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에 예술혼 불어넣는 늦깎이 도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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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에 예술혼 불어넣는 늦깎이 도예가
  • 김덕주 부국장
  • 승인 2013.12.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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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도자기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표현하다

인류가 생활을 영위하면서부터 기물이 등장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음식이나 물 따위를 담기 위해 만들어진 그릇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실용적인 측면에 미적인 부분이 가미되면서 발달해왔다. 고려의 고려청자, 조선의 백자처럼 아름다운 색깔과 유려한 곡선의 미를 품고 있는 한국의 도예문화는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경상북도 상주시 남장동에 자리 잡은 ‘남장요’의 남정순 도예가는 다완, 찻그릇, 항아리, 푼주 등 다양한 도자기 작업을 통해 한국의 멋을 알리기 위해 오늘도 힘쓰고 있다.

도예의 매력에 사로잡힌 늦깎이 도예가

▲ 남장요 남정순 도예가
도예의 길은 다들 험난하기 그지없다고들 일컫는다. 하나의 도자기가 탄생하기 위해선 태초의 흙과 물이 어우러져 형상을 만들고 가마에 들어가 불을 만나며 여기에 적절한 시간과 도예가의 정성이 들어가야 비로소 하나의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남장요를 방문했을 당시 남정순 도예가는 4개월 동안 정성을 들여 만든 작품들을 망뎅이(흙덩이)로 만들어진 전통가마에 조심스럽게 앉히고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가 제겐 자식과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작품 하나하나 내 자식을 낳는다는 생각으로 뜨거운 가마 속에서 잘 견디다 나오길 바라는 마음을 다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남장요의 대표인 남 도예가는 지난 2007년 문경대학교 도자기공예과를 수석으로 졸업을 한 늦깍기 주부 도예가다. 전업 주부로 그동안 경북 상주시에서 ‘들꽃사랑 야생화’ 모임의 회장을 맡아 20여 년간 회를 이끌어 오면서 우연히 문경대학교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 도자기반’ 강좌 소식을 듣고 3개월 동안 야생화 화분이나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도자기 실습을 했다. 이 운명적인 만남이 당시 전업 주부였던 그를 도예가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첫 걸음이었다. 교습을 받는 당시 지도교수님께서 “사모님은 굉장한 손재주가 있다”면서 “대학 도자기공예과에 입학을 해서 한번 도자기를 제대로 배우시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그는 다음해 문경대학에 입학을 결정했다. 대학에서 2년여 동안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도자기 공부를 하며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 했다. 그리고 틈틈이 문경에서 8대 째 도자기를 해오고 있는 관음요에 입문해 대한민국 신지식인이기도 하며 최근 (사)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에 의해 ‘2014 대한민국 도지기 명인’으로 선정된 김선식 명인으로부터 지금까지 지도를 받아오고 있다.
남정순 도예가는 대학 졸업 후 곧바로 경북 상주시 남장동 산88-2번지 자신의 산에 ‘한국전통 망뎅이 장작가마’ 작업장을 짓고 그동안 다완, 찻그릇, 항아리, 푼주 등 다양한 도자기 작업을 해오고 있다. “좋은 가마에서 나무로 도자기를 구워야 도자기의 빛깔이 제대로 나옵니다. 도자기의 태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 가마에서 구워지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흙에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 가마 속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허투루 가마를 만들 수 없었습니다”라며 남 도예가는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 가마의 중요성을 전했다.

독특하고 정감이 넘치는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밤낮을 가리 않고 노력

▲ 2013 문경전통찻사발축제 ‘제 10회 전국 찻사발 공모대전’ 입선 작품.
문경에서 매해 열리는 전통찻사발축제는 축제전문 참살이 선정 ‘가볼만한 축제 20선’에서 3년 연속 전통축제부문 1위로 지정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규모가 큰 도자기 축제다. 많은 도예가들이 매해 자신의 작품을 출품해 대중들에게 찻사발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데, 올해 남 도예가는 자신의 다완 작품을 출품해 입선의 영광을 안았다. 문경대학 재학 시절에도 전국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해 다수 입상을 한 경력이 있는 그는 비록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그 실력만큼은 인정받는 도예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아직 저는 더 도자기에 대해서 배워야 합니다. 많은 대가 분들에 비하면 아직 전 이제 걸음마 수준이지요”라며 도예는 알면 알수록 배워야 할 점이 끝없는 것이라며 겸손한 자세로 자신을 낮췄다.
최근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한 것과 남 도예가 만의 독특하면서 아름다운 작품이 알려지며 전국 곳곳에서 다도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남장요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찾아오시는 차인들이 제 작품을 칭찬해 주시고, 또 격려도 해주셔서 더욱 큰 용기를 얻어 작업에 매달리고 있습니다”며 남 도예가는 자신의 개성 있는 작품이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작품세계를 담은 도자기를 만들 것을 다짐한다고 한다. 또한 남 도예가의 작품에 반해 그의 기술을 배우려고 수강생들이 찾곤 한다. 이에 그는 “착실히 배우고 싶어 하는 제자가 있으면 적극성을 갖고 꾸준히 가르쳤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 그는 우리네 전통 찻그릇에 대한 연구는 물론, 인공적인 화학적 물질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얻어지는 유약을 개발해 자신만의 독특하고 정감이 넘치는 도자기를 만들어 내기위해 밤낮을 가리 않고 노력을 쏟고 있는 중이다. 남 도예가는 “항상 처음처럼 배우는 자세로 도자기를 만들고 싶고, 특히 차인들이 오래도록 애정을 가질 수 있는 혼이 담긴 찻그릇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 남정순 도예가의 다양한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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