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축구 성별 논란, 인권침해로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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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축구 성별 논란, 인권침해로 불거져
  • 김미란 기자
  • 승인 2013.11.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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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구단 감독 성별 확인 요구, 사태 커지자 사퇴

축구계가 때 아닌 성별 논란에 빠졌다. 서울시청구단을 제외한 여자프로축구 6개 구단 감독이 서울시청 축구선수 박은선의 성별에 이의를 제기하며 내년 시즌 보이콧까지 선언하고 나선 것. 이것이 인권침해 문제로 불거지자 이성균 수원시설관리공단(수원FMC) 감독은 7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 5일 한국여자프로연맹 관계자는 “서울시청을 제외한 다른 구단 감독들이 모여 박은선이 계속해서 WK리그 경기에 나설 경우 2014년도 시즌에 출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연맹에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박은선은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19골을 기록하며 득점 1위에 오른 선수로 180cm, 74kg의 건장한 체격, 파워 넘치는 플레이로 간혹 성별 논란에 휩싸여 왔으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동아시아대회 등에서 여자 대표팀 소속으로 뛴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박은선은 자신의 SNS에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저한테 웃으면서 인사해 주시고 걱정해 주셨던 분들이 이렇게 저를 죽이려고 드는 게 실업팀에 왔을 때와 비슷한 상황 같아서 더 마음이 아프네요”라고 심경을 고 밝힌 박은선은 “성별 검사도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 올림픽 때도 받아서 경기에 출전하고 다했는데 그때도 정말 어린 나이에 기분이 많이 안 좋고 수치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말할 수도 없네요”라고 전했다. 또한 박은선은 “어떻게 만든 제 자신인데, 얼마나 노력해서 얻은 건데. 더 이상 포기 안 하렵니다”라며 정면 돌파할 것을 분명히 했다.

박은선의 소속팀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해당 구단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서울시청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 인간의 성별을 확인하자는 주장은 당사자의 인격과 자존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박은선의 성별논란은 두 번 다시 재론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은 “결국은 팀 간 경쟁 때문일 것이다. 구단들의 과욕과 욕심에 의한 것”이라며 “단체로 담합을 하는 구단 이기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속된 논란에 여자프로축구 6개 구단 감독 모임의 간사인 이성균 수원시설관리공단 감독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7일 자진 사퇴했다. 유동관 교양대교 감독 역시 구단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연맹은 “선수의 인권을 침해한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 큰 상처를 입었을 선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6개 구단 감독들의 처벌 건을 포함한 단장회의가 늦어도 다음 주 중까지는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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