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3년이 모두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한 해 격투기 스포츠계에는 각종 굵직했던 대회가 잇달아 열렸고, 그만큼 큰 이슈를 불러 모은 사건 역시 많았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격투기 대회인 ‘로드FC(대표 정문홍)’ 대회는 지난 10월 ‘로드FC 13’ 구미대회를 대미로 장식한 가운데,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많은 격투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이에 계사년(癸巳年) 국내 격투기계를 뜨겁게 달궜던 로드FC를 결산했다.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로드FC 격투기 대회의 화두는 투기의 화두는 ‘변화’와 ‘실험’이었다. 그동안 폭발적인 붐을 타고 외형적으로는 엄청난 성장을 기록했지만 실상은 수익 없이 빈껍데기만 요란했다는 반성이 뒤따랐다. 이에 로드FC는 부가 이벤트의 축소, 소형 경기장 활용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면서 대신 해외 유명 선수들의 영입을 통해 경기 수준을 끌어올리는 한편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시도했다. 그런 시도는 ‘격투기 대회의 지역 축제화’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한 ‘전국투어 대회’의 탄생과 유명 해외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이어졌다.
간혹 팬들의 과열된 열기가 염려되기도 했지만, ‘국민스포츠’의 위상을 분명히 확인한 로드FC 대회는 이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찾는 일만 남았다. 이에 따라 본지는 ‘2013 로드FC’ 결산과 2014년 계획을 들여다봤다.

■ 살아있는 전설 ‘미노와맨’
100번째 경기 로드FC에서 펼쳐
전 세계 종합격투기의 살아있는 전설 미노와 맨이 자신의 공식전적 100번째 경기를 로드FC에서 가졌다. 미노와맨은 대기록인 자신의 100번째 경기를 로드FC 갖기를 강력하게 희망했고 이에 로드FC 정문홍 대표는 오히려 로드FC가 영광이라며 그를 위한 공로패와 특별 영상을 제작하는 등 그의 100번째 경기에 걸맞은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또한 미노와 맨은 100번째 경기에 걸맞은 화끈한 경기로 국내 강자 김훈 선수를 펀치 한방으로 KO승을 거뒀다. 그 후 팬들과 함께 한 그의 특유의 퍼포먼스는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잊지 못 할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소녀 파이터 ‘송가연’
2013년 로드FC 뿐만 아니라 국내 스포츠 계를 화끈하게 달군 한명의 스타가 등장했다. 바로 로드FC 여성부 선수인 소녀 파이터 ‘송가연’양이 그 주인공. 올 20살의 나이로 아름다운 외모에는 걸맞지 않게 입식 아마추어 전적 4전 전승을 기록했다. 그 중 2전은 남자 선수와 치룬 경기로 유명해진 송가연 선수는 지난 ‘로드FC 13’ 대회에서 로드걸로 깜짝 데뷔해 활약하는 등 2013년 한명의 이슈 아이콘으로 자리 매김 했다. 얼마 전에는 개그맨 윤형빈 씨와 함께 공개 훈련을 하고 서로의 다리를 비교해서 찍은 사진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얼굴 때문에 수많은 연예계 러브콜을 받았으나 송가연 양의 꿈은 확고하게 격투기 선수라고 한다.

‘남의철 VS 쿠메 타카스케’
2013년 최고의 경기는 지난 10월 12일 구미 박정희 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13회 대회 메인경기였던 로드FC 라이트급 타이틀 1차 방어전 ‘남의철 VS 쿠메 타카스케’의 경기가 선정이 됐다. 이미 라이트급 타이틀을 놓고 토너먼트 결승에서 한차례 격돌한 적이 있는 두 선수는 당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둘 다 납득할 만한 경기를 펼치지 못했고 이에 정문홍 대표는 재대결을 추진, 남의철 선수의 1차 방어전을 쿠메로 낙점한 것이다. 3라운드 내내 치열한 레슬링 공방과 타격 공방이 이어졌고, 마치 야수와 야수의 싸움을 보는 듯한 격한 싸움이 이어졌다. 경기 결과는 누구하나 의의를 제기 할 수 없는 남의철의 승리. 라이트급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지난 번 1차전 당시 남겼던 모든 아쉬움을 한번에 털어버린 경기였다.
■ 2013년 로드FC 최고의 선수
라이트급 챔피언 ‘남의철’ 선수
2013년 로드FC가 선정한 최고의 선수는 라이트급 챔피언 남의철 선수이다. 남의철은 대한민국 종합격투기의 중흥기를 이끈 선수 중 한명이며 국내 최초 메이저 단체 스피릿 엠씨의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렀던 선수이다. 그 후 아시아의 각국을 누비며 활약을 펼쳐오다 로드FC의 탄생과 함께 또다시 국내 팬들 앞에서 화끈한 경기를 펼쳐왔다. 매경기 불꽃 튀는 신경전과 물러서지 않는 투지로 최고의 경기를 선사한 남의철은 올해 로드FC 11회 대회에서 라이트급 토너먼트 결승에서 일본의 강자 쿠메 타카스케를 만나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렀고 그 후 치룬 1차 방어전에서 또다시 쿠메 타카스케를 맞이해 번복 없는 승리로 라이트급 챔피언의 재목임을 스스로 입증해 냈다.

