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전 회장, 정치권 뇌물제공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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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전 회장, 정치권 뇌물제공 의혹
  • 이지원 기자
  • 승인 2013.11.1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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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야권 중진의원 KT에 부당압력 정황 포착

▲ 이석채 KT 회장이 12일 이사회 참석을 마치고 서울 서초구 KT 서초동 사옥을 나서고 있다. KT 이사회는 이석채 회장의 사표를 수리했고 표현명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석채 KT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 거물급 중진 A의원이 KT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야권 중진 A의원이 이 회장에게 특정 업체에 대한 미수금 회수를 유보시키는 등 부당 압력을 행사, 이권에 관여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T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개발을 담당하는 B사가 지난 6월 경영상태 부실로 미수금이 발생해 KT와 거래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A의원이 이 회장을 통해 거래를 계속 유지하도록 압력을 넣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또한 KT가 지난 9월 사업 실적이 미미했던 이 업체에 20억 원을 투자한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으로 보고 A의원의 부적절한 개입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A의원에게 뇌물을 전달하는 일종의 창구로 B사를 활용해 거액의 돈이 지속적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로 A의원과 B업체 대표는 대학 동문으로 지난해 3월 A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B사 대표가 참석하는 등 친분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T 계열사와 B사 등에서 회의록을 포함한 각종 내부 서류와 통화내역 등 압수물을 분석, 이같은 외압 의혹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황이나 물증이 드러나는 대로 A의원에 대한 소환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검찰은 이 회장의 배임 혐의와 관련된 기초 수사를 대부분 마무리하고 추가로 비자금 조성이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이 회장이 회사 임직원 명의의 계좌로 임금을 과다하게 지급하고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 정관계에 살포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비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이 전직 차관급 인사에게 해외여행, 자녀 유학 경비 등의 명목으로 KT 고위임원의 계좌를 통해 수십만 달러를 건넨 단서를 포착, 계좌 추적을 통해 자금 거래 흐름과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이 회장 측이 이 이산에게 사업상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추가로 다른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금품로비 여부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KT 이사회는 12일 KT 서초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석채 회장의 사임의사를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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