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처형 발표 “국가 전복 기도한 반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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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성택 처형 발표 “국가 전복 기도한 반역자”
  • 김길수 편집국장
  • 승인 2013.12.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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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처형, ‘장성택 시대 종언’ 명확히 해 내부동요 차단

▲ 북한이 13일 김정은 정권의 2인자였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사형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13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이자 북한 내 2인자이던 장성택을 처형했다고 발표하면서 장성택을 국가 전복을 기도한 반역자라고 비난했다.

이러한 발표는 북한이 국영 방송을 통해 장성택이 부패와 마약 사용, 도박, 부적절한 여성 관계 등 방탕하고 타락된 생활로 인해 모든 직위에서 해임했다고 밝힌 지 사흘만에 나왔다.

북한 중앙통신은 “당과 국가의 최고 권력을 장악하려는 야심 아래 비열한 음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가를 전복시키려 기도한 것을 포함한 장성택의 범죄를 심리할 특별군사재판이 12일 열러 장성택의 처형을 결정했으며 이러한 결정 후 곧바로 처형이 집행됐다”고 전했다.

2년 전 김정일의 사망으로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할 때까지만 해도 김정은의 권력 강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조력자로 간주됐던 장성택의 처형은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하기 위해 실행한 일련의 숙청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대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정은이 장성택 사형을 속전속결로 진행한 이유는 ‘장성택 시대의 종언’을 명확히 함으로써 내부 동요를 차단하고 그의 세력들을 완전히 제거, 만약의 사태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반당 반혁명 종파 행위로 숙청된 장성택이 최소 정치범수용소로 이송돼 무기형 이상의 무거운 처분이나 처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통일부는 예상했었다. 그러나 김정은이 고모부이자 2인자로서의 북한 내 영향력을 감안할 때 장성택을 숙청했지만 처형까지는 쉽게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특히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이번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고 권력을 잡기 위해 신속한 처형을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장성택의 이번 실각과 처형은 당 조직지도부와 호위사령부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와 조직을 총괄하는 당 조직지도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김정일이 직접 부장을 맡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북한 내 최고 권력기관이다. 그러나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권력이 장성택 쪽으로 쏠렸고 조직지도부는 약화돼 미묘한 권력 다툼이 시작됐다.

특히 김정일의 최측근으로 김정은 3대 승계를 뒷받침하려던 리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2010년 교통사고로 숨지자 조직지도부는 급격히 위축됐다. 북한 내에서는 리제강의 교통사고 사망 사건 배후로 장성택이 지목된 바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장성택의 숙청은 김정은이 그만큼 자신감이 커진 것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중국식 경제 개혁의 최대 지지자로 북한 정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장성택의 숙청은 한국에 대한 공격 오판을 부를 북한 내 위험한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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