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는 불국정토를 속세에 건설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대형 사찰을 창건했다. 이후 소실과 중건을 거듭하며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한 불국사는 수학적 구도를 기반으로 한 완벽한 구성과 아름다움으로 1,500년을 이어온 역사적 가치와 한국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은 힘들고 어지러운 시대에 ‘화합’이라는 키워드로 속세와 대중, 위정자들이 나아갈 길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한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삼국시대 사찰로 불교와 역사적 가치 면에서 누구나 먼저 떠올리는 상징 같은 존재 불국사. 그 유래는 <불국사고금창기>와 역사서 <삼국유사>에 등장한다. <불국사고금창기>에 따르면 528년 신라 법흥왕의 모후 영제부인이 창건하고, 통일신라기 왕실의 후원으로 ‘대정’이라는 인물이 크게 중수해 보물이 될 청운교, 백운교, 석가탑, 다보탑 등을 세운다. <삼국유사>에서는 재상 김대성이 현세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창건했다고 기록하는데 학계에서는 이 대정과 김대성이 동일인물이며 법흥왕 때 불국사를 창건하고 통일신라 때 김대성이 크게 중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국정토의 현세발현을 기원하며 불국사로 명명된 후 역사와 함께 소실과 복원을 거듭하다 현재 모습으로 중수되어 위엄을 자랑하는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은 2014년 새해가 목전에 다가온 연말을 앞두고 “현세는 어지럽고 욕망에 찬 세계지만 현대는 그런 경향이 더 심한 시대다. 정치권은 여야로 나뉘어 대립하고 주민과 지자체도 서로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투고 개인도 다른 사람들과 싸우는데 사람은 각자 목적이 있고 이득을 챙기기 마련이지만 그 이득을 위해 상대방과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풍조가 강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정부, 지자체, 국민들이 힘을 합쳐 큰 틀을 짜서 나라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그 기본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힘을 합할 수 있는 기초인 이해와 화합을 새해 국정 운영의 바탕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현세의 불국정토 수호의 정신


그리고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비판은 국민의 마땅한 덕목으로 민주화에 공헌한 요소지만 ‘비판을 목적으로 한 비판’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종교인도 국민으로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지만 종교인으로서의 한계를 넘지 않는 신중한 자세로 임해야한다”고 하며 서로에게 필요한 덕목을 갖추고 큰 틀에서 시대를 이끌어간다는 사명감으로 임하는 것이 현재와 미래를 포용할 수 있는 ‘화합’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포교원장을 역임하며 파라미타 청소년협회와 전국교사불자연합회를 창립해 청소년 포교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 성타스님은 환경보호단체 이사장 및 대표, 북한동포를 돕는 ‘우리민족서로돕기’ 등의 인도적 활동을 펼치며 이것이 곧 통일 등을 대비한 미래의 ‘화합’의 씨를 뿌려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경주경실련 공동대표로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방사능폐기장 유치 문제를 잡음 없이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목소리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화합정신으로 상생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하기도 하며 경주시민과 경주시의 지혜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불국정토 정신이 발현할 2014년을 앞두고
현재 불국사는 흩어져 있는 주요 불교문화재를 전시할 성보 박물관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불교문화재의 보호와 문화재를 통한 불교 이해를 도울 성보 박물관 완공, 불국사와 석굴암 보수 증축 등 대규모의 각종 불사를 통해 다시 태어날 2014년을 앞두고 성타스님은 새해를 맞이하는 자세를 설파했다. 부처님을 따르고 그 정신에 입각해 가치를 정립하고 살아가는 신념을 가질 것,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려 하지 말고 관용의 미덕을 기르는 것, 교만을 버리고 경건 하라는 부처님 말씀이 바로 이 시대에 지켜야할 사회적 덕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