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호우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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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호우 대비
  • 글/김정숙 기사
  • 승인 2006.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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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장마철 홍수, 피해를 점검 한다
이상기후 조짐, 건교부 ‘참여형 재난관리’ 마련 시행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장마철이 찾아옴에 따라 매년 반복되고 있는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에 대한 문제가 다시 한번 제기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온난화와 이상강우 현상으로 매년 여름마다 찾아오는 이상강우에 대한 대비가 절실한 것. 이번 장마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와 수해는 물론 건강에도 대비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경기 가평군 가평천에 설치돼 있는 자동우량경보시설은 지난해 경계 및 대피 경보를 7회 발령했으나 이 중 4회는 인근 하천의 수위에 변동이 거의 없었는데도 발령됐다. 강원 홍천군 서면에 설치된 자동우량경보시설은 지난해 경계 및 대피 경보를 3회 발령했으나 이 중 2회는 하천 물높이가 위험수위에 이른 뒤 뒤늦게 발령됐다.

재난관리 정보시스템 제기능 못해
이는 감사원이 지난달 행정자치부와 소방방재청 등에 통보한 ‘재난관리체계 구축 및 운용 실태’ 감사 결과로,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입수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행자부는 기상 이변에 따른 국지성 폭우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641억원을 들여 전국 148개 지구에 홍수관측 기능과 경보 기능을 갖춘 자동우량경보시설을 설치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 자동우량경보시설의 정확도가 낮고 통신 장애와 장비 고장이 빈번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건설교통부가 자동우량경보시설보다 기능이 뛰어난 ‘강우레이더에 의한 돌발홍수 예보 시스템’을 전국에 구축할 예정인데도 행자부로부터 업무를 인수한 소방방재청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69억6,800만원을 투입해 전국 113개 지구에 자동우량경보시설을 추가 설치하기로 하는 등 부처 간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소방방재청과 16개 시도의 주 전산기를 연결해 재난 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국가재난관리 정보통신시스템(NDMS)’도 잘못된 설계 등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시스템 설계 과정에서 23종의 관리대상 시설물 중 9종에 대해서만 전산화하도록 돼 있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고, 일선 시군구 담당 공무원들은 NDMS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입력 대상인 5만여 개의 방재 시설물 중 39.9%만 피해 발생 규모를 입력하는 등 활용도가 낮았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소방방재청이 124억 원을 들여 구축한 소방영상 위성통신망도 사용 실적이 6.5%에 그치는 등 활용도가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촌공사 '저수지 정비 시급'
“2002년 8월 태풍 루사가 강원도 강릉시에 1일 877㎜의 폭우를 쏟아 부어 장현저수지와 동막저수지가 붕괴되면서 하류의 농가와 농경지가 초토화되고 오봉댐(총저수용량 1,450만t 규모 농업용저수지)이 붕괴위기까지 간 일이 전국 어디서든 반복될 수 있다”
