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박현민 기자]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이 “제10차 한·미간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며 협상 5대 가이드라인을 통해 방위비분담금 졸속 합의를 막아낼 것을 촉구했다.

천 의원은 21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미국 측이 지난 7월 19일 분담금 협상 진행 중 미 국무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작전 지원비(Operation Support)' 항목을 요구했음을 알리며 한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현재 방위비분담금과 관련 △군사건설 △군수지원 △인건비 등을 분담하고 있는데 미국 측에서는 위 항목들로는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을 높이는 것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항목을 신설하려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어 천 의원은 미 측의 요구는 심각한 문제라고 내다보고 국회 결의안으로 발의할 예정인 방위비분담금 졸속 합의 방지를 위한 5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천 의원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와 무관하고, 미 국방부의 백지수표가 될 우려가 있는 전략자산 전개비용 등이 포함된 ‘작전 지원비’ 항목의 신설은 절대 불가하다.

미측의 요구인 작전 지원비는 △ 전략자산 전개비용, △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 △ 주한미군 작전준비 태세 비용 등으로 이는 주한미군 한반도 주둔 경비와 무관한 것일뿐만 아니라, 한반도 방위의 명목을 붙여 미국이 세계전략차원에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백지수표가 될 위험이 매우 높다. 또한 우리 정부가 이들 비용에 관해서는 어떤 증빙이나, 세부 집행 내역을 검증할 수도 없다.

‘작전 지원비’는 한미상호방위조약 및 한미상 주한미군주둔군 지위 협정의 위임 범위를 크게 벗어나 방위비분담금의 근본 취지를 무너뜨릴 것이기 때문에 우리 협상팀은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방위비분담금이 주한미군의 특수활동비처럼 사용되지 못하도록 절차적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하며 제8차 협정 이후, 한미 간의 방위비분담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인 ‘현물지원’ 원칙을 더욱 확고히 지켜야 한다.

지난 9차 협정에서 미군의 특정군사 건설 사업을 위해 추가 현금지원이 가능하도록 합의한 뒤, 국회 비준동의 과정에서 이 사실을 국회에 전혀 보고하지 않고 별도의 이행약정을 맺은 것은 국회와 국민을 속인 중대한 대국민 기망행위다. 이번 협정에서는 이 조항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 정부가 방위비분담금의 사용처를 모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셋째, 이번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협정 기간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둘러싼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을 감안하여 3년 이내로 한정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협상에 따라 주한미군의 임무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협정 기간을 5년 이상 장기간으로 체결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도, 향후 비핵화 협상의 촉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넷째,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금 미집행 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발생 기회비용은 방위비분담금 총액 기여분에 포함시켜야 한다.

미 국방부의 군사은행인 커뮤니티뱅크(CB)가 자신들의 계좌에 예치된 방위비분담금 미집행 현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하여 수 천억원을 자신들의 운영비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미국 국방부가 커뮤니티뱅크에 지급해야할 운영비가 우리 방위비분담금 미집행 이자를 통해 충당한 것이다. 따라서 방위비분담금 미집행 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발생 기회비용은 우리가 미측에 지급하는 항목에 정당하게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다섯째, 방위비협상의 결과로 한국인 근로자의 처우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지난 9차 협상에서 주한미군 노동자의 인건비 분야 투명성 제고와 고용안정에 대한 합의가 있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 했다. 퇴직연금제 등 고용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