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의 토양은 호박재배에 좋은 조건과 기후를 갖추고 있어 호박이 잘 자란다고 한다. 옛날부터 버릴 것 하나 없는 호박은 우리 한국인의 식탁에 빠질 수 없는 식자재 중 하나다. 이런 맛도 좋고 건강식품으로도 가치가 뛰어난 호박을 이용해 호박빵, 호박젤리, 호박엿을 만들어 울릉도를 대표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수출해 울릉군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울릉옥천식품(054-791-7714)’ 조현덕 대표를 만나보았다.

호박은 나의 인생
울릉도 산야, 밭둑을 누렇게 물들였던 호박의 가을걷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생산 농가 및 호박가공 제조공장 주변에는 탐스럽게 익은 호박들이 줄줄이 늘어선다. 울릉도 호박은 울릉도 오징어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손꼽힌다. 개척 당시 겨울철 식량부족을 채워 생명을 이은 것은 물론 간식인 엿으로 만들어 먹곤 했다. 조현덕 대표는 울릉도 토박이다. 1884년 고종이 울릉도 개척령을 공포, 50여 가구를 이주시킬 당시 이곳에 들어 온 개척민의 후예다. 군 복무 때 말곤 단 한 번도 섬을 떠나본 적이 없다. 1만평의 밭에 호박 농사를 짓던 조 대표는 농협에 호박을 수매하는 것만으로는 생계가 보장되지 않았고 처치가 곤란할 정도로 많이 생산되는 호박을 좀 더 효과적으로 판매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조 대표는 2001년 ‘울릉옥천식품’이란 간판을 내걸고 호박을 이용한 식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직접 농사지은 싱싱한 울릉도 호박을 이용하고, 방부제와 색소를 넣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조 대표는 3년 동안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울릉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호박젤리’와 ‘호박빵’을 개발해낸다.
울릉도 대표브랜드로 자리 잡은 호박빵과 호박젤리
울릉옥천식품의 호박젤리는 호박잼, 설탕, 물엿, 한천(우무)을 기계에 넣고 가열해 중탕한다. 이를 ‘성형기’라고 불리는 철재 상자에 담아 식힌 후 직사각형 모양으로 자른다. 자른 조각들은 냉동건조실로 옮겨 30시간 말린 다음 포장하면 보기 좋고 맛 좋은 ‘호박젤리’가 완성된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조 대표는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수분을 말려야 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긴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호박젤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영양 간식으로 인기 만점이다.
호박젤리 사업으로 사업 기반을 닦은 조 대표는 경주 특산물인 '황남빵'에서 힌트를 얻어 울릉도의 청청지역에서 재배된 뛰어난 당도를 자랑하는 호박을 이용해 호박빵을 개발·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 호박빵을 개발한 것은 부피가 크고 장기간 보관시 썩기 쉬운 호박의 보관성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빵을 만들고 싶어 대형 제빵업체들에 자문을 구했지만 되려 따가운 눈총만 받자 직접 개발에 매달렸다. 이후 호박을 가루와 앙금 형식으로 만드는데 성공해 호박빵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는 생각으로 색소와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은 웰빙식품인 호박빵과 호박젤리에 대해 조 대표는 “기존 호박으로 만든 제품하면 어르신들이나 좋아한다고 생각해 왔지만 우리 호박빵이나 호박젤리는 어린이들도 즐겨먹는 영양간식 입니다”라며 자부심을 피력했다. 또한 조 대표는 호박빵이나 젤리가 완성되면 직원들과 함께 제품을 직접 들고 나가 관광객을 상대로 품평회를 가지며 상품의 맛과 질 개선에 항상 힘쓰고 있다.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호박빵이 될 때까지

조 대표가 울릉도 명물인 호박엿 대신 호박빵과 호박젤리를 생각해 낸 것은 호박엿은 먹기 불편하고 호박엿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을 창출한 조 대표는 “호박빵이 호박엿을 능가하는 울릉도 명물이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조 대표는 “경주, 동대구 등 경상도 지역 일대 시장 등에서 호박빵 시식행사를 가져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경주 특산품 황남빵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그 뒤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부산과 대구 역사, 철도청, 농협 등에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울릉군 개척민의 후손인 조 대표의 작은 소원은 자신이 개발한 울릉도 특산품 호박빵, 호박술, 호박젤리 등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한 때 3만명에 이르던 울릉군 주민수는 현재 1만여명으로 3분의 1 이상 줄었다. 오징어잡이 배들이 현대화·기계화 되면서 뱃일도 자격을 갖춰야 할 정도로 일자리 찾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일자리가 없는데 누가 남겠느냐”며 “회사에 울릉도 내 젊은이들을 판매직원 등으로 채용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박은 오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비위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여 입맛을 좋아지게 하고 소화를 돕고 기울을 조하지게 하고 출산 후의 어혈이 풀어지지 않아서 발생되는 복통과 부종을 치료한다. 이러한 호박의 효능덕분인지 호박빵을 먹어보면 일반적인 빵과 달리 속이 편안하고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울릉도의 특산물인 호박을 이용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볼거리와 함께 먹을거리를 제공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울릉도를 넘어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울릉옥천식품의 그 맛과 명성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