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김치.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우리 어머니들은 빨갛게 잘 익은 고추를 말리고 빻는 일부터 시작한다. 한국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인 고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작물 중 하나지만 해마다 발생하는 탄저병으로 인해 수확량이 줄고 값싼 수입산 고추에 밀려 설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오랜 시간 오직 한 길을 걸어온 결실 맺어
18년간 고추와 육종에 관해 연구해온 (주)고추와 육종(윤재복 대표/이하 고추와 육종)은 세계 최초로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을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고추 탄저병은 고추농사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병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몬순기후의 동남아시아의 거의 모든 나라와 중국, 인도 등에서 그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고추와 육종은 오랜 연구 끝에 남미원산지의 근연종인 Capsicum baccatum 종에서 저항성을 발견했지만, 우리가 재배하는 종과 달라 교배가 어렵다는 점이 과제로 떠올랐다.
“교배원인 두 종간의 불화합성이 큰 이유로 배배양이란 과정을 거쳐 일대잡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세대를 진전시키기 위해 수많은 여교잡 작업을 통해 유전자는 재배종에 가까우며 탄저병 저항성 특징을 가진 새로운 고추를 탄생시켰습니다.”
국내 고추 농가에 엄청난 희소식을 가져다 준 탄저병 저항성 품종은 현재 100여 곳의 농가에 보급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험재배 결과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에 농가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탄저병 저항성 품종이 한국의 위상과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 동남아시아 및 국내 재배면적의 30배 크기에 달하는 인도 시장 수출 판로를 확보하면 막대한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탄저병 병원균의 변이로 인한 저항성 상실에 대비해 보강할 수 있는 품종 개발에 기술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국가 경쟁력 높일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 ‘종자산업’
최근 정부는 IT와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종자산업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인식하고 종자산업 발전을 위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종자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부터 골든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GSP) 및 민간육종연구단지(씨드밸리) 조성을 시작해 글로벌 종자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주)고추와 육종은 GSP에 인도, 인도네시아를 포함하는 서남아시아 수출용 품종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5년 씨드밸리 입주기업으로 최종 선정됨으로써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분자육종 및 복합내병성 품종 개발 기술을 이용하여 수출증대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종자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종자수출협의회 총무직을 맡아 시장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의 과다경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윤 대표는 “종자수출협의회가 내실을 갖춰 업계 단결을 도모하고 활발한 활동을 통해 한국 종자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고추와 육종의 전 임직원들은 대한민국 고추 종자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 개발에 매진할 것입니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