한국농촌공사는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한 강릉 저수지 붕괴사고 이후 농업기반시설인 전국의 3,314개 저수지를 가뭄에 대비한 이수개념에서 재해에 대비한 치수개념으로 전환해 관리하면서 집중호우시 붕괴위험이 있는 저수지 2,688곳(배수장 452곳)에 대해 2003년부터 2022년까지 2조2,014억원(2003년 기준)을 투입해 수문을 만드는 등 재해대비 시설보강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측은 또 의무안전진단 대상 저수지 1,380곳을 포함 양배수장 109곳과 방조제 89곳 등 1,578곳을 조사한 결과 426곳(저수지 394곳)이 철근노출 등으로 개·보수가 시급한 D·E급 판정을 받아 보수보강 작업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측은 태풍 루사와 같은 ‘이상홍수’현상과 관련, 강릉사고 이후 2004~2005년 163개 지구(1,131억원), 올해 80개 지구(870억원), 내년 95지구(1,056억원) 등 재해위험 저수지에 수문을 만들거나 터널을 만들어 기능을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 하동댐의 경우 현장여건상 터널이나 수문이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기압변화를 이용한 사이폰법을 활용해 일정 수위의 홍수가 발생하는 즉시 다른 동력의 도움 없이 파이프를 통해 순간적으로 엄청난 빗물을 하류로 흘려보내 저수지의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공법을 도입해 공사중이다. 공사 수자원관리처 관계자는 “강릉폭우 이후 200년 빈도의 저수지라도 가능최대홍수량으로 기능을 보완하는 등 기존보다 1.5∼2배가량 시설을 보강하고 있다”면서 “농업시장개방에 따라 연간 298억6,700만원(99년 최종년도 기준)에 달하는 물 값도 받지 못한 채 저수지 관리비용만 연간 2,000억원이 들어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치수전문가들은 “올해도 이상강우를 피해갈 수 없는 실정”이라며 “전국의 재해에 취약한 저수지에 대한 기능보강 사업을 하더라도 심야시간대를 포함 언제라도 자동으로 배수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을 경우 저수지가 터지면서 ‘물폭탄’으로 변해 하류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상청 관계자는 “온난화로 인해 대기중에 에너지가 쌓이면서 기상이변이 나타나고 강도가 세지는 것이 요즘 기상현상의 특성”이라며 “올해 우리나라는 장마가 일찍 시작되고 8월쯤 국지성 집중 호우가 예상돼 재해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피해 이젠 국민이 막는다
앞으로는 태풍과 폭설 등 한 해 10여건에 이르는 대형 기상이변에 따른 재난 피해가 최소화한다.
건설교통부는 집중호우와 태풍, 폭설, 지진 등 자연재해에 따른 건설교통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국민 참여형 재난관리체계 혁신시스템’을 마련,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건교부는 우선 폭설ㆍ태풍 등 자연재난이나 철도ㆍ공항 등 국가기간시설에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각 기관이나 국민으로부터 휴대폰으로 영상신고를 받는 등 ‘건설교통 실시간 재난 영상 전송 시스템(RDMS)’을 확대 운영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형 재난은 물론 도로의 낙석이나 산사태, 하천 제방 붕괴 또는 범람사고가 발생할 경우 휴대폰을 이용, 재난 현장 동영상(또는 사진)이나 문자를 ‘#4949’로 전송하면 건교부 사이버 재난종합상황실(www.u-safety.go.kr)이 처리에 나선다.
건교부는 또 하천변 쓰레기 투기나 환경오염행위 등 불법행위 단속에도 이 시스템을 활용할 방침이다. 유익한 건설교통 재난정보를 신고할 경우 휴대폰 이용료를 정부가 부담하고 고속도로 통행카드 등 포상도 받을 수 있다. 건교부는 이 시스템 운영으로 대형 재난사고 발생시 실시간 현장 파악과 생중계 등으로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교부 안전기획팀장은 “작년 말 호남지역 폭설처럼 고속도로와 공항의 기능이 마비되는 등 대형 재난 발생시 전화, 팩스, CCTV만으로는 신속하고 정확한 재난 현장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 시스템 개발로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신고를 통한 신속한 재난상황 파악은 물론 효율적인 재난관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고층 아파트, 주상복합건물, 장대교량 등 매년 17%씩 늘어나는 대형 시설물의 부실을 막기 위한 대책도 강화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초고층 건물 안전진단 용역보고서는 전자보고서(e-보고서)로 제출해야 하고 시공 참여 기술자의 실명 기재도 의무화한다.
이를 위해 건교부는 최근 ‘시설물의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지침’을 개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건교부는 대형 시설물에 대한 진단용역시 현장조사, 시험ㆍ측정 및 결함 부위 발생 분석 등에 대한 작업 과정과 각종 자료를 사진 또는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그 결과를 전자보고서로 제출토록 했다.
또 참여 기술자의 사진, 자격증 및 교육이수증 사본, 진단작업 현황을 보고서에 포함토록 하는 진단실명제를 도입해 안전진단 기술자의 책임감을 높이도록 했다. 이와 함께 오는 7월부터 전자민원서비스(G4C)를 통해 초고층 건물의 안전점검 및 진단 실적을 인터넷으로 발급토록 했다.


