 변형해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신소재공학은 ‘융합’이라는 시대적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서 교수는 자신의 중점적인 연구 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학문과 연구 분야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번 연구도 다른 연구자들이 자신의 분야가 아니라는 이유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부분에 서 교수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작됐다. 그는 “융합은 의식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라며 “다양한 연구자가 하나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미국 유학 시절 가장 많이 들은 멘토링이 ‘네 주위에 바로 전화해서 연구를 논의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서 교수가 아주대 임용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타 전공 교수들과 커피타임을 마련한 것이었다. 최근 우리나라 신소재공학의 수준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서 교수는 큰 자긍심을 느끼며 태양전지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작정이다. 그는 “무궁한 에너지를 지닌 태양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차세대 에너지 발전의 답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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