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재도약 위한 성장 모멘텀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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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경제, 재도약 위한 성장 모멘텀 찾아라
  • 김미란 기자
  • 승인 2013.12.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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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극심한 ‘성장 정체痛’…국내외 기관·투자은행 전망치 3.5%

2014년 한국경제는 오랜 침체의 터널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강도는 아직 미약하다. 한국 경제의 완전한 재도약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새 정부의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논쟁과 갈등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과 변수가 수없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기업 모두 투자와 혁신 그리고 리스크 대응에 대한 통찰력과 혜안이 절실히 요구된다.

2014년 한국 경제는 대외적인 돌발 변수만 없다면 2013년에 비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2014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한국경제가 올해(2.7% 예상)보다 높은 3.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세계교역 회복에 힘입은 수출증가와 신규투자 압력으로 인한 설비투자 회복이 경기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도 역시 내수부진 고착화와 수출의 경기 견인력 약화로 인해 잠재성장률(3.5~4.0%)을 하회하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며, 정책효과 약화와 민간부문의 회복세 부진으로 하반기 이후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저성장 기조 지속과 대외불안에 따른 성장의 하방위험 등으로 한국은행이 2014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신흥국 성장둔화 부담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외환수급과 대외신인도 개선에 힘입어 연말에 1,04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률 3% 후반…수출 주도 회복 예상
현대경제연구원은 2014년 한국 경제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4가지로 조망했다. 첫째,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잠재성장률, 즉 평균적 수준의 경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2년, 2013년 모두 2%대에 그쳤던 경제성장률은 2014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3%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동안 장기간 침체 때문에 경제가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려는 복원력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둘째, 수출 주도의 경제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의 뚜렷한 회복 기조 덕분이다. 유럽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상에 따르면 2014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미국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수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의 회복으로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셋째, 수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내수 경기로의 확산은 시차가 있다는 것이다. 소비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는 힘들다. 경기 회복이 고용시장으로 파급되는 데 시간이 꽤 걸리고 고용 증가로 소득이 높아져도 소비를 바로 늘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수의 나머지 한 축인 투자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빠르게 살아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수출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정책에서 발생할 수 있다. 2014년 상반기 여전히 내수 경기는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당장의 경기 회복세를 강화하기 위한 경제 활성화가 먼저인지, 재정 건전성 유지와 통화정책 정상화가 중요한자에 대한 의견 대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장과 복지에 대한 갈등도 시간이 될수록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시장은 뚜렷한 회복세
2014년 경제성장은 내수보다 수출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의 성장 기여도 악화, 부채 디레버리징 진행, 기업 투자 심리 위축 지속 등 내수 부진 요인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경제에서 미국은 부채 한도 증액 등 재정 문제로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고 일본은 소비세율 인상, 유럽은 은행권 부실 문제와 신용 경색 등 여전히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 또한 미국 등 선진국 양적 완화 축소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현실화될 우려가 높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다면 한국 경제성장의 핵심축인 수출의 탄력적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대내 여건으로 가계 부채 누증이 민간 소비 회복에 구조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우려된다. 집값 하락, 고용의 질 저하, 전월세 가격 상승 등과 함께 부채 디레버리징은 2014년 민간 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밑돌게 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고정 투자 회복세도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2011년, 2012년 이어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2013년 하반기 이후 점진적인 반등이 예상되지만 매우 완만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 여건 개선 속도의 미흡과 함께 글로벌 금리 상승세에 따른 자본 조달 비용 증가, 불확실성에 대응한 현금 확보 등 보수적 경영, 경제 민주화 정책 등이 기업 투자 심리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14년 민간 소비는 2013년보다 다소 회복세가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평균 이하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그 이유로 부진한 경기 회복, 가계의 디레버리징 가속화, 노년층의 자산 구성 조정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평균 증가율 3.7%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약 2.5%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는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추진, 완만한 국내 경기 회복 전망,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 등의 대내 요인과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상승 가능성, 선진국 주도의 세계 경제성장률 상승 예상 등의 대외 요인에 따라 2013년 수준을 웃도는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진영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201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보다 약 1% 포인트 높은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상반기 3.2%, 하반기 3.0%로 하락하면서 2014년 고용 시장의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실업률 기준으로는 2012년 3.2%, 2013년 3.3%에서 하락세로 전환돼 2014년 3.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기 후행적 변수인 고용은 기업 투자 및 민간 건설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2014년 고용 시장에 청신호가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계 부채 위험 증가할 듯
환율과 관련해서는 2014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 완화 정책이 중단되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완화 조치로 금융시장 불안이 크게 완화됐다. 이에 따라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2014년 달러·유로 환율은 유로당 1.30~ 1.35달러 사이의 등락을 예상했다. 또한 엔화는 약세 기조가 계속되겠지만 2012년 연말부터 2013년 상반기와 같은 급격한 약세는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2014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0엔, 연말 104엔으로 예상됐다. 마지막으로 원화는 강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받아 2014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60원, 연말 1,050원이 전망된다. 또한 원·100엔 환율은 100엔당 평균 1,060원 내외로 예상된다.
