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방식 그대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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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방식 그대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맛
  • 김태인 차장
  • 승인 2013.12.10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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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장은 전통방식으로 만들 때 가장 좋은 맛이 납니다”
우리나라 전통 발효음식의 하나로 슬로푸드(Slow Food)의 대표로 떠오르는 장(醬)은 암과 성인병을 예방하는 건강식품으로 이제 세계인들도 ‘오리엔탈 건강소스’인 우리의 전통 된장, 간장 등 장(醬)에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한 사람이 담궈도 해마다 맛이 다르고 장독마다 맛이 다른 전통 장맛. 이런 우리 입맛에 꼭 맞는 맛있는 장맛을 한결같이 살려내고 있는 (주)돌담마을. 이에 청정지역 밀양 삼랑진에서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장을 담그고 있는 (주)돌담마을(이하 돌담마을)의 정홍섭 대표이사를 만나보았다.

평교사에서부터 대학총장, 그리고 사업가

▲ (주)돌담마을의 정홍섭 대표이사
돌담마을의 정홍섭 대표이사의 이력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평교사로 시작해 부산의 종합대학인 4년제 대학교의 총장까지 수 십 년 동안을 부산 교육발전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2012년 명예퇴직과 동시에 사업가로 변신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퇴직 후 처음부터 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평생 동안 교육자의 몸으로 있으면서 도시속의 아이들을 보아왔던 터라 퇴직하면 도시 인근의 시골에서 아이들을 위해 자연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도시생활에서 하루, 이틀만이라도 벗어나 흙을 밟으며 지낼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던 중 우연히 이 곳(행촌마을)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교육자의 몸으로 있으면서 아이들을 위해 헌신적인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해 시골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정 대표이사.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장원표씨 내외가 10년 전, 귀촌해 장을 담그고 있었습니다. 장씨 댁의 장맛도 좋고 또 이 마을의 자연환경 조건이라면 된장발효의 최적임과 더불어 아이들을 위한 자연 생태체험 공간으로 이용하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지난 2012년 12월, 정년퇴직을 한 그는 청정지역인 밀양 삼랑진의 행촌마을에 자리를 잡고 ‘산촌에 희망을, 도시에 건강을, 그리고 아이들에게 행복을’ 전한다는 목표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다.

자연이 만든 명품 장맛

▲ 햇볕이 잘드는 장독대에서 자연 발효 및 숙성.
돌담마을은 우리의 자랑거리인 한식 발효식품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촌에는 희망을 심기 위해 뜻을 모은 사람들이 청정마을인 행촌마을에서 밀양 주변 산촌에서 계약 재배한 우리 콩과 3년 이상 숙성시킨 천일염, 그리고 삼랑진 구천산에서 나오는 지하수(석간수)를 사용해 장씨 부부와 행촌마을 인근 절에서 수행 중인 정여(범어사 전 주지)스님과 함께 회사를 설립, 전통그대로의 방식을 고수하며 장을 만들고 있다. 황토방에서 메주를 띄우고 볏짚을 태워 소독한 장독만을 사용하며 완성품이 나올 때까지 하루 3시간씩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있다. “자연발효 된장은 자연이 90%, 사람의 정성이 10% 작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전통방식대로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훌륭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콩, 소금, 물, 옹기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때문에 전통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연환경이 중요하다는 증거입니다. 이에 돌담마을은 해발 250m 깊은 산골마을 맨 위쪽 정남향 비탈에 위치하여 일조시간이 길고 일교차가 크며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주변 농경지와도 분리되어 있어 어떤 오염원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좋기 때문에 잡균이 번식하기 어려워 된장을 발효시키는 국균, 고초균 등 유효 균주의 활동을 활발하게 합니다. 또한 장독대의 바닥도 황토 위에 마사를 깔아 토양의 기운이 장독과 교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돌담마을의 장은 최적지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제조방법은 흉내 낼 수 있어도 돌담마을의 자연환경은 아무도 베껴 갈 수가 없습니다.”
정 대표이사는 돌담마을의 장맛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드는 것이 비결이면 비결이란다. 때문에 대량 생산해 내는 ‘공장제품’이 아닌 전통방식으로 햇콩을 삶고 다져서 메주를 빚고, 그 메주를 띄워서 장을 담그기 때문에 장맛이 맛있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돌담마을에서 나오는 모든 장맛을 똑같게 하기 위해 된장을 만드는 장독대도 최대 200개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70여개의 장독에서 연간 12t 정도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독대를 최대 200개를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전통방식대로 장을 만들고 있다 보니 사람이 일일이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장맛이 좋다고 무분별하게 양을 늘이다보면 머지않아 장맛이 변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소비자와의 약속도 못 지키게 됩니다. 때문에 돌담마을은 영리적인 이익보다는 어느 된장 하나 소홀하지 않고 많은 양보다는 정해진 양만큼의 된장에 최선을 다해 소비자들과의 약속을 지켜 나갈 것입니다.”

산촌에 희망을, 도시에 건강을, 그리고 아이들에게 행복을

▲ 황토방에서 7~10일 정도 메주를 띠우는 모습.
도시를 벗어나 시골로 들어와 전통 장류를 만들고 있는 그에게는 자그마한 소망이 있다고 한다. 이미 부산지역 시민단체에서 많은 활동을 한 그는 행촌마을의 폐가와 빈집을 수리해 도시 청소년들이 숙박을 하면서 산골의 모습과 환경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자연생태 체험 공간을 만드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은 흙을 밞으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도시의 아이들은 평생 흙 한번 밟아보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아토피 같은 도시에만 있는 병에 걸리는 등 도시의 현대화로 인해 생기는 피해를 아이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평생을 교육학자로 일해 온 만큼 아이들을 위한 자연생태 체험공간을 만들어 도시에서 지친 아이들을 위해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는 마을의 폐가와 빈집을 수리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자연생태 체험관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다고 했다. 또한 장독마을의 부지를 활용해 캠핑장을 만들어 아이들이 잠시나마 자연속에서 지내면서 자연과 교감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다고 한다.
“시골의 아이들은 마음의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아이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시골과 도시의 아이들 모두 이 나라의 희망입니다. 때문에 어느 쪽만 치우칠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아이들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산촌에 희망을, 도시에 건강을, 그리고 아이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는 정홍섭 대표이사. 그의 바람처럼 많은 사람들이 돌담마을의 장을 통해 맛있는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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