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빠르면 좋은 시대다. 자동차도, 기차도, 인터넷도 빠르면 일단 합격이다. 이에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단일제품, 단일메뉴는 위험한 도박과도 같다. 웬만한 배짱과 자신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50년 넘게 한 메뉴로만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식당이 있다. 그 자신감은 바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정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단일 메뉴 하나만으로 지역민을 넘어 외부인들에게까지 군포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1959년 군포역 앞에 문을 연 군포식당은 50년 넘게 올곧은 마음으로 양지설렁탕을 끓여내는 군포시 터줏대감이다. 군포와 안양 지역 주민들은 외환위기, 매서운 한파가 불어 닥칠 때에도 군포식당의 뜨끈한 양지설렁탕 한 그릇으로 추위를 달래 왔다. 2013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겨울에도 그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단일메뉴 고집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

“다른 메뉴가 없기 때문에 다소 고집스럽게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속에서 비롯된 손님들과의 신뢰를 통해 굳이 다른 메뉴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대표의 이러한 자신감은 정직한 재료,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나온다. 어느 것 하나라도 손님들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게 있었다면 그녀의 자신감은 자신감 그 자체로 느껴지지 않았을 터. 하지만 그녀는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고 그것이 온전히 전해지고 있었다.
군포식당의 양지설렁탕은 국내산 한우양지만 사용한다. 김치도 국내산 고춧가루만 쓴다. 별다른 조미료 없이도 훌륭한 맛을 내는 김치와 깍두기의 비결이 바로 이것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는 이 대표가 음식재료만큼이나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제아무리 음식 맛이 좋다고 해도 종업원의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다시는 그 식당을 찾고 싶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대표는 종업원과 항상 가족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야말로 손님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높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 재료, 가족 같은 식당 분위기 덕분에 세월이 아무리 흐르고 흘러도 손님들의 발길이 군포의 얼굴이라 불리는 군포식당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께 받은 값진 선물
5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군포식당은 이 대표가 어머니에게 받은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항상 어머니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지금껏 봐온 어머니는 항상 근면하고 성실하셨다”고 운을 떼는 이 대표는 “어머니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강한 분이셨다. 현재까지 식당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어머니의 한결같은 마음과 사랑 덕분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런 어머니를 어머니로서 존경할 뿐 아니라 오랜 세월 식당을 운영한 경영자로서도 존경하고 있다는 이 대표. 그녀에게 어머니는 말 그대로 ‘인생의 멘토’인 셈이며, 그런 어머니가 물러준 군포식당은 더할 나위 없이 값진 선물인 것이다.

“지자체와 소상공인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부상조하는 방안을 찾아 꾸준히 노력해야한다.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상생’이다. 일단 지자체는 군포 관내의 검증된 맛집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상공인들 역시도 군포시에 명예와 책임감을 갖고 정직하게 운영해야 한다.”
이에 현재 군포식당은 지역사회를 위해 군포시 노인복지재단과 매화복지재단에 매달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책임감을 갖고 꾸준한 지원을 할 예정이라는 이 대표는 이처럼 지자체와 소상공인이 서로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비로소 상생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사실 군포시가 인근 안양시나 과천, 의왕에 비해 덜 알려져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군포시가 많이 알려지게 돼 무척 기쁘다. 더불어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도 다른 지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군포시에 이런 곳이 있구나’라는 것을 알릴 수 있어서 뿌듯하다. 이를 기회로 삼아 앞으로도 정직한 재료로 항상 믿을 수 있는 따뜻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할 것을 약속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