■ 2013년 로드FC 최고의 신인선수
리틀좀비 ‘이윤준’ 선수
2013년 로드FC가 꼽은 최고의 선수는 리틀좀비 ‘이윤준’ 선수이다. 올 4월 로드FC 11회 대회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윤준 선수는 몇 가지 이슈로 인해 경기 전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의 1호 제자라는 것과 아마추어 리그에서 승승장구를 한 이력으로 주목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프로로서의 실력은 입증되지 않은 채 토너먼트 시드를 받은 것을 두고 많은 팬들은 의구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 의구심도 잠시, 그의 로드FC 데뷔전이었던 밴텀금 토너먼트 8강전에서 팀파시의 김호준을 맞이해 경기시작 1분도 되지 않아 펀치로 잡아냈다. 같은 날 치뤄진 4강전에서 ‘런닝맨’ 송민종을 만나 아쉽게 패배했으나 팬들의 의구심을 걷어 내고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한 데뷔전이었다. 이후 ‘로드FC 12’대회에서 대체 선수로 선정돼 일본의 강자 ‘오츠카 타카후미’를 상대하게 된 이윤준은 자신의 전적의 4배 가까이 되는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일본의 명망 있는 단체 ‘딥’의 챔피언을 지낸 오츠카 선수를 2라운드 내내 자신의 타격으로 요리하며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이때부터 많은 팬들이 그의 실력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로드FC 밴텀급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10월 구미에서 열린 ‘로드FC 13’ 대회에서 현 로드FC 밴텀금 챔피언 이길우에게 승리한 바 있는 일본의 베테랑 파이터 카마야 마코토를 맞이해 타격으로 맞불을 놔 또다시 일본의 강자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하며 바야흐로 루키가 아닌 어엿한 로드FC 밴텀급 선수로 우뚝 서게 됐다.
■ 2014년 로드FC의 활동계획
▲로드FC 공식 스포츠 리그화
2014년 1월 또 다른 시리즈의 로드FC 대회가 생겨나면서 내년에는 대중화를 넘어 정식 스포츠 리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소 10회 이상의 대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모든 대회는 슈퍼액션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 진행 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 격투기 대회가 축구와 농구처럼 스포츠 리그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개그맨 윤형빈 로드FC 선수 데뷔
윤형빈(33)이 로드FC 종합격투기 파이트머니 전액을 기부한다. 윤형빈은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호텔에서 로드FC 종합격투기 선수 데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그는 “내년 1월 중순 일본 선수와 데뷔전을 치른다. 파이터 머니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전액을 로드FC가 추진하고 있는 학원폭력 근절 캠페인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로드FC 학원폭력 근절 캠페인’은 로드FC와 연계된 전국 도장에서 학원폭력 피해·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건전한 힘 사용법을 교육하는 무료 프로그램. 윤형빈은 라이트급(70㎏ 이하)으로 출전한다. 이를 위해 현재 80kg인 체중을 70kg까지 감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009년 취미로 종합격투기를 시작한 윤형빈은 2011년부터 정식 선수 데뷔를 꿈꿨다. 지난해부터 일주일에 3~4차례 3시간씩 토미나가 타케요시 코치에게 1:1 트레이닝을 받아왔다.

▲로드FC 일본 진출 및 대회 준비 계획
로드FC는 내년 일본에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문홍 로드FC 대표는 “올해부터 계획 했었던 일본 진출을 반드시 시도할 것”이라며 “정규대회에 일본 개최를 꼭 포함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미 몇몇 일본의 지방단체장들은 로드FC가 일본에 진출할 때 전폭적인 협조를 약속한 상태다. 또한 일본 진출과 별도로 일본 방송사와의 중계권에 대한 협상을 했으며,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 또 로드FC는 내년에 대회 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2014년에는 정규대회와 새롭게 런칭하는 대회를 합해 15회 이상의 대회를 열 계획이다. 경기장이나 방송에 대한 협의도 끝낸 상태다. CMA, 판크라스, 딥은 현재 정규대회와 영건스에 선수를 파견하고 있지만, 로드FC의 새로운 대회에도 선수를 꾸준히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