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대한민국, 한 해를 되짚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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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대한민국, 한 해를 되짚어 보다
  • 이지원 기자
  • 승인 2013.12.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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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을 웃고 울게 한 ‘2013년 사회이슈 6’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한 2013년. 그러나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전쟁위협 등으로 한반도는 위태로웠다. 굵직하고 민감한 이슈들이 북새통을 이뤘던 가운데 다사다난했던 계사년(癸巳年)이 저물어가고 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 박근혜, 34년 만에 다시 청와대 입성
2013년 2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 일반국민 7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공식적인 최고 여성 지도자가 탄생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18대 대선에서 51.6%의 과반이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주요 쟁점에 대한 여야 이견으로 국회 처리가 늦어지면서 내각 출범이 지연되기도 했다. 또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병역문제, 부동산 투기의혹 등으로 사퇴한 것을 시작으로 김학의 법무부 차관 내정자가 성접대 의혹으로 사퇴하는 등 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또한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임명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 도중 성추행 스캔들을 일으키고 경질되는 등 취임 초기부터 인사문제를 겪으며 ‘인사가 참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박근혜 정부는 ‘한국형 복지국가’라는 구호를 내걸고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복지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높였다. 당초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에게 매달 20만 원씩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지난 9월 확정된 한국정부 기초연금 최종안에 따르면 내년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기준으로 상위 30%를 제외한 70%에게 기초연금을 매달 미화 93달러에서 186달러까지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기초연금 축소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이 커졌고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27일 대한노인회 간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사과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이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도 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11월 셋째 주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2주 연속 57%로 10월 첫째 주 60%대에서 56%대로 떨어진 이후 8주째 5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638명)는 ‘외교국제관계(22%)’와 ‘주관, 소신 있음/여론에 끌려가지 않음(12%)’, ‘열심히 한다/노력한다(11%)’ 등을 이유로 꼽았으며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352명)들은 ‘소통미흡(18%)’, ‘공약 실천 미흡/공약에 대한 입장 바뀜(14%)’, ‘국정원 문제(대선개입/대화고록)(11%)’ 등을 꼽았다.

16년 추징금 환수 전쟁 종결, 전직대통령의 때늦은 추징금 완납
“통장 잔고가 29만 원”이라며 16년간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텨온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결국 추징금을 자진 완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10일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미납 추징금 1,672억 원에 대한 자진 납부계획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납부 방법 등을 담은 자진납부계획서와 이행각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또한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가 서울 중앙지검 청사 현관 앞에서 “추징금 환수 문제와 관련해 그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저희 가족 모두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로써 검찰은 900억 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하고 총 1,703억 원 상당의 책임재산을 확보했다. 검찰이 추징금으로 집행할 주요 재산 목록은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 정원과 이대원 화백 그림, 사저 본채와 부인 이순자 씨의 개인연금 보험, 장남 전재국 씨의 연천 허브빌리지 48필지 전체 및 지상 건물, 서울 서초동 시공사 사옥 3필지 등 이다. 한편 전 전 대통령 측은 서울 연희동 사저 압류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나 유일한 거주지인 점과 경호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당분간 머물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11월 전 전 대통령 일가에서 압류한 가액 100억여 원대의 미술품 600여 점에 대한 매각 작업에 착수했으며, 압류한 부동산 일부도 경매를 거쳐 낙찰자가 결정됐다. 또한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미납추징금 및 체납지방세 회수를 위해 시계, 보석, 기념주화 등 1억 9,500만 원 상당의 압류재산을 공매한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4월 대법원으로부터 군 형법상 반란, 내란과 뇌물 수수 혐의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았으나 533억 원만 납후한 채 76%인 1,672억 원을 미납한 상태였다. 검찰은 지난 5월24일 채동욱 검찰총장의 지시로 서울중앙지검에 추징금 집행전담팀을 구성, 7월16일 전 전 대통령 일가 및 친인척 상대 첫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추징금 집행 환수팀을 형사 처벌을 염두에 둔 수사팀으로 공식 전환해 압박의 강도를 높인 바 있다.

