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실각, 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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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실각, 그 배경은
  • 김길수 편집국장
  • 승인 2013.12.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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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장성택 측근 2명 공개처형

▲ 안보당국은 3일 최근 노동당 행정부장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이용하 제1부부장, 장수길 부부장이 11월 하순경 공개처형된 사실이 확인됐으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실각하고 핵심 측근들이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보당국은 3일 최근 노동당 행정부장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이용하 제1부부장, 장수길 부부장이 11월 하순경 공개처형된 사실이 확인됐으며 장성택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성택은 당(黨)에서는 정치국 위원, 행정부장, 중앙군사위 위원, 중앙위 위원 직책을, 정(政)에서는 국방위 부위원장,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군(軍)에서는 대장 직책을 각각 맡아 왔다. 김정일 생존 시부터 부침을 거듭해오다 김정일 뇌졸중 발병 이후 영향력이 급속 확대됐으며 2011년 12월 김정은 세습 이후에는 핵심 후견인이자 사실상 2인자로서 위상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보위부에서 장성택 심복에 대한 비리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가는 등 일부 견제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정성택은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공개활동을 자제해 왔다. 한편 이번 사태는 장성택의 혐의가 ‘반당’ 혐의라는 점에서 보위부와 당조직지도부 등의 주도로 진행됐으며 사안의 성격상 김정은의 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안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 내 최고 권력 실세이자 김정은 체제 이후 사실상의 2인자 역할을 해 온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향후 북한 내 권력 구도와 남북관계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장 위원장이 실각되고 핵심 측근들이 처형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권력을 집중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즉 장성택과 그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쳐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동원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정성택이 최 정치국장과 파워게임에서 밀리고 최룡해의 위상이 커지면서 입지가 흔들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룡해는 김일성 전 북한 주석과 빨치산 활동을 함께 한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다. 지난해 4월 4차 당대표자회 전 차수로 승진하면서 총정치국장에 임명됐다가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대장으로 강등됐다.

그러나 최룡해는 지난 2월 차수로 다시 승진했으며 5월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해 여전히 정권 실세임을 증명했다. 김정은 정권체제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내부 세력들의 권력, 노선 투쟁, 이권싸움이 심화됐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장성택이 추구했던 노선에 대해 북한 군부 강경파의 반발을 불러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개혁, 개방에 유연한 태도를 보여온 장성택은 북한의 경제개혁을 이끌었으며 이는 선군과 핵무기를 강조하는 북한 군부 위상의 추락을 불러왔다.

일각에서는 장성택이 다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북한 내부 권력투쟁이 심화되고 지도부가 대폭 물갈이 되는 모습이 외부에 비춰지는 것을 북한 당국이 두고보고 있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권력 집중을 위해 유력인사들 제거에 나서면서 북한 지도부 내부 권력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상황에 따라 김정은 체제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고 나아가 한반도에 상당한 긴장감을 불러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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