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창립된 광양만녹색연합은 전라남도 광양, 순천, 여수를 포함한 동부권이 하나로 결성된 환경단체다. 150여 명의 활동가들이 각종 공해로 병들어가고 있는 지구를 푸른 숲으로 조성해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하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광양만녹색연합의 정용성 상임대표는 창립하던 해 ‘목본성 식물 묘목 생산방법’을 발명, 특허를 취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는 목본성(나무) 식물의 유근을 절단하고 생장 조절제를 처리해 육모를 함으로써 식물의 유근에 측근을 방생시켜 이식이 유리한 묘목을 대량생산하는 방법이다.

농촌지도소에서 20년 동안 근무하고 광양시의 3, 4대 시의원을 지낸 정용성 상임대표가 특허까지 내게 된 데에는 나무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있었다. “나무를 많이 심다보니 60%밖에 되지 않는 생존율이 늘 안타까웠다”는 정 상임대표는 “목본성 식물 묘목 생산방법은 나무 묘목을 심으면 100% 모두 생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초본성(풀)은 뿌리가 많아 어떠한 환경에서든 잘 적응해 생장하지만 나무는 그렇지 못해 생존율이 낮았던 것. 이에 정 상임대표는 미국에서 식물의 생리학을 공부한 이충일 박사의 도움으로 3년 간 연구에 매진했다. 특허 전 순천대학교 석사학위 논문으로도 제출한 목본성 식물 묘목 생산방법은 한국식물생태학회에서 우수 논문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정 상임대표는 순천대 조경학 연구실에서 특허를 신청, 마침내 특허까지 획득하게 된 것이다.
이후 정 상임대표는 옥룡 대방마을의 금강송 숲 조성에 매달렸다. “백운산이 명산이지만 자랑할 만한 숲이 없어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금강송과 야생 동백림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그는 조성을 시작하며 “몇 년 후엔 명품 숲이 조성돼 광양을 찾는 사람들이 꼭 한 번씩은 들르게 되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백운산의 국립공원 지정 추진위원회’ 구성

추진위는 지난달, 8만 3,000여 명의 염원을 담은 서명부를 국회 및 중앙부처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약 한 달간 백운산 국립공원 조기 지정 촉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했고, 그 결과 8만 2,882여 명의 서명 날인을 받아 11월7일∼8일 국무총리실을 비롯, 국회 및 중앙부처를 방문해 이 서명부를 전달한 것이다.
백운산은 일제 강점기인 1912년 동경 제국대학이 34년 간 연습림으로 관리·운영해왔다. 그러다 해방 후 서울대학교가 미 군정청으로부터 80년 간 대부를 받아 현재까지 서울대 학술림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대가 지난 2010년 12월27일 제정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 광양시의 18%에 달하는 백운산을 무상 양도하려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게 추진위의 주장이다.
이에 그동안 추진위는 “백운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국가의 지원 아래 생태, 자연조사, 훼손 시 복구 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통해 멸종위기에 놓인 11종을 비롯해 980여 종의 생물권이 서식하고 있는 백운산을 보전하는 동시에 탐방객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로 지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인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 2월 이것이 잠정 중단됐고, 최근 이를 다시 재개해 15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해 왔다. 여기에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 추진위원회, 광양시장, 국회의원, 전남도의회, 광양시의회 등의 건의문 등을 첨부해 국회 및 중앙 부처를 방문, 서명부를 전달하게 된 것이다. 정 상임대표는 “이를 계기로 광양 지역사회와 서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함께 상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강력히 촉구한다”고 표명했다.
“국립공원 지정되면 보건·교육·문화·경제적 이익”
정 상임대표는 “백운산은 광양시민 모두의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광양시의 18%(80.11㎢)에서 달하는 백운산은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정신적 지주”라고 말한 그는 “그런 백운산을 온전히 지켜내기 위한 대안으로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게 됐으니 백운산 고로쇠 약수 채취 등 인접 지역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우려와 염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고로쇠약수 채취 및 임산물 채취 관련 문제로 걱정하시는 시민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백운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도 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아 공원자연보존지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현재와 똑같이 고로쇠와 임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지역주민들에게는 허가증이 부여돼 입산금지도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이어 정 상임대표는 국립공원 지정 후 주변 사유지를 연차별 편입하거나 매입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국립공원 지정 후에도 주민이 원할 경우에는 편입 또는 매입을 할 수 있으나 주민의 동의 없이는 편입 또는 강제 매입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오히려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이점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백운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일단 시민의 보건·교육·문화·경제적 이익이 제공되고 우수한 생태·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기가 용이하다는 그의 설명이 뒤를 이었다.

현재 정 상임대표는 추진위 활동을 통해 결연한 의지로 백운산의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 중이다. 그는 광양시민들의 터전이자 정신적 지주인 백운산이 광양의 상징으로 앞으로도 시민들의 든든한 울타리로 남아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발걸음에도 힘을 싣는다. 자신의 광양사랑이 헛되지 않길 그는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