밥상 위협하는 일본발 ‘방사능 공포’ 국민 불안 증폭
지난 8월7일 일본 원자력재해대책본부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2년 반 동안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 300톤이 매일 바다로 방출됐다고 폭로했다. 대량의 방사능 물질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됐지만 정작 일본 인근 해양의 최인접국인 한국 정부는 미온적 대처로 국민 불안을 키웠다. 더욱이 방사능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수산물 유통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후쿠시마 사고 대처는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지 않고 있다. 수산시장의 경기도 급격히 얼어붙어 지난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수산물 시장 매출이 예년 대비 40% 급감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과 인근 7개현에서 생산된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일본 방사능에 따른 수산물 오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원양선 수산물 안전성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인해 현장 조사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명태, 꽁치, 다랑어, 상어 등 원양선 수산물 4개 품목에 대해 기존 일주일 한 번 시행하던 안전성 조사를 일주일에 두 번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조사 인원이 절반 이상 줄어 실효성에 의문을 남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량진 수산시장을 비롯한 수산시장의 매출이 급감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산 수산물 중 하나인 생태의 경우 최근 노량진 시장에서 거래되는 양이 하루에 30~40박스로 1년 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수요가 줄어드니 가격이 폭락하는 것은 물론 광어, 민어, 우럭 등 국내산 생선의 매출도 눈에 띄게 줄어 수입산과 국내산 전체 소비가 품목에 따라 30~60%씩 급감했다. 방사능에 의한 식품 오염 문제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장기적인 문제로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음식으로 인한 피폭량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메이저리그 성공적 데뷔
LA다저스 류현진이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0경기 출전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으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4위를 차지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다. 1990년대 후반 LA다저스에서 활약한 박찬호를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난 10월 말 시즌을 마치고 금의환향한 류현진은 ‘올 시즌 가장 기뻤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첫 승과 첫 완봉승 그리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3차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대해 “99점을 주겠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4월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 류현진은 6·1/2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첫 승을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해 이후 4경기에서 패배 없이 2승을 추가했다. 데뷔 두 달 만인 5월29일에는 LA에인절스와 붙어 9이닝 동안 2개의 안타를 허용, 7개 탈삼진을 잡으며 첫 완봉승을 거뒀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NLCS 3차전에서는 7이닝 3피안 1볼넷 4탈삼진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데뷔 첫 해 최고의 활약을 한 류현진의 내년의 활약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저스의 연고지 로스앤젤레스의 지역지인 LA타임스는 11월23일(한국시간) ‘류현진의 성공적인 데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류현진의 활약을 칭찬했다. LA타임스는 “류현진은 올해 내셔널리그 최고의 신인 투수 중 한 명이다. 데뷔 시즌임에도 베테랑과 같은 여유를 과시했다”며 “날카로운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 완급 조절 등을 뽐냈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포스팅비를 포함해 6,200만 달러, 한화 약 660억 원에 6년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를 밟았다.
한편 류현진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자 식품, 유통업계는 ‘류현진 잡기’에 나섰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는 오는 2015년까지 경기용 스파이크를 비롯한 신발과 의류 일체를 제공하는 후원계약을 맺었다. 또한 지난 6월에는 류현진의 활약으로 부진하던 야구용품 매출이 전월대비 198% 증가하기도 했다.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도중 추락
항공기 조종사들 사이에는 ‘마의 11분’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이 가장 위험하다는 데서 생겨난 말이다. 지난 7월6일 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B777-200ER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도중 사고를 일으켜 3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다쳤다. 우리나라 국적 여객기가 인명사고를 낸 것은 16년 만의 일이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사고 여객기는 활주로에 바퀴가 닿지 직전 앞바퀴와 꼬리 날개 부분이 활주로 옆 방파제에 부딪쳤다. 충돌 순간 비행기 꼬리 날개가 동체에서 떨어져 나가며 불이 붙었고 동체는 활주로 위에서 50m 가량 미끄러진 후 멈춰 섰다. 당시 사고기에는 한국인 77명, 중국인 141명, 미국인 61명과 승무원 16명 등 총 307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사고로 중국인 여학생 3명이 숨지고 중상자 50여 명 등 200여 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를 낸 보잉 777-200ER 기종은 1995년 취항 이후 18년 만에 첫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 기종은 아시아나 항공이 12대, 대한항공이 18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천공항에서 유럽이나 미국 서부로 가는 장거리 직항 노선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전 세계 33개 항공사에서 418대를 운항 중이며 항공업계에서도 사고가 적은 안전한 기종으로 꼽힌다.
