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강창호 기자] 공연 전 간단한 샌드위치와 커피도 함께 즐긴다. 그래서 브런치콘서트? 그게 아니다. 공연장에 오기위해 아침 일찍부터 바쁘게 서둘렀을 고객들을 위한 롯데콘서트홀의 배려 서비스다. 바로 롯데콘서트홀의 기획공연 프로그램 중 하나인 <김정원의 음악신보> 공연 전 로비상황이다.
오전부터 나가야 할 이유가 있어야...
보통 이런 브런치콘서트(마티네콘서트)가 한때 유행 붐이 있어서 여기저기 많았다. 그러나 콘서트를 장기간 오래 지속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메인 진행자의 맨(우먼) 파워가 있고 내용도 참신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물론 연주가 훌륭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따라서 관객이 오전부터 나가야 할 매력적인 이유가 있어야 비로소 콘서트가 성공할 수 있다.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하는 <김정원의 음악신보>가 실제로 이런 모든 필요충분조건에 잘 들어맞는다. 장소, 진행자, 연주자, 관객 모두가 즐겁다. 이렇게 사박자 맞춘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지만, 롯데콘서트홀만의 문화적 인프라가 잘 준비되어 있어 원스톱으로 이 모든 게 가능하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많은 공연과 전시를 펼치고 있는 롯데문화재단과 롯데콘서트홀은 올가을에도 어김없이 <김정원의 음악신보>를 무대 위에 펼친다.
작년 2017년부터 슈베르트 시리즈로 선을 보인 <김정원의 음악신보>는 올해 슈만을 중심으로 상반기 슈만의 가곡, 피아노 트리오, 콰르텟 등의 실내악을 선보였다. 이제 하반기 2회 공연을 통해 김정원은 다시 한번 아티스트로서의 전문성과 객석 가까이 호흡하는 친근함으로 관객들에게 한층 더 다가가고자 한다.

음악신보 제 4권(9/6), 음악신보 제 5권(11/8)
6일(목) 오전 11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음악신보 제 4권, “이루지 않아도 아름답다. 꿈.”에서는 슈만의 환상소곡집에 수록된 곡들과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안단테와 변주곡을 들려준다. 특히 이번 무대는 피아니스트 스스무 아오야기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가을날의 깊은 서정이 가득한 피아니즘을 한가득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의 마지막 공연(11/8)인 음악신보 제 5권, “자유롭지만 고독하게”에서는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인 만큼 슈만과 그의 친구 쇼팽, 그리고 슈만의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에서 각각 한 악장씩을 선별하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김광현)의 연주로 협주곡을 펼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슈만, 쇼팽,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은 저마다 피아노 협주곡의 역사가 낭만주의로 진입해서 그 절정에 도달하는 과정을 점진적으로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온라인 & 오프라인 문화콘텐츠
그동안 피아니스트 김정원은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치는 <김정원의 음악신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대에서 그의 전문적인 음악 전반에 걸쳐 자연스러운 진행과 피아니즘으로 여러 아티스트와 함께 다양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V라이브 <김정원의 V살롱콘서트>가 실시간 접속자수 8000여 명가량의 기염을 토하며 본방사수 팔로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온라인 속에 롯데콘서트홀이 세 개가량 들어가는 셈이다. 본격적인 SNS 시대에 자신들이 선호하는 아티스트와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프로그래밍하는 신세대야말로 무서운 문화콘텐츠 소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이 있다면 오프라인도 있다. 오프라인상에서 펼쳐지는 롯데문화재단 롯데콘서트홀의 기획콘텐츠는 또 다른 문화에 목말라하는 기성세대들의 문화적 욕구를 새롭게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여성관객이 많은 <김정원의 음악신보>와 같은 브런치콘서트는 ‘피아니스트 김정원’이라는 브랜드화 된 네임 파워와 함께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가고 있다. 자극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은은하고 세련된 지적인 만족과 아름다운 음악의 세계로 이끄는 <김정원의 음악신보>는 롯데콘서트홀만의 차별된 기획이라 여겨진다.
<김정원의 음악신보>를 통해 지난해 작곡가 시리즈로 슈베르트에 이어 이번에 슈만을 불러낸 김정원과 롯데콘서트홀의 기획은 다음 시리즈를 더욱 기대하게 하며 이 시대 문화를 바라보는 그들의 깊이와 상상력은 새로운 문화에 목말라 있던 기성세대들을 또다시 문화 공간으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됐다.
이제 초가을과 늦가을에 만나는 <김정원의 음악신보>는 계절의 변화와 함께 인생의 사색 속에서 낭만을 추구한 로베르트 슈만과 쇼팽 그리고 브람스를 새롭게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의 상상력이 우리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문화 칼럼니스트 Alex K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