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는 배려인 동시에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
지리산의 넓고 웅장한 품을 병품 삼고, 물빛 고운 섬진강 서편에 위치한 경상남도 하동(河東). 하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초록빛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우리 차(茶)의 역사와 문화, 산업적 가치 모두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하동에서도 화개면은 꽃이 만발한 고장이자 우리나라 최고의 수제차 생산지로 지역민 대부분이 녹차 관련 일에 종사하고 있다. 그 중 기존의 발효차에 현대인의 취향과 기호에 맞춘 차를 개발하고 꽃이나 약재, 열매 등을 전통차에 곁들인 한국의 블랜딩차를 만들어 전국에 알리는 이들이 있다. 화개면에 위치한 다산원의 박성연, 이소연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 최대 수제차 생산지, 하동군 화개면

“현재 화개면에는 약 2,000 여곳의 녹차 재배지가 있습니다. 전국 최대의 수제차생산지답게 이곳 농민들은 1,000ha가 넘는 재배지에서 생잎 2,000여 톤 이상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박성연(남편) 대표와 차를 만들고 있는 이소연 대표. 원래 실내건축 디자인 관련 일을 하다 2004년, 어릴 때부터 차를 만들던 박성연 대표를 만나 본격적으로 차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장 생활을 하던 중 부모님의 호출로 급히 집에 돌아왔어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제게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선을 보게 하셨습니다. 그 때 이 사람과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느낌을 여자의 직감으로 알게 되었습니다.(웃음)” 부모님이 미리 점지해 준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이소연 대표. 그는 남편이 자신의 아버지처럼 차 관련 일에 종사를 하고 있었고 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에 반해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박성연 대표는 현재 (사)한국차생산자연합회의 사무국장으로 우리나라 하동 차 활성화를 위해 힘써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茶’라는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다 한국적 블랜딩 ‘풍류차’

이소연 대표와 박성연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다산원은 녹차중에서도 최고로 친다는 우전(雨前)을 비롯해 세작(細雀), 첫물차, 홍잭살(발효차) 등 다양한 차를 생산해 전국의 차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차나무 잎으로 만든 차 이름만 해도 수천 종류가 됩니다. 찻잎을 따는 시기와 제조 과정, 만드는 사람의 취향대로 이름이 붙여지기도 하지만 차가 자라는 산지의 지명 이름을 따르기도 합니다. 현재 다산원에는 다양한 차의 종류가 있지만 홍잭살이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차입니다. 원래 작설차가 정확한 표현이지만 이곳에서는 작설을 잭살이라는 방언으로 불립니다. 이에 붉은 색을 띄는 차의 특성을 살려 홍잭살이라 불리며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습니다. 홍잭살이 제조방법에 따른 발효차라는 이름보다는 우리지역의 역사와 흔적이 있는 이름으로 전해지기 위해 홍잭살이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현재 박성연, 이소연 대표는 전통차의 폭넓은 소비자층 구축을 위해 적당한 발효정도, 최상의 맛과 향을 찾아 홍잭살을 만들어 전통차의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전통차를 다소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젊은층 기호에 맞는 상품개발과 차세대를 겨냥한 대용차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홍잭살은 지리산 하동 화개골에서 야생에 가까운 조건으로 자란 찻잎을 그늘에서 시들기와 멍석에서 비비기를 여러번 반복하여 전통 발효의 방법 그대로 발효시켜 숙성시킨 한국의 홍차형 발효차입니다. 맛과 향이 부드럽고 냉기가 없으며 체질에 부담없기 때문에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대중적인 차입니다.” 박성연 대표와 이소연 대표는 정적이고 지역의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홍잭살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 지길 꿈꾼다고 한다.
차는 배려인 동시에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

한잔의 차(茶)에 정성과 마음을 담고 있는 다산원. 그들의 바람처럼 홍잭살과 더불어 다산원의 차가 국내를 넘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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