본격적인 여름 건강관리 요령
장마와 여름을 맞이해 개개인의 건강관리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장마철 건강은 번식이 쉬운 ‘세균’과 ‘궂은 날씨’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 세균은 각종 피부염과 식중독 등 수인성 전염병의 위험을 높이고 천식 증상을 심하게 한다. 또한 궂은 날씨는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일으키며 관절염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피할 수 없는 장마라면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좋다. 장마철에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을 살펴보고 건강하게 나는 방법을 알아보자.
세균에 의한 질병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보면 첫째는 식중독, 이질 등과 같이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 두 번째는 일본 뇌염, 말라리아와 같이 모기나 다른 벌레에 물려서 옮는 질병, 세 번째는 냉방시설 때문에 전염되는 레지오넬라증 등의 질병을 꼽을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음식을 섭취한 후 몇 시간 안에 구역, 구토를 하면 식중독을, 며칠 내에 복통,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감염성 설사를 의심해야 한다”면서 “설사에 혈액, 점액 등이 섞이고 열이 심하면 이질을, 다량의 설사를 하면 콜레라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또 “원인을 모를 열이 오랫동안 지속할 때에는 장티푸스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면서 “이질, 콜레라나 장티푸스는 사망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음식이나 물을 통해 옮는 병이라도 각 질병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식중독은 인체의 피부에 많이 서식하는 포도상구균에서 나오는 장독소 때문에 발생하는데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다룰 때 포도상구균이 음식에 오염돼 음식 속에서 번식을 하고 독소를 분비한다. 식중독은 이미 만들어진 독소를 먹어서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은 후 후 몇 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주 증상은 구토나 구역, 두통 등이다.
감염성 설사는 세균이 직접 장에 들어와 증식을 하면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잠복기가 8시간에서 5일까지로 다소 길다. 증상도 주로 복통과 설사가 나타난다. 이질은 심한 형태의 감염성 설사인데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끈적끈적하고 덩어리진 점액이 떨어져 나오며, 발열 등의 전신증상이 보통 설사병보다 심하다.
그리고 화장실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가게 돼 항문이 헐기도 하는데 설사량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콜레라도 감염성 설사의 일종으로, 쇼크나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아주 많은 양의 설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설사는 쌀뜨물 같은 모양이며 혈액이나 점액이 섞여 나오지는 않는다. 불과 병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탈수로 인한 쇼크에 빠질 수 있고 어린이나 노약자는 상당수가 사망을 한다.
장티푸스는 장에 세균이 침입해서 생기는 병인데도 불구하고 설사 등과 같은 장(腸) 관련 증상은 별로 없고 고열이 한 달가량 계속되는 게 특징이다. 합병증으로 장출혈이나 장천공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대장균 O-157은 대장균의 일종으로 그 이름으로만 볼 때에는 특별한 균이 아니다. 대장균은 정상적인 사람의 장에도 살고 있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장균도 다 같은 균이 아니고 나름대로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O-157 이라는 특정 항원을 지닌 대장균은 다른 대장균과 달리 혈변과 콩팥의 기능을 손상시키는 독소를 분비한다. 그래서 이 대장균에 의한 병에 걸리면 심한 혈변과 신부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세균은 소의 장내 물질이 고기에 오염되거나, 우유와 같은 소의 생산물에 섞이고, 사람이 이런 음식을 섭취했을 때 전염된다. 미국에서는 햄버거를 통해, 일본에서는 야채를 통해 O-157 감염이 집단적으로 발생한 적이 있다.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는 여러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오염된 음식이나 오염된 물을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익힌 음식만 먹고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게 좋다. 과일은 깨끗이 씻거나 껍질을 까서 먹는 게 좋다. 햄버거 고기와 같이 갈아서 만든 고기는 그 속이 노릇하게 익을 때까지 조리를 해야 하며 고기에서 나오는 물도 다 제거되도록 충분한 시간을 익혀야 한다.
식중독은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의 손에 세균이 오염돼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을 만지기 전에 손을 꼭 깨끗이 씻어야 하고 손에 염증이나 상처가 있으면 음식을 조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음식을 보관할 때에는 냉장고를 이용해 세균이 증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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