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3.0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 정부가 관료중심의 일방적인 서비스 제공이었다면(정부1.0), 현재는 정부와 국민과 상호 교류하는 양방향 관계가 주를 이루는데(정부2.0), 앞으로는 정부와 국민간 개인맞춤형(정부3.0) 서비스 제공하는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다.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공유하고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이 중심인 사회를 건설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선진화되는 정부와 국민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상생’이다. 정부는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국민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주어 동반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아래의 녹색 물류시스템은 홍익대학교 디자인혁신센터(센터장 김승인 교수)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공유경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정립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녹색 물류의 혁신 가져올 최첨단 비즈니스 모델

이 비즈니스 모델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이용하는 지하철과 택배를 혼합한 개념이다. 이를 진행하고 있는 김승인 교수는 “저탄소 녹색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하자는 것이 주된 취지이다”라며 “지하철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물품을 보내고 운반하고 분류하고 받을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시스템 안에는 엄청난 부가가치와 시너지를 동반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의 원리는 간단하다. 각 지하철마다 자동제어되는 물류보관함을 설치해 내가 보내고자 하는 물품을 넣고 도착지를 명시한다. 물품의 도착지와 행선지가 일치하는 사람이 물품을 꺼내서 지하철을 타고 가 물류보관함에 넣어놓으면 끝이다. 물론 회원제로 운영이 되고 관리자가 있어 10분마다 한 번씩 체크를 한다. 발송자는 기존 택배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당일 도착으로 이용할 수 있고, 운송자는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고 마일리지도 쌓여 협약을 맺은 마트나 백화점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단순하지만 너무나 편리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다. 이 프로젝트 하나가 공공에 미칠 이익은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김 교수는 “IT와 지하철의 융복합으로 창출한 창조경제의 산물이다. 프랑스 리옹에서 이와 유사한 화물운송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하철을 이용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이다. 기존 지하철 택배와 퀵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영세하고 위험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우리는 이들의 일자리를 더욱 확대해 양성적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기존 인력을 최우선으로 고용하는 등의 복안도 구상 중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과 녹색성장 견인할 공익사업

그 이유로 첫째, 이 사업의 가장 주요한 목적이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이다. 점점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이들이 잉여인력이 된다는 것은 국가로서도 큰 손실이다. 기존 지하철 네트워크와 IT시스템을 활용한 지하철 물류시스템을 정착시킨다면 엄청난 인력고용의 효과를 동반할 것이다.
둘째, 지속가능한 녹색성장 사업이라는 점이다. 진작 이 시스템이 정착되었다면 오늘처럼 탄소량 증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될 뻔 했다. 별도의 교통수단이 아니라 기존 지하철을 사용함으로써 환경문제 해소와 함께 연중무휴, 그리고 밤늦은 시간에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 프로젝트는 거점지역을 우선 선정해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안을 발굴해 보다 진화된 모습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이후 지속적이 모니터링을 통해 만 19세 이상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어르신뿐 아니라 학생들도 오가며 이 택배시스템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사업은 지하철 1~9호선을 담당하는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코레일 공항철도, 메트로9호선의 4개 공기업·민자기업과 서울특별시 등이 궁극적인 이해관계자들이다. 힘을 모아 시민들을 위해 준비한 아주 특별한 시스템이다. 시민들이 주최가 되어 시민들이 사용하고 시민들에게 이윤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서비스 디자인을 위한 통섭형 인재 양성
김승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서비스 디자인’을 지향하는 대표적인 교수이다. 서비스라는 무형의 가치를 유형화해서 누구나 쉽게 소통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마인드다. 올해 서울시에서 시민, 서비스 디자인 전문가 등이 직접 참여하여 서비스 관점에서 진행하였던 ‘우리 마을 안전 프로젝트’, ‘책 읽는 지하철을 위한 서비스 디자인’, ‘층간소음 갈등해소를 위한 소통마을 만들기’, ‘365일 시민과 소통하는 엠보팅’, ‘시민의 시각에서 버스승차부터 하차까지’ 등도 서비스 디자인의 좋은 사례이다. 그는 “디자인을 중심으로 하되 공익성과 사회성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 진정한 ‘서비스 디자인’이다. 이런 프로젝트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디자인뿐 아니라 경영학, 사회학, 법학, 공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통섭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하철 물류시스템뿐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서비스 디자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갖추는데 일조하기를 바랐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지하철 물류시스템은 일자리 창출, 지구촌 환경, 국민경제, 이 모두를 아울러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새로운 경제의 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