2014년 금리 변화는 어떻게 진행될까. 한국의 통화정책은 미국의 정책 변화 시점을 점검하면서 국내 경기가 2014년 상반기 중 전년 대비 3% 중반 이상 성장을 유지하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4년 하반기 중 한두 차례 정도 금리 인상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여상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2013년 물가가 안정 범위인 2.5~3.5%를 크게 밑도는 1% 초반대를 기록하면서 저금리를 유지하는 주요 근거가 됐지만 2014년에는 안정 범위 하단인 2% 중반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내 통화정책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재정에 대해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4년의 특징을 첫째, 적자 예산 운영. 둘째, 100조 원의 복지 예산 시대 개막. 셋째, 지방재정 악화라고 꼽았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14년 균형재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최근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에 균형재정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수정했다. 2014년 관리 재정수지는 25조 9,000억 원 적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 재정수지는 2013년 수준인 마이너스 1.8%로 전망됐다. 한편 지방정부의 취득세 인하와 복지 사업 증가에 따른 부담이 가중돼 2014년 지자체의 재정 부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가계 부채 문제가 보다 심각한 문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가계 부채가 경제성장 및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임계치로 여겨지는 GDP 대비 가계 부채비율 85%, 이자 상환 비율 2.5%를 이미 웃돌고 있어 향후 한국 경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경제적 충격이 발생한다면 가계 부채 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 2차 성장기 진입
2014년 금융시장은 2013년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적으로 실물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어 그동안 위축됐던 금융회사들이 반전의 기회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국내 또한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면서 수출 증가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에도 기업의 직접 금융 의존도는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실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 등의 금융회사에서 빌리기보다 회사채 발행 등 직접 금융시장을 통해 주로 조달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LIG건설·동양그룹 사태 등으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급속히 위축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 조성된 불안 심리를 빠르게 해소하는 게 중요한 정책 과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 2년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지루하다’고 평가받았던 국내 주식시장도 저성장 국면을 탈피하며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률이 본격적인 회복에 접어들고 중국발 훈풍이 이를 더욱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 이익 측면에서도 지난 2년 이상 지속된 어닝 쇼크를 끝으로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면서 한국 증시가 제대로 평가받는 ‘리밸류에이션’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지난 2년간 투자한 분산 가치 형태가 아닌 압축 성장주 중심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 위기 이후 초반에 나타났던 V자형 경기 회복기에는 압축 성장형 전략이 대세였고 뉴노멀에 진입한 2011년 하반기 이후에는 분산형 포트폴리오·가치주가 주를 이뤘다. 2013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한국 설비투자 사이클이 맞물릴 것이라는 전제 아래에서는 압축 성장형이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는 ‘경기 민감 대형주’를 중심으로 압축된 투자가 수익률 상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지수는 다시 600에 도전할 전망이다. 시가총액 상위 업체들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자체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강소기업들의 성장세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력 산업과 동반 성장하고 해외에서 성장 동력이 확보된 업체들의 실적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별로는 에너지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중국을 비롯해 국내 또한 향후 원자력발전소 비중을 크게 축소할 계획인 가운데 그린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에 따라 부품 소재·장비 업체들의 실적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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