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과 불화의 시대를 해결할 열쇠 화합 권유
상태바
불통과 불화의 시대를 해결할 열쇠 화합 권유
  • 김덕주 부국장
  • 승인 2013.12.31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4년 갑오년, 현재와 미래를 포용할 수 있는 ‘화합’의 힘으로 국운을 끌어낼 것

신라는 불국정토를 속세에 건설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대형 사찰을 창건했다. 이후 소실과 중건을 거듭하며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한 불국사는 수학적 구도를 기반으로 한 완벽한 구성과 아름다움으로 1,500년을 이어온 역사적 가치와 한국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은 힘들고 어지러운 시대에 ‘화합’이라는 키워드로 속세와 대중, 위정자들이 나아갈 길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

한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삼국시대 사찰로 불교와 역사적 가치 면에서 누구나 먼저 떠올리는 상징 같은 존재 불국사. 그 유래는 <불국사고금창기>와 역사서 <삼국유사>에 등장한다. <불국사고금창기>에 따르면 528년 신라 법흥왕의 모후 영제부인이 창건하고, 통일신라기 왕실의 후원으로 ‘대정’이라는 인물이 크게 중수해 보물이 될 청운교, 백운교, 석가탑, 다보탑 등을 세운다. <삼국유사>에서는 재상 김대성이 현세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창건했다고 기록하는데 학계에서는 이 대정과 김대성이 동일인물이며 법흥왕 때 불국사를 창건하고 통일신라 때 김대성이 크게 중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국정토의 현세발현을 기원하며 불국사로 명명된 후 역사와 함께 소실과 복원을 거듭하다 현재 모습으로 중수되어 위엄을 자랑하는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은 2014년 새해가 목전에 다가온 연말을 앞두고 “현세는 어지럽고 욕망에 찬 세계지만 현대는 그런 경향이 더 심한 시대다. 정치권은 여야로 나뉘어 대립하고 주민과 지자체도 서로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투고 개인도 다른 사람들과 싸우는데 사람은 각자 목적이 있고 이득을 챙기기 마련이지만 그 이득을 위해 상대방과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풍조가 강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정부, 지자체, 국민들이 힘을 합쳐 큰 틀을 짜서 나라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그 기본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힘을 합할 수 있는 기초인 이해와 화합을 새해 국정 운영의 바탕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현세의 불국정토 수호의 정신

 
조계종 11교구본사 불국사의 제25대 주지인 성타스님은 1952년 불국사에서 출가의 길에 들어섰다. 월산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1955년 비구계를 받은 성타스님은 1961년 통도사의 강원을 졸업한 이후 1974년 불국사 총무,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포교원장을 역임하다 1998년(제22대)과 2006년(24대)에 불국사 주지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2010년 경쟁보다는 화합을 도모하는 취지로 진행된 추대에 의한 주지 선출 방식을 통해 25대 주지로 대업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출가해 반생을 보낸 불국사에서 두 차례 걸쳐 주지 소임을 맡아 주직직은 명예직이 아닌 봉사직이라는 신념으로 교구발전과 화합으로 불국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말하며 국보급 보물이 많은 천년고도의 불국사의 문화유산을 잘 관리, 후손들에게 정신문화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며 불국정토 건설을 목표로 한 불국사의 정신이 현세에 발현되는 길은 불교 근본정신에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고, 그 지름길은 ‘화합’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역설했다.
 
나라 전체가 불황으로 경직되어 가는 분위기에서 대통령, 정치권, 국민들이 나뉘어 불화하는 세태의 해결 방안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인 화합의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다. “우선 정치권에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이다. 여야가 서로 입장만 내세우며 다투기보다 앞서 힘을 합쳐야할 상황에서는 합하고 비판할 부분은 하면서 국익 앞에서는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자기 당의 이익만 앞세우느라 정작 국익 앞에서도 소홀해지는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대통령도 원칙만 고수할 게 아니라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 과거 정권이 저지른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세를 갖고, 인사문제로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당 뿐 아니라 야당까지 폭넓게 받아들이는 안목으로 국가원수로서 국민과 함께 가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작은 행동도 국민의 표본이 되어야 하는 최고 책임자의 덕목으로 한류문화를 알리는 옷차림도 좋지만 허례허식을 버리고 충언에 귀 기울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하며 나라가 안정이 되고 통합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스스로 자중하고 하심(河心)하는 마음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비판은 국민의 마땅한 덕목으로 민주화에 공헌한 요소지만 ‘비판을 목적으로 한 비판’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종교인도 국민으로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지만 종교인으로서의 한계를 넘지 않는 신중한 자세로 임해야한다”고 하며 서로에게 필요한 덕목을 갖추고 큰 틀에서 시대를 이끌어간다는 사명감으로 임하는 것이 현재와 미래를 포용할 수 있는 ‘화합’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포교원장을 역임하며 파라미타 청소년협회와 전국교사불자연합회를 창립해 청소년 포교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 성타스님은 환경보호단체 이사장 및 대표, 북한동포를 돕는 ‘우리민족서로돕기’ 등의 인도적 활동을 펼치며 이것이 곧 통일 등을 대비한 미래의 ‘화합’의 씨를 뿌려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경주경실련 공동대표로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방사능폐기장 유치 문제를 잡음 없이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목소리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화합정신으로 상생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하기도 하며 경주시민과 경주시의 지혜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불국정토 정신이 발현할 2014년을 앞두고
현재 불국사는 흩어져 있는 주요 불교문화재를 전시할 성보 박물관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불교문화재의 보호와 문화재를 통한 불교 이해를 도울 성보 박물관 완공, 불국사와 석굴암 보수 증축 등 대규모의 각종 불사를 통해 다시 태어날 2014년을 앞두고 성타스님은 새해를 맞이하는 자세를 설파했다. 부처님을 따르고 그 정신에 입각해 가치를 정립하고 살아가는 신념을 가질 것,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려 하지 말고 관용의 미덕을 기르는 것, 교만을 버리고 경건 하라는 부처님 말씀이 바로 이 시대에 지켜야할 사회적 덕목이라고 말했다.

 
“찻잔에 차를 계속 붓기만 하면 넘치는 것처럼 욕심은 곧 그릇을 벗어나 넘치는 차와 같은 것이다. 살기 구차하지 않음에 만족할만한 정도로 욕심을 버려라. 분수를 알고 현실에서 만족해야 행복이 오는 것인데 자족을 모르는 것이 인간이다. 만족을 알고 자족하는 것이 행복이자 수행이다”라고 설파하며 또한 “불교인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살생하지 말라는 것인데, 동물만 죽이는 것만 살생이 아니다. 인간은 우주에서 다른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다. 몸보신 등으로 필요 없는 것을 먹는 일, 과식, 맛있는 것만 먹는 것도 살생에 일조하는 일이다. 식물 역시 생명을 갖고 자라는 상생체인데 이를 과하게 낭비하는 것이 바로 살생인 것이다. 바리공양을 하며 음식을 깨끗이 먹는 것은 살생을 줄이는 취지이고 생명의 영역을 인정하고 지키는 것이다. 콩나물 대가리, 배춧잎 하나라도 아끼고 절약하는 것이 불교적인 생명 영역의 인정이기 때문이다. 살기 위한 식량의 일환으로 부득불 살생하는 것 외의 불교적 불살생이 현대 불교의 덕목이다”라고 말하는 성타스님과 불국사는 다가올 2014년을 앞두고 성보박물관 개관으로 불교문화유산을 통해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널리 알리고 화합과 통합으로 현세에 불국정토를 건설하고자한 신라의 꿈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