사고 직후 외교부는 국토교통부 조사팀과 아시아항공 대책반 등 30여 명의 사고대책반을 꾸려 현장에 급파했으며 NTSB(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가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원인분석에 착수해 조사 중이다. NTBS는 오는 12월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사고 직전까지 조종사 간의 대화, 조종사의 과실여부, 오토스로틀(자동속도 조정장치) 작동 여부, 착륙 유도 장치 작동 여부 등 확보한 모든 사실 정보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19일 NTBS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이 방한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아시아나 항공 본사 등을 방문해 향후 일정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시끄러웠던 연예병사 폐지와 잇따른 도박 논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연예병사 제도가 16년 만에 결국 폐지됐다. 국방부는 지난 7월18일 “국방홍보지원대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던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방홍보지원대에 대한 감사 결과 후속 조치로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예병사의 휴가 및 외박일수가 훨씬 많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연예병사 특혜논란이 일었다. 특히 지난 1월1일 군인 신분인 가수 비가 군복을 입고 밤 시간에 외출해, 영내를 벗어나는 등 복무규율을 어겨 논란이 됐고 비는 이와 관련해 7일 근신 처분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6월25일 방송된 SBS TV프로그램 ‘현장 21’은 춘천에서 지방공연을 마친 일부 연예병사들이 사복을 입고 음주를 즐기고 안마시술소에 출입하는 장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또 다시 연예병사의 부실 복무 논란이 공론화됐고 결국 국방부는 연예병사제도 폐지를 결정했다.
국방부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군인의 품위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가수 세븐(최동욱)과 상추(이상철) 등 관련 병사 8명에 대해 징계조치했다. 또한 국방홍보지원대 소속 연예병사 15명 중 남은 복무기간이 3개월 이상인 12명을 재분류해 배치했다. 김무열, 박정수, 이혁기, 김민수, 김호영, 이석훈, 류상욱 일병과 이지훈, 최재환 병장은 전방 야전부대로 배치됐으며 논란을 일으킨 최동욱, 이상철 일병과 이준혁 상병은 일선 부대로 배치됐다. 또한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국방홍보원 지원인력 5명을 징계하고 6명을 경고 조치했다. 연예병사들이 출연했던 국군방송 프로그램은 향후 외부 민간 출연자를 섭외하고 재능 있는 일반병사나 내부 직원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연예병사제도가 폐지됐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11월14일 ‘맞대기’도박과 사설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통한 상습불법도박 혐의로 이수근, 토니안, 탁재훈을 불구속 기소하고 앤디, 붐, 양세형을 약식기소 하는 등 21명을 기소했다. 이들 중 토니안, 붐, 양세형, 엔디 등은 연예병사 출신으로 군 복무 중에도 도박을 즐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군 복무 시절 알게 된 도박업자의 권유로 영외 행사 시 일시적으로 지급받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도박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도박장을 개설한 업자가 문자메시지로 연예인 등에게 스포츠 경기를 지정해 베팅을 권유하면 도박 참가자들은 경기 시작 전까지 승리 예상 팀에 일정한 돈을 베팅했다. 경기의 결과에 따라 예상이 적중한 경우 베팅금액에서 수수료 10%를 공제한 배당금이 참가자의 계좌로 송금됐고 그렇지 않을 경우 참가자들이 도박개장자가 관리하는 계좌로 베팅금을 송금하는 후불제 방식이었다. 검찰은 지난 4월 초 방송인 김용만 씨를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이후 도박업자와 도박참가자 등 총 31명을 순차적으로 사법처리해왔으며 스포츠 관련 불법 도박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적극적인 단속